[HAM] 학생이 취미를 가지면 학업에 방해 '만' 될까?
어느 인터넷 아마추어 무선 커뮤니티 게시판 글이서 이런글을 봤다. "취미보단 학업에 목숨을 걸어야할 나이"라면서 아마추어 무선을 잠시 접어 놓겠다고 한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었겠지만 학생은 취미를 가지면 않되는걸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마추어 무선이 그저 '수다떨기'로 비춰진 것은 아닐지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취미'가 힘겨운 일상에 숨돌릴 틈을 주기도 한다는데 이견은 없을 터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학업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아마추어 무선이 그저 수다떨기에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다.
우리의 상황과 많이 다르겠지만 미국의 아마추어 무선 연맹인 ARRL의 홈페이지에 'Amateur Radio in the Classroom' 페이지[링크]는 이렇게 자기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 인용 ---
Amateur Radio has long been fertile ground for gaining knowledge and skill with electronics technology, as well as for hands-on experimentation and application of technology. Using Amateur Radio in the classroom is a proven and effective way to teach both fact and theory and align with state and national learning objectives-- in STEM curricula-- as well as other content areas.
아마추어 무선은 전자기술을 배우고 익히는데 간단한 실험과 기술응용을 제공하므로써 풍부한 토양이 되어왔다. 교실에 도입된 아마추어 무선은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가르치는 효과적인 수단임이 밝혀졌고 다른 분야(과학, 공학, 수학, 예술)와 함께 국가적 교육목표인 STEM에도 부합한다.
ARRL's Education & Technology Program, provides resources and training to help teachers learn how basic electronics and radio science is applied in today's technologies, and how to bring this knowledge to their students. An overarching goal of the Program is wireless technology literacy, for teachers and students.
ARRL에서 제공하는 교육 및 기술 프로그램은 교사들을 돕기위해 전자회로의 기초와 오늘날 기술에 적용되고 있는 무선과학과 관련된 학습 자료들을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 할 교육안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최우선 목표는 교사와 학생들에게 무선통신 기술의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 끝 ---
취미를 즐기는 방법도 제각각이라는데 아마추어 무선도 다르지 않다.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는 '수다'도 그중 중요한 취미의 역활일 것이다. 하지만 '수다'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렇게 외국의 홈페이지를 찾아 외국어로된 글도 사전을 찾아가며 읽고 내 생각을 글로 써보는 동기가 되어주는 것도 이 취미 덕분이 아닐까? 아주 예전 학창 시절에는 문제풀기에 급급한 나머지 외우기에 바빴던 수학, 물리학, 공학의 이론들이 새롭게 읽혀지는 요즘, 진작 이렇게 배웠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이 취미 덕분이다. 학생이라서 학업이 우선이기에 아마추어 무선을 잠시 접어야 한다니 말릴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취미가 학업의 동기가 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닐지 동호인으로써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그 미안함을 덜어보고자 SDR, 신호처리 따위의 글을 나름대로 옮기고 설명해 보고 있다. 누가 읽어줄지 모르지만 행여라도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그리고 그는 "훗날 내게 물질적 여유가 생겼을 때 취미를 재개" 하기로 결심 했다고 한다. 아마추어 무선을 하려면 아무래도 특수(?)장비가 필요한 취미이긴 하다. 학생으로써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자작이라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만일 그가 공학도 였더라면 소출력 무전기를 스스로 만들어 보길 권해보고 싶다. 예전 청계천 전자상가 고물상을 뒤져가며 무전기를 만들었다는 무용담이 그저 옛추억 늘어놓기로만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처럼 전자부품이 흔하고 값도 저렴하니 소출력 자작 무전기를 만들어 운용하는 무선국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옛날 무용담이 아니라 최신 자작기를 화재로 이야기를 이어가면 한말 또하고 또하고 그러다 할말이 떨어져 그만두는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교신을 많이 하자고 권장하면서도 내 얘깃꺼리가 없어서 그저 남 교신하는 얘기나 엿듣다 맘에 안든다고 방해하기나 해서야 쓰겠는가. 메이커(Maker) 운동이 여러 분야에서 흥하고 있다는데 왜 우리의 아마추어 무선에서는 듣기 어려운지 모르겠다. 아마추어 무선 만큼 자작기 만들기와 실험에 적합한 취미도 없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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