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1월 10, 2022

[아마추어무선] "비상통신"으로서 아마추어무선은 유효한가?

[아마추어무선] "비상통신"으로서 아마추어무선은 유효한가?

가끔씩 영어 듣기 연습삼아 ARRL의 QST지 Ask Dave 기고자 데이브 캐슬러씨 동영상을 보곤 합니다. 취미와 관련된 공부는 재미있잖아요. 이번에 "아마추어 무선 통신이 비상상황에서 유용한가?" 에 대하여 데이브 캐슬러(Dave Casler)씨 동영상 칼럼이 있길래 들어 봤습니다.

그의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럴 수도 있으려면 준비가 되어 있을 것, 아마추어 무선 통신이 구조 체계 내에 포함되어 있을 때나 유용하다. 최소한 주파수와 전송 방식 그리고 전달 내용에 대한 규정이 있어야 하며 누군가 항상 청취하고 있어야 한다. 아마추어 무선 운용 주파수 범위내에도 비상 주파수가 지정되어 있긴 하다. 당신은 그 주파수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설령 알고 있다 해도 그 주파수를 누군가 항상 듣고 있을까? 아무도 듣는이가 없는데 구조신호를 보내봐야 소용 없다. 허공에 대고 살려달라고 소리친 것과 다를바 없다. 휴대 전화가 있어도 수많은 번호중에 어디다 전화할지 모르면 무슨 소용인가. 아무번호나 누른다고 될까? 당신이 모르는 번호로 구조 요청 전화를 받았다면 당신의 행동은 무엇일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래서 119같은 비상 전화번호가 있는게 아닌가 말이다. 왜 우리는 아무번호가 아닌 119에 전화를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라.

전력이 차단되고 인터넷이 끊기는 상황에서는 가민(Garmin)사의 장비들이나 이리듐 같은 GPS 기반의 위성용 비상통신 망이 오직 유일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을 상정하고 긴급 통신 장비를 상시 유지하려면 비용이 엄청나서 정부기관에서나 할 일이지 개인이 대비할 수 없다. 오지 탐험가가 비상의 경우를 상정하는 경우 큰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위성통신 기반의 비상통신 장비를 일시적으로 휴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비용이 적게드는 아마추어 무선이 재난 대비에 유용하다고 말한다. 단, 아마추어 무선이 비상 통신에 유용하려면 '준비'가 되어야 한다. 그 준비(preparation)란, 비상 주파수를 항상 청취하는 이가 있을 것, 조난 예상자(?)가 아마추어 무선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고 무전기를 소유하고 충분히 운용할 수 있도록 숙달되어 있을 것, 비상 상황에서 신고 접수체계가 조직되어 있을 것 등이다.

그런데...

장난인지 뭔지 방해 신호가 난무하고 단속조차 제대로 하는지도 모를 아마추어 무선망이 비상 상황에 활용될 만큼 신뢰를 쌓았는지는 모르겠다. 여기저기 설치한 중계기가 비상 상황에서 작동할 거라는 확신을 하면 않된다. 전기가 차단된 재난 상황을 상정하면서 중계기가 동작 할 거라는 가정은 모순이다. 물론 태양광 발전과 축전기가 준비 되었다고 해도 얼마나 버틸지 예상하기 어렵다. 재난시 단파 송출은 더욱 어려운 문제다. 단파대 무선통신을 운용해 봤다면 단파대의 특성을 잘 알것이다. 거대한 안테나를 요구하면서 단파의 불안정한 전파특성은 불시에 발생하는 비상상황을 고려했을 때 신뢰를 얻기 어렵다. 되풀이 강조하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 '준비'란 통신 운용 자격을 갖추고, 훈련을 하며 조직체계 내에 있어야 한다. 서로 '안부묻기'에 불과한 것을 '재난 통신 훈련'이라고 하는 걸 보면 우습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현실적으로 재난시 성공적인 구조는 운이 따라야 하는 면이 있다지만 훈련과 계획도 운에 맞길 수는 없지 않은가.

ARRL의 소식 방송(ARRL Audio News)에 아마추어 무선 덕에 구조됐다는 정말 운좋은 아마추어 무선사가 있었다는 소식이 가끔 있긴 하다. 넓디 넓은 국토와 험준한 지형이 산재한 나라는 국가적 비상 통신 체계에 아마추어 무선도 포함되어 있고 오지 생활자들에게 아마추어 무선 자격 취득을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엄격한 관리와 진지하고 체계적인 훈련은 물론이다. 아울러 필드 데이(HAM Field Day)는 친목회가 아니라 아마추어 무선사의 전파통신 관련 과학기술력을 대중에 홍보하고 비상시 대비 훈련도 겸하는 행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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