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7월 22, 2017

수학문제를 풀다가 "나는 행운아 였으면.."

수학문제를 풀다가 "나는 행운아 였으면.."

오늘도 기하 문제를 풀며 감탄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3~5분 만에 풀지? 이 한 문제 푸는데 거의 반 시간을 공부하고 반 나절을 감탄하고 있는데 말이다.

아주 멋진 문제였다. 빠른 시간내에 풀려면 여러가지 수학적 직관이 필요하기도 했다. 못  풀 것 같아 보이는 문제도 다 해결책을 담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내는 사람은 누굴까?


인간이 만든 문제든 조물주가 만든 문제든, 문제를 만들어 낼 때에는 다 해결책을 마련해 놓고 있나보다. 복잡해 보이는 자연 현상도 다 해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다만 아직 못찾았을 뿐이다. 과학사를 보면 천재도 있고 노력파도 있고, 우연히 찾아내는 행운아도 있더라. 물론 천재나 행운아를 시기하다 망치는 바보도 있고. 나는 행운아 였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수능까지 이제 넉달도 남지 않았는데 진도가 너무 느리다. 문제 하나에 이렇게 생각이 많으니 그럴 수 밖에. 은근히 조바심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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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7월 17, 2017

7월 세째주 양평/도롱뇽, 여우비...

7월 세째주 양평/도롱뇽, 여우비...

그렇게 가물더니 비가 엄청 내렸습니다. 둘째네가 그 빗속을 뚫고 풀뽑는다고 들렀다가 비가 그치지 않자 우비입고 텃밭으로 나섯습니다. 수박을 애지중지 하는데 수확은 의문입니다. "아쉬워서 어쩌나" 하니 재미라며 웃습니다. 우비 입고 우산 쓰고 풀 뽑는 모양이 농부는 아니죠.


양평군은 전체가 제초제 사용 금지라고 하더군요. 서울 상수원 지역이라서 그렇답니다. 그덕에 지역 수리시설 관리비용도 일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어쨌든 지평면은 오염이 덜된 곳이 맞는가 봅니다. 여름 밤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는데 도롱뇽도 살고 있군요. 겁이 많다고 하더니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마실 나온 모양입니다.


한참 폭우가 내리다 반짝 해가 나왔습니다. 모처럼 여우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게 되네요.


비가 내린 탓에 그냥 뒹굴 거리다 왔습니다.

월요일, 7월 10, 2017

양평 7월 둘째주/여름을 맞이하는 꽃밭....

양평 7월 둘째주/여름을 맞이하는 꽃밭....

가물다가 드디어 장대같은 빗줄기가 내린 한 주 였습니다. 비 개인 서쪽 하늘의 구름이 멋지길래 담아봤습니다.


농사는 농부에게 맡기고 꽃 가꾸기에 치중하기로 했었습니다. 멀쩡한 잔디 뜯어내고 화단을 꾸몄 더랬지요. 제대로 관리도 못해서 볼품 없다는 지청구도 듣곤 했습니다. 여름 볕이 뜨겁다가 한줄기 소나기가 지나가면서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네요. 수레국화 랍니다. 색감이 참 곱습니다.


"풍선덩굴"이라네요.


그리고 패랭이....


기다리던 빨간 메리골드


꽃중의 꽃 장미....

장독대 옆에 핀 분꽃과 백일홍



울밑에선 봉선화


그리고 카모마일. 여름 한 낮 살랑이는 바람에 마당 전체로 달콤한 허브 향기가 가득합니다. 내년에는 허브로 가득 채우려고 합니다.


양평에 가면 뱃살이 늘어 오곤 합니다. 막내네 "정쉐프"의 숙원 요리, "비어 캔 치킨" 이랍니다. 맥주 캔 위에 올라 앉은 모양이 앙증맞아 보인다면 좀 잔인한가요? 어쨌든 모양은 그럴싸 합니다. 사실 "비어 캔 치킨"을 좀 해봤다 하는 분들이 보면 금방 알아 차렸겠습니다만 좀 더 익혀야 했지요.


숯불에 두어시간 진득하게 기다려야 한다는데, 덮어놓은 오븐 뚜껑 사이로 맛난 냄새가 새어 나니 그냥 참을 수 없었죠. 옆에서 구경꾼들의 잔소리에 "쉐프"가 지고 말았습니다. 겨우 30여분 익히고 열었더니 이렇더군요. 일단 다들 감탄을 자아냈지만 너무 성급 했다는걸 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초보 "쉐프"도 궁금증을 참기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렇게 구워 먹었네요. 맛은 좋았습니다.


다음 번에는.. 아니 잘 할때까지 해본다니 기대해 볼 밖에요. 여름 내내 닭고기만 먹게될지도 모릅니다. 다음주가 복날이군요.

금요일, 7월 07, 2017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

수학을 모르면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없다. 수능 문제를 풀다가 문득 깨닳았다. 그 문제는 이랬다.

초점 F(4,-2) 준선 y=4인 포물선의 그래프에서,


쉽게 푼 줄 알았다. 그런데 주어진 촛점과 준선의 조건을 가지고 그래프 그리기부터 틀렸다. 준선에 y=4이고 촛점의 y좌표값이 -2인데 아래로 볼록인 포물선을 그려 놓다니 논리적이지도 않다. 이어서 x와 y 값의 적용이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지만 일단 값을 얻은 듣하니 잘 푼 줄 안 것이다. 차라리 중간에 난관에 봉착 했다면 다시 되집어 봤을텐데 아주 않좋은 덧에 빠진듣 한 기분이다.

계산은 컴퓨터가 잘한다. 기계에게 일을 시키려면 기계가 알아들 을 수 있는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컴퓨터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알아 듣는다. 즉, 언어로 문제를 기술하는 것이다. 

저학년 교육과정에서부터 프로그래밍 혹은 코딩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면서 정작 배우는게 컴퓨터 언어의 규칙과 몇가지 되지도 않는 키워드의 활용에 불과한 경우를 보게된다. 키워드라고 해봐야 기초라고 쳐주기도 민망한 것 들이다. 사칙연산 기호를 이용한 산술 식에 if ~ else~, while, for 따위로 굳이 따로 배워야 하나 싶을 정도다.

기계가 알아들으려니 언어가 이리 단순 명료해야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언어"로 컴퓨터가 해내는 것들을 보면 놀랍다. 컴퓨터가 해내는 놀라운 산출물과 단순한 언어 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바로 수학이다.

"코딩" 교육이란 문제 혹은 목표를 언어와 수식으로 기술하는 능력이라고 하겠다. 그 과정에서 동원되는 수많은 추상적 개념들은 모두 수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위의 문제는 촛점과 준선만 주고 "포물선"을 그리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포물선"이라는 한 단어가 담고있는 개념은 수학에서 기초하여 모두가 이해한 것으로 간주할 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컴퓨터가 "포물선"에 대한 정보(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정작 프로그래머가 알지 못하거나 오해하고 있다면 문제를 풀지 못하거나 오답을 낼 뿐이다.

그래서 수학을 배운다. 수학을 못하는 프로그래머는 그저 받아쓰기 코더(coder)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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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풀어보자.

초점 F(4,-2) 준선 y=4인 포물선을 바르게 그려보면, (준선과 촛점의 y 좌표값에 유의하자)


원칙대로 "한점에서 준선까지 길이와 촛점까지의 길이가 같다"는 원칙대로 푸는 방법도 있고,


포물선의 평행이동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여 풀 수도 있다. 준선과 촛점의 관계를 먼저 따져보면 꼭짓점의 좌표를 알 수 있다. 꼭짓점 좌표가 바로 평행 이동 거리다.


그림만 잘 그려 놓으면 쉽게 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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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7월 03, 2017

7월 첫째주 양평/래티스 설치 그리고 장마....

7월 첫째주 양평/래티스 설치 그리고 장마....

양평 별장은 목조주택 입니다. 사실은 10평 남짓한 가건축물이죠. 항공 사진으로 보면 훤씬 크게 보이긴 합니다. 집 크기 만하게 깔린 데크에 지붕이 있기 때문인데 효용도가 아주 좋습니다. 솔직히 이 집은 날림으로 지어졌지만 데크 설치는 신의 한 수라고 봐도 좋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길가 쪽으로 훤히 열려 있다는 겁니다. 오가는 차들이 한번 씩 섯다가 쳐다보고 가곤 합니다. 이웃들이니 오가며 인사를 나누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생활이 완전 노출되었다는 느낌도 듭니다. 결국 넓은 데크 중 길가 쪽 반은 활용이 덜 하더군요.

울타리 삼아 쥐똥나무를 심었지만 어느 세월에 커서 가려줄지 조급함을 어쩔 수 없네요. 결국 길가 쪽으로 래티스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소재를 무엇으로 할까 재보다가 원목 판재으로 하면 너무 많이 가려져 답답할 것 같아서 대나무 쫄대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의 한 인터넷 상점에서 1.8미터 쫄대 100개(50개 묶음 2개)를 6만원에 구입 했습니다. 배송비가 무려 2만원.

길가 쪽으로 래티스를 설치한 모습입니다. 집이 서향이라 긴 여름 오후 해가 아주 따갑죠. 그늘을 만들기 위해 정면으로는 갈대 발을 매달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휑해 보이는 격자를 둘럿을 뿐인데 의자를 펴고 앉으면 아늑한 기분이 드네요. 덩굴 화분을 놓아 래티스를 감고 오르거나 메다는 화분을 가져다 놓을 참 입니다.


래티스 격자는 폭 2~3cm짜리 대나무 쫄대를 이용했습니다. 잘 휘는 대나무의 특성을 살려 가로세로 대로 누볐습니다. 고정시키는 작업에 타카를 사용하면 편하긴 하지만 십여만원이 드는 공구를 사야하는 부담이 있어 못을 박기로 했지요. 대나무는 잘 쪼개진다는 단점이 있어서 먼저 드릴로 구멍을 내고 나무 나사못으로 고정 했습니다. 그러느라 가로 5미터 세로 1.5미터 가량 면적의 래티스 설치 작업에 하루 종일 걸렸습니다. 일반 못 대신 나사 못을 사용하면 전동 도구로 쉽게 박거나 뺄 수 있어서 유지보수하기에 좋고, 초보자로서 설치 작업하다 수정하기 편리하죠. 그리고 아주 견고히 고정됩니다. 하지만 작업 시간이 좀더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뭐 전원 생활이라는게 특별히 서둘러 마쳐야 할 일도 없으니 괜찮습니다. (벌써 7월인데 수능이 얼마남지 않은 처지에 귀한 주말을 이렇게 낭비해도 되나 싶긴 합니다.)

밖에서 본 모습은 이렇습니다. 집 주변을 이렇게 손 봐 나가니 막네 동생이 한마디 하는 군요.

"집안은 허접한데 주변만 겁나 멋져가네"

주말 농장은 항상 상주하며 밭을 일구지 못하는 처지라 땅의 네 귀퉁이로 손이 덜 갑니다. 여름만 되면 잡초가 아주 무성 해지죠. 그 잡초가 무서워서 발길이 뜸해지면 잡초는 감당하기 어렵게 되더군요. 그래서 텃밭 한쪽 끝으로 온실을 설치하고 창고 옆으로 처마를 들이고, 이렇게 래티스를 설치하니 넓지 않은 땅을 알뜰하게 이용하는 셈이 되었습니다. 발길이 쉽게 미치게 만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땅 활용도가 2~30평은 넓어 졌다고 자부합니다.


열심히 일하고 나면 잘 먹어야죠. 마당에서 딴 어린 잎들과 불루베리를 곁들인 신선한 샐러드를 끼니마다 먹습니다. 복분자 술도 한잔 곁들이면 힘이 절로 납니다.



지난주에 거둔 하지 감자를 갈아 빚은 100 퍼센트 감자 수제비. 쫄깃하니 좋군요. 역시 마당에서 키운 호박을 넣어 끓인 국물 맛도 일품입니다.



새참으로 라면도 끓였습니다. 지난주에 따서 말린 바질의 가루를 뿌렸는데 미미해 보이는 군요. 이래 뵈도 라면 국물에서 허브 향이 은근하게 우러납니다. 허브 라면 입지요. 최고급 "허브 라면"을 개발하면 어떨까 했더니 이 "냄새"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네요. 이해할 수 없어요.



감자를 캐고 난 텃밭은 고추, 가지, 치커리, 상추, 쑥갓이 신선한 샐러드 재료를 공급중이고 땅콩, 수박과 고구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특히 수박은 둘째네의 주요 관심 작물이라 애정이 대단하지요.


가물다가 비가와서 그런지 고구마 줄기가 아주 무성하네요.


일요일 점심 나절에 빗줄기가 무섭습니다. 드디어 장마의 사작인가 봅니다. 지붕위로 떨어지는 장맛비 소리가 거셉니다.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에서만 살아온 이들에겐 듣고 있으면 무섭기 까지 합니다. 이 또한 자연의 소리인데 말이죠.



잠시 비가 그은 틈에 "나의 허브 밭"을 살펴 봤습니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바질과 카모마일의 달콤한 향기가 코끝에 맴돕니다. 비온뒤 시원함과 함께 기분을 한컷 돋궈 주네요.



그나저나.... 이 비 그치고 자라날 풀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