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1월 09, 2022

[양평집] 2022년 10월, 가을 걷이?

[양평집] 2022년 10월, 가을 걷이?

파란 가을 하늘. 때되면 알아서 찾아와 주는 그 파란 가을 하늘이 고맙습니다. 그렇게 한결 같길 바래봅니다.

월말들어 대한민국 수도의 어느 길거리에서 150여명이라는 사람들이 깔려죽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혹자는 외국의 귀신놀이에 휩쓸렸다며 욕하는 이도 있나 봅니다. 지구촌 시대를 부르짖을 것도 없이 우리 절기며 명절제사를 굳이 따지자면 외국에서 들어온 문화 아니던가요. 문화는 그렇게 퍼져나가 공유하며 즐기는 것이 당연합니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케이 컬쳐라며 자부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공연에서 사고가 났다면 우리 문화 잘못인가요 공연장 관리를 못한 책임인가요. 참 몰상식한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사실이 참으로 불편 할 따름입니다. 눈부신 가을을 함께하지 못하고 떠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제발로 찾아온 가을 마당에 핀 국화꽃을 꺽어 눈부신 아침 햇살아래 놓고 바라보며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적을 수도 있겠다 싶군요. 분노하지 않고 살고 싶습니다. 

마당에 노란 장미와 용담이 꽃을 피웠네요.

  

텃밭에 채소들이 크게 자라진 않지만 싱그럽습니다. 찾지 않아도 그늘 한구석에 버섯이 자라고 있구요.

 

작년에는 제빵을 연마 했는데 올해는 파스타 요리를 연마 중 입니다. 내년쯤 시골 생활도 다양하게 할 겸 지인들을 틈틈이 초대할 참인데 그때 솜씨를 부려 보렵니다.

 

매일 면종류는 식상할테니 밥도 먹어 주고요,

 

부추전에 오가피 담금주도 한잔 곁들이면 그만 이죠. 재작년에 오가피 열매로 담근 소주를 걸렀더니 독특한 향이 의외로 좋아서 저녁에 심심할 때 두어잔씩 마시는데 얼마 못가 떨어질것 같아요.

 

텃밭 시금치와 당근으로 속을 넣어 말아본 김밥. 텃밭 시금치와 당근에서는 단맛이 나요.

  

가을 걷이가 그리 풍성하진 않아도 다양해서 겨우내 밑반찬용 장아찌도 담글 수 있어요. 토마토 장아찌 그리고 동치미 국물용으로 쓰려고 고추는 삭히는 중입니다.

 

열무도 수확해서 김치를 담궈 김장 김치 먹기전까지 유용할 겁니다. 그리고, 마당냥님들도 탐을 내는 밤 라떼와 약밥.

 

고구마 순 이십여 줄기를 심었는데 겨우 대여섯 뿌리 수확 했군요. 고구마는 그냥 심으면 나는게 아니었습니다. 내년엔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네요. 고구마와 단호박 라떼로도 한끼가 될 수 있어요. 꿀을 넣어 갈아 마시면 "행복"이 느껴지죠. 소위 '소확행'이 따로 없습니다.

 

가을 걷이로 감이 빠질순 없죠. 우리동네는 추워서 감나무가 안된다고 하네요. 서울사는 누님이 감을 구했다며 보내 주셔서 처마 아래에 매달아 곶감을 기다리고 있고 단감은 잘라 말렸습니다. 간식으로 먹으려구요. 이렇게 우리는 도시에 사는 지인이 시골로 농산물을 보내주는 기묘한(?) 시절에 살고 있습니다.

 

이웃의 마당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렸길래 부러워 했더니 몇개 나눠 주셨구요. 우리집 앞마당의 커다란 느티나무에서 낙엽이 집니다.

 

가을 낙엽 태우기 또한 한 재미 합니다. 비록 작가가 아니어도 여러 상념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군요. 지금도 '낙엽을 태우면서' 라는 수필이 교과서에 실려 있나요?

 

서리가 내리고 수도꼭지에 고드름이 달리기 시작 했네요. 월말에는 연일 아침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있군요. 겨울 채비를 해야겠습니다. 보일러 기름통을 채워야 할텐데 유류값이 올라서 어쩌면 추운 겨우살이가 될지도 모르겠군요. 마음만이라도 따듯했으면 좋겠는데 아침 뉴스 듣기가 싫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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