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월 19, 2007

[VATKOR] 수원상공에서 길을 잃다....


수원상공에서 길을 잃다....

지난 토요일(2007년 1월 13일)에도 어김없이 VATKOR 주간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이벤트는 오후 9시부터 시작되었는데 공식적이진 않지만 새로운 관제사를 축하도 겸사로 열렸네요.
뭘좀 만든다고 사무실에 나갔다가 늦게온 덕에 잔소리 좀 듣고 눈치좀 보다가 10시반을 넘어 비행에 들어 갔답니다.

SerialFP v2/Jet-Liner's MCP/EFIS/COM 입니다. 일단 조립 테스트는 끝났답니다. 아크릴 거치대 맞춰놓은것 기다리는 중이고, 손잡이 꼭지를 구하면 되겠군요. 이걸 보고 있노라니 뿌듣 하네요... ^^


비행 계획:

지난주말 바람이 엄청나게 불던날 청주까지 비틀거리며 끌고 내려갔던 세스나를 몰고 다시 김포로 올라올 계획입니다. 이번에도 VOR RNAV 연습 겸 아주 고전적인 항행법이라는 DR(데드-레코닝) 겸사겸사 청주-김포구간 VFR준비 했습니다.

Flight Plan: RKTU-PTK-OSN-SWN-KSM-RKSS
Type: VFR/Cessna 172

한시간도 안되는 구간인데 꽤 익숙한 구간이라 생각하고 안이하게 날았다가 수원-김포 구간에서 곤욕을 좀 치뤘죠.

청주에서 대기하니 인천 센터에 이재원님, 서울 어프로치에 소태선님이 수고하시고 계시더군요. 청주 GA계류장에서 인천 센터로 접속하여 VFR 이륙 요청 하였습니다. 비행 요청은 플심의 AI ATC와 거의 비슷합니다.
콜사인, 비행기 타입, 현재 위치, 비행 종류(VFR/IFR), 원하는 출항 방법을 얘기합니다.

HL4791, 타입 쎄스나 172 앳 청주, 리퀘스트 VFR 클리어런스, 노스 바운드 디파쳐....

VFR요청에 대하여 북쪽으로 출항을 허가하며 스쿽 코드와 이륙후 1천 피트 통과하면 보고하라는 지시군요. 활주로는 파일럿 원하는 대로 쓰라 합니다. 국내는 거의 군공항이라 그런지 관제를 위한 상세정보가 없다 하더군요. 그래서 지방 군소 공항을 돌아다닐때 보면 대개 파일럿의 재량으로 접근 출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기장에서 가까운 24R에서 이륙하기로 합니다.
헤딩버그를 활주로 방향에 맞추고, NAV1은 평택 VOR주파수에 맞추었는데 거리도 좀 되고(32마일) 산간지방이라 그런지 지상에서는 잡히지 않는군요. 그래도 대략 OBS방향을 310도정도에 맞추고 기분 좋게 이륙했습니다.

살짝 엷은 구름이 낀데다 눈덥힌 중부지방 풍경이 시원해보입니다. 파란하늘이 너무나 멋집니다.


청주에서 이륙하여 평택까지 갑니다. 주변 경치 구경하다가 VOR로 방향잡고 그러느라 가는길이 구불구불합니다. 평택 전부터 인천센터에서 서울 어프로치로 핸드-오프 됐습니다. 평택에 터치-앤-고 요청해서 허가 받았습니다. 평택에서 오산까지는 아주 가깝습니다.


오산 VOR을 통과하여 수원에서 터치-앤-고, 그리고 성남 서울 공항을 향합니다. 서울 공항에서 다시 터치-앤-고 한 이후 VFR을 취소하고 김포까지 IFR접근을 요청하였습니다. 서쪽 안양으로 방향을 잡아 주시더군요. 김포의 착륙으로 사용되는 활주로는 32L이랍니다. 고도 2천피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관악산 인근의 지형 방해물 높이가 2천 피트를 좀 는군요. 고도 3천으로 올리겠다고 보고하고 급히 상승하여 관악산을 넘었습니다. 왠지 이때부터 조짐이 이상하네요. 제가 오른쪽과 왼쪽 방향을 혼돈하기 시작 했지요.

관제소에서 김포까지 벡터 잡아 줬는데 오른쪽으로 돌라는 것을 왼쪽으로 돈것 같습니다. 이전 경험상 안양에서 이정도 고도면 대개 김포 공항 활주로가 보이죠. 그래서 반대 방향으로 선회한데가 저멀리 활주로가 보이길래 김포로 착각 했더군요.

마침 서울 어프로치에서 관제 종료한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이날 수고하신 소태선님은 호주에 사시는데 아마 지역시간으로 거의 새벽 한시가 다됐을듣 십군요.
일단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씀 전하고 인사 했지요. 이어서 인천 센터로 핸드-오프.

정반대로 가는줄도 모르고 저앞에 보이는 활주로가 분명 김포가 맞을거라고 확신하며 인천 센터에 접속했습니다. 눈앞에 활주로도 보이겠다... 해서 다시 VFR접근을 요청했더니 32L 다운윈드 에서 보고하라는군요. 이 접근 패턴은 여러번 해봤으니 까짖거... 하며 들어가며 나침반을 보니 어째 방향이 이상합니다.

"어라? 내가 왜 북쪽에서 김포로 접근중인 것이지???????"

일순간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서울 어프로치는 이미 로그-오프됐고, 인천 센터는 바쁜것 같고... 사실 머묻거릴 일이 아니라 서둘러 인천 센터에 레이다 벡터를 요구하는 것이 바른 판단이었습니다만.
어쨌거나 시계비행으로 확인할 심사로 공항위를 돌았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도 조금 의심은 됐지만 수원일거란 생각은 못했지요. 32번활주로만 생각하고 방향잡을 생각만 했네요. VOR로 KIP만 잡아봤더라도 금방 알아챘을 터인데, 그저 바깥 풍경만 두리번 거렸 더군요.

안양에서 김포와 수원 사이거리도 비슷하고 두공항 활주로 방향 역시 거의 비슷하다보니 이런 멍청한 착각을... 어쨋든 32L이다 싶은 활주로로 접근하니 김포가 아니구나 싶더군요. 그리고 복행하여 난감해 하는 차에 인천센터에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김포 32L다운윈드로 들어오랬는데 왜 수원위에서 돌고있냐....???

맙소사...여기가 수원이구나! 어쩐지 이상하더라.... 레이다로 인도해 주십사~ 요청해서 무사히 김포에 내렸습니다. 김포 32L을 오른쪽에 두고 돌면서 왼쪽 다운윈드, 이어서 베이스 돌고 서둘러 파이널로 들어왔습니다. 바로 뒤이어 CX.... 제트 라이너라 들어오는 중이라 빨리 내리라고 합니다.

착륙 후 택시웨이를 빠져나오는데 인천센터와 잠시 메시지....
수원에서 길잃고 헤멧다 했더니.. 그런일은 병가지 상사라는군요... ^^;

시계를 보니 12시 45분.... 늦게까지 관제해주시고 같이 비행한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수원위에서 헤메던 행적을 구경해 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