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9월 27, 2016

데크를 깔아봤더니 헛간 지을 욕심이...

데크를 깔아봤더니 헛간 지을 욕심이...

양평 별장의 바닥 난방 용으로 전기파넬과 온돌이 모두 시설되어 있습니다. 아마 처음 지을때 두가지 겸용으로 쓸 요량이었던 것 같은데 아궁이는 사용하지 않아서 방치된 상태로 있습니다. 불을 지피는 아궁이 자리가 움푹 내려가 있어서 디디기도 불편하고 습기가 찹니다. 자연히 발길도 뜸해져 잡초가 무성해지는 여름에는 흉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땅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궁이를 없애고 그 위에 데크를 깔기로 합니다. 가로세로 1.8x2.2 미터 가량되는 넓이 입니다. 이정도 크기 데크를 까는데 굳이 사람을 부르랴 싶어 직접 시공해 보기로 합니다.

먼저 사용할 나무를 주문 해야 하는데 이런 작업을 해본적이 없으니 당연히 어디가서 어떤 목재를 사야할지 난감하네요. 인터넷을 검색하니 손수 데크를 짠 분들의 이야기가 꽤 보입니다. 이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역시 옥션은 없는거 빼고 다 있군요. 목재상도 있습니다. 재단하지 않은 데크용 목재 길이는 3.6미터라고 합니다. 이런 길쭉한 모양의 물건은 어떻게 배달하나 싶어서 물어보니 화물택배로 보낸답니다. 그대신 배송료가 비쌉니다. 시흥에서 양평까지 배송비만 6만원 줬습니다. 집앞까지 배달해 줍니다.

주문한 데크용 방부목 입니다. 바닥재와 구조용으로 구입 했습니다.

바닥재 21x95x3600 mm, 20개: 6100 x 20 = 122,000원
구조목 38x140x3600 mm, 7개: 12,100 x 7= 84,700원


조립을 위해 목재용 나사못도 구입 했네요. 못의 길이는 박아넣을 목재 두께의 두배가량은 되어야 한다길래 25mm, 50mm, 75mm 이렇게 세가지 종류로 넉넉하게 구입 했습니다. 목재, 석고보드용 나사못을 '델타피스' 라고 하더군요.

델타피스 25mm (1,000개/1봉): 10,400원
델타피스 50mm(500개/1봉): 8,800원
델타피스 75mm(300개/1봉): 10,600원

목재로 구조물을 만들때 대못을 사용하는 걸 봤습니다. 길이가 십센티미터(4인치)나 되는 대못을 몇번 박아보면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묵직한 망치로 못대가리 겨냥하여 힘껏 내려치기는 보통사람이 하기엔 어림없죠. 대못을 한방에 박아 넣을 수 있는 건 유능한 목수나 가능한 겁니다. 다행히 요즘은 전동 공구 덕에 묵직한 목재 구조물을 그나마 수월하게 조립할 수 있습니다. 그대신 한방에 때려박기에 비해 나사못을 돌려 조여야 하니 시간은 많이 걸립니다.

목재를 사용할 길이에 맞게 자르려면 톱이 필요하죠. 요즘은 톱을 사용하는 걸 보기 어렵습니다. 소위 "톱질"은 옛날 이야기고 원형날이 달린 전동 커터를 흔히 보게됩니다. 데크 한번 깔아보겠다고 이 걸 사자니 얼척없군요. 장작이나 마당의 나무 베는데 사용하려고 사다놓은 소형 전동 체인톱이 있습니다. 전용의 원형 커터처럼 깔끔하게 잘리진 않지만 데크용 목재 자르기엔 충분하고도 넘치더군요. 시골집에 한개쯤 마련해 놓으면 정말 유용하겠더군요. "톱질", 이거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자재가 준비되니 나무 자르는 일은 전동 공구가 다합니다. 사람은 그저 거들뿐. 먼저 데크 밑 구조를 조립했습니다.


그리고 데크를 깝니다. 폭 95mm 목재를 길이 1800mm로 자른 22개를 나사못으로 조립하는데 꼬박 반나절 걸렸습니다. 50mm짜리 나사못을 무려 300여개를 박았네요. 허리가 엄청 아팠습니다만 역시 전동 드릴아니면 도저히 엄두가 안나는 작업이군요.


첫 작품(?) 입니다. 너무나 흐믓해서 저녁 내내 굴러 봤습니다. 보통 데크 닥재는 두께가 1인치 이상되는 목재를 쓰는데 20mm 는 좀 얇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뭐 그래도 가로대를 비교적 촘촘하게 대서 튼튼합니다. 이 기세를 몰아 나무 헛간 짓기에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바닥 깔기와 지붕 덥기는 또다른 차원의 작업이 되겠지만...

마당일 할 때 전부 전동 공구를 씁니다. 전기 예초기, 전기 톱, 전동 드릴이 있지요. 전동 공구들이 힘이 없다고는 하지만 다루기 편하기 때문 입니다. 전동 공구도 제법 힘있는 것을 구입했더니 약하다는 느낌은 안들더군요. 그대신 기다란 전기줄이 마당에 널려 있게 되는 단점이 있죠. 일 마치고 정리할 때 근 30여미터나 되는 굵은 전깃줄을 둘둘 감아두기란 쉽지 않습니다. 보관하기에도 마땅치 않구요. 잔뜩 엉켜있기 일쑤죠.

외국의 어느 가드너의 아이디어를 따라 벽에 전선 감기를 달았더니 아주 보기좋고 정리도 수월하네요. 생수물통을 잘라 붙였습니다.


겨우 한평 남짖한 데크를 깔아놓고 이렇게 뿌듯할 수가 없네요. 마치 영토를 확장한 기분이 듭니다. 이제 헛간을 지어볼 욕심이 생기는 군요. 이렇게 야금야금 집을 넓혀가나 봅니다.


월요일, 9월 12, 2016

어마어마하게 큰 작두콩, 영화관설치 그리고 종이공작 F-18

어마어마하게 큰 작두콩, 영화관설치 그리고 종이공작 F-18

간만에 블로그 포스팅 하다보니 그간 햇던 짖거리를 모아 놓아서 글 제목이 좀 난해 합니다.

작두콩. 처음 봤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하게 큰거로군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비염에 좋다네요. 근데 우리 밭에서 키운 작두콩 껍질은 왜 금이 갔을까?


별장에 설치한 상영장비! 벽에 롤 블라인드를 스크린 삼아 걸었고 빔 프로젝트를 트는데 밤새 심심치 않습니다. 주경야독을 방해하는 물건이 하나더 생긴 셈이군요. 이러면 않되는데...


종이로 만든 F-18. 지난 달 말 너무 더워서 일하기도 싫고 해서 만들어 봤습니다. 삐뚤 하지만 그런대로 봐줄만 합니다. 종이로 만든 것이라 습기 먹어 오그라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명 락카를 뿌렸습니다.


랜딩기어와 공기 흡입구. 제법 디테일이 높죠. 무장 파일런도 있는데 생략 했습니다. 이거 만든다고 사흘 걸렸습니다.


9월 개강 그리고 "현대 우주론" 청강

9월 개강 그리고 "현대 우주론" 청강

9월, 더위가 가시고 제법 선선해 졌습니다. 학교는 개강 했습니다. 이번 학기도 1과목 수업을 맡았고 1과목을 청강하기로 했습니다.

수업할 과목은 "VLSI 설계자동화"인데 시스템베릴로그(SystemVerilog)와 설계 기법을 다룹니다. 원래 "VLSI 설계자동화"라면 로직 최적화나 레이아웃 오토 라우팅 알고리즘을 다루는 것이 일반적인데 요즘 이와 관련된 기술들이 이미 갈데까지 간 것이라 굳이 석박사과정에서 다루기에는 지루하죠. 그래서 내용을 바꿨습니다. 교과목을 변경 했으면 하는 바램이군요. 수강 학생은 9명인데 베트남 학생이 6입니다. 요즘 중하위 사립대학 대학원의 전자정보 관련 학과의 입학생은 대부분 동남아 학생들 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학기 청강할 과목은 "현대 우주론"입니다.  "천체 물리학2"과 "고등수학2"를 수강 하려고 했으나 월-수요일에 배정되어 있더군요. 수강 욕심이 나던 "우주론" 과목과 다른 요일에 배정되어 있어서 잠시 고심하다 한과목만 청강하기로 했습니다.

"현대 우주론"과목에서 사용하는 교재는 "An Introduction To Modern Cosmology"인데 작년에 3판이 나왔더군요. 2판은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An Introduction To Modern Cosmology [1] [2]

같은 교재를 사용한 우주론 강좌도 있습니다.

ASTR 422, Cosmology

학부에서 우주론을 가르치기 까다롭다고 하는데 관련 교과서는 그리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가 봅니다. 워낙 폭이 넓고 심오한(난해한-텐서 기하학-개념의 수학)이론들이 등장해서 그런지 중간에서 적당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겠더라구요. 재미있는 얘기로 때우기에는 허전하고 상대론을 포함한 장 방정식을 다뤄야 하기엔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이겠지요. 일반 상대론을 다룬 K-MOOC 인터넷 강좌가 9월에 시작되고 있고 COURSERA의 Evolving Universe도 함께 듣는 것을 이번학기 목표로 정했습니다. 아, 번역하다 만 책도 있는데 마무리 해야 하는데....

일반인을 위한 일반 상대성 이론
COURSERA의 Evolving Universe

수요일과 목요일 반나절을 빼서 학교에 갑니다. 수업을 마치고 양평으로 가기로 합니다. 양평별장에 가서 공부도 하고 텃밭도 돌볼 요량이었는데 주말에 다녀오는 일정은 의외로 불편합니다. 진득하니 눌러 앉아야 공부할 생각이 들텐데 텃밭을 들여다보고 풀깍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갑니다. 다음날 다시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어수선하고 책을 펴들어도 두어 페이지 읽고 마네요. 주말 이틀은 빠듣합니다. 사나흘은 있어야 책이 손에 잡힐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일을 당장 내버려 둘 수도 없겠구요. 재택 근무를 늘려볼 궁리를 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