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2월 27, 2017

감기에 걸리다....

감기에 걸리다....

감기에 걸린다는게 올바른 표현인가? 한글에서는 수동형으로 걸렸다 하고, 영어는 잡았다(catch a cold)하니 이것도 문화의 차이 인가보다.

지난주에 어머니께서 마실 다녀오시다 넘어지셔서 오른쪽 팔목을 다치셨다. 윗 팔과 아래팔 사이 관절이 탈구되고 일부 관절 부위가 부서졌단다. 그러시고는 동네 정형외과에 다녀 오시고 혼자 앓고 계셨던 모양이다. 동네 병원에서는 큰 병원 가보라고 했다는데 옛날에는 조금 다치면 그냥 두면 낳을거라고 생각 하셨단다.

그래도 통증이 있던지 막네 사위에게 전화해서는 친구가 팔을 다쳤다며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셨단다. 물론 병원비 걱정도 함께. 하도 이상해서 가보니 친구가 아니라 어머니께서 부목을 대고 계시길래 응급실로 모셨다. 이런 경우도 "친구이야기는 뭐다?" 법칙이 적용되는 가보다. 엑스선 사진을 찍어보니 수술을 피할 수 없겠다 한다. 여든이 넘은 연세에 전신마취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선다.

일요일에 입원하고 하루 병원에서 묵은 후 담당 정형외과의와 상담했다. 사진상으로는 많이 다친 것라고 한다. 상당한 통증이 있었을 텐데 자식들 걱정 할까봐 혼자 삭이려 하셨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다행이 팔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리나 머리였으면 큰일 날뻔 한 것이다. 의사의 설명이 꽤나 친절하다. 일단 수술로 교정을 하는데 기능은 완전히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어짜피 노인인데 크게 노동 할 일이 없으니 기능성 회복보다는 후유증 없기만 바란다고 했다. 특히 전신 마취 후 회복이 걱정 되었다. 어머니 께서도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 하신가보다.

수요일에 수술했다. 예상 시간이 2시간이었으나 약 3시간 정도 경과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됐고 마취에서도 잘 깨어 났고 선망 증세는 없었다. 내과와 정신과 협진으로 당뇨와 우울증 상담을 받으시고는 병원 생활이 수월 하신 모양이다. 정말 다행이다. 병원비 걱정을 하시는 것을 봐선 금방 회복하실 모양이다.

수술날 당일에 병실을 지켰다. 조금 쌀쌀했던지 아침에 목이 칼칼 해졌다. 어머니께서도 미열이 있으시단다. 결국 B형 독감 판정이 났다. 1인실 격리병실에서 사흘 계시다가 다 회복되어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 수술 자리도 정상적으로 잘 아문다고 한다. 다행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독감이 심하게 걸렸다.

기왕 병원에 간병차 들르는 김에 신경과에 들러 안면 근육 마비증세 진료를 받았다. 머리 혈관 엠알아이도 찍었는데 이상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정형외과에서 어머니 수술한 의사에게 어깨 통증 진료를 받았다. 어깨 힘줄에 석회질화가 진행 됐단다. 일단 녹이는 주사를 맞았다. 엄청 아풀 거라더니 정말 아푸다. 참기 어려울 만큼 아파서 재활의학과에서 초음파 치료를 받았다. 돌을 깨는 치료라는데 엄청 아푸다. 이 치료 받다가 기절하는 사람도 있단다. 정말 아푸다. 몇일 지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지난 일년 내내 어깨가 묵직하게 아파오던걸 그냥 담이 들어서 그런줄 알고 스트레칭 만 했었는데 그럴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몇번더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어머니 간병한다고 몇번 병원에서 밤을 지키다가 감기에 걸렸다. 이 또한 그냥 나으려니 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코가 맵고 가슴이 아프다. 하루 푹 쉬면 되려나 했는데 감기 정도로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틸 나이가 지난 모양이다. 약처방 받고 하루가 지나니 편해지긴 했다. 처방 약 중 하나가 졸립게 하는 성분이 있다고 주의하라고 한다. 먹고 나니 약간 몽롱해지는 기분이 든다. 오늘 아침도 빵 한장에 겨란 후라이로 아침을 해먹고 약을 먹었더니 졸립다. 언재 잠들었는지 모르고 깨보니 10시. 멍한 기운에 소파에 앉아 있다가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결국 출근 못했다. 그래도 많이 호전 됐으니 다행이다.

몸도 점점 고장이 늘고 자가치유가 어려워 지나보다. 기대 수명으로 따지면 앞으로 겨울이 25번 남았다. 그때까지 두발로 걷고 두손 놀리고 머리를 굴릴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의식주가 선결 과제라고 하지만 물자가 풍부해진 요즘은 튼튼한 몸과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야 한다는 것이 절실해 진다. 요즘은 돈이면 다 된다고 하지만 몸아푸고 머리 나뿐 것은 돈으로 될일은 아닐 것이다.



월요일, 12월 18, 2017

좌우 코구멍 평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좌우 코구멍 평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다.

얼마전부터 좌측 안면 경련 증상이 있어서 정기 건강검진 할 때 뇌 씨티를 찍었더니 두정엽 동맥 이상 발달이란다. 오늘 신경과에 갔더니 신경검사도 받고 가족력도 있고 하니 뇌 혈관 앰알아이를 찍어 보잔다. 최근들어 단기 기억력이 엄청 떨어지고 있는데 지능이 벌써 퇴보하려나. 이러면 곤란한데. 거울을 자세히 보면 좌우 코구멍 평수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왼쪽 어깨근육 퇴행성 석회화도 진행 중이라 하니 이래저래 고장나기 시작하는 건가? 이제  계획좀 잡아보려는 참인데!


토요일, 12월 16, 2017

블로그 방문객 급증~

블로그 방문객 급증~

수능 시험 못봤다고 푸념좀 했더니 블로그 방문객 수가 급증하고 있다.
기껏 해봐야 십여번 클릭하는게 대부분인데 하루만에 50을 넘기고 있다.
정말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던건 아닐까...신경쓰이네 이거...참....

다른 읽을거 많으니 거기에도 좀 방문도 해주시라능~~

"월든" 원서로 읽기...
https://reading-walden-goodkook.blogspot.kr/

"미적분" 도 있고...
http://math-mass-goodkook.blogspot.kr/

수능대비 일일공부(수학만) 곧 다시 시작 할거고...
http://math-mass-goodkook.blogspot.kr/

기왕이면 댓글도 좀 남겨주고 그러시라!

목요일, 12월 14, 2017

2018 수능 성적표....

2018 수능 성적표....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불혹을 넘긴지도 십수년이 지났 건만 막상 창피한 성적표를 보니 속상함을 금하지 못하겠다. 수험 연습한번 안해본 불량한 수험생의 당연한 결과라고 자위해 보지만 그래도 서운하다.

옆에서 뭐가 좋은지 이 성적표를 보며 좋아 죽는다. 격려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만 꼴 좋다 싶은가 보다. 어쩔수 없는 남 인것을, 서운해 하지말자.

서울대에 다녀보고 싶다고 버킷 리스트에 담아 놨는데, 내년을 기약해 보자! 불끈!

고교교육 함부로 대하지 말자. 너는 언제 일등급 한개라도 받아보기나 했더냐.

토요일, 12월 09, 2017

2018년 맞을 준비를 하며 어마어마한 책을 샀다....

2018년 맞을 준비를 하며 어마어마한 책을 샀다....

중고라고 21불이라길래 싼맛에 샀다.


30년전 수리물리라는 과목에서 엄청나게 헤메던 그책. 지금은 7판으로 무려 1,200 쪽에 달 한다. 엄청난 책이다. 책꽃이 한쪽에서 찾은 "MATHEMATICAL HANDBOOK". 학부 다니며 내내 끼고 살던 저 책도 새로 나온게 있길래 함께 샀다.


이렇게 책상 앞에 진열해 놓으니 아름답다. 기왕 이렇게 된 것! 2018년 독파할 목표로 삼아보기로 했다.



금요일, 12월 08, 2017

12월의 별보기

12월의 별보기

이제 <과학과 사람들>망원경도 받아 들었으니 이제 관측을 떠나 보아요. 12월 밤하늘의 볼꺼리를 살펴 봅시다. Sky and Telescope 사의 팟캐스트에서 따왔습니다.

출처: http://www.skyandtelescope.com/observing/astronomy-podcast-december-2017/

- 겨울은 별보기 좋은 계절. 추워서 공기중에 습기가 얼어 내리기 때문 입니다. 그대신 엄청 춥죠.

- 12월에는 동지(올해는 12월 21일)가 있는 달. 해가 남쪽으로 가장 낮게 내려가는 때죠. 밤이 가장 길어 별 볼 시간도 깁니다.

- 쌍동이 유성우가 볼만합니다.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여름을 대표한다면 겨울은 단연 쌍동이 자리 유성우 입니다. 13일경 최대기(분당 1개꼴로 예상)를 이룰것으로 예상되는데 밤 12시쯤

- 여름에 대삼각형이 있듯이 겨울은 거대한 육각형이 있습니다.


출처: http://www.constellation-guide.com/winter-hexagon/

- 겨울의 대표 별자리들, 오리온(Orion) 왼쪽으로 쌍둥이(Gemini), 그아래 큰개(Canis Major) 와 작은개(Canis Minor), 오리온 오른쪽으로 황소(Taurus)와 일곱자매들, 마차부(Auriga)와 카시오페아, 그리고 페가서스

- 볼만한 심우주 천체로는 오리온 성운(M42,43), 큰개자리의 목걸이(M41), 황소 뿔 근처의 플리어데스, 마차부의 M36,37, 겨울에는 머리 꼭데기에 떠서 목이 좀 아푸지만 안드로메다 은하

- 새벽에 동쪽하늘로 목성이 단연 빛날테고, 그위로 화성, 아래로 수성을 볼 수 있습니다. 밤에 유난히 밝은 별이 보이면 대개 행성들이죠.


요즘 주중에는 맑더니 주말이면 흐리거나 눈비 소식이네요. 어짜피 요즘은 보름달 시기이니 중순경 맑은 하늘을 기대해 봅니다.

토요일, 11월 25, 2017

2018 수능 시험을 봤다.

2018 수능 시험을 봤다.

2017년 11월 23일. 드디어 수능 시험일. 포항지역에 강도 5.4의 사상 두번째 강진의 여파로 일주일 연기되는 곡절을 격고난 끝에 수능일은 오고야 말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새벽 4시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까? 하다가 뭐 몇시간 더 본다고 달라지랴 싶다. 되짚어보면 볼수록 기억나지 않는 공식이 수두룩이다. 이 엉성한 기억력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나이탓만 하며 늙어가기엔 억울(?)해 대학공부 도전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냥 눈뜨면 하던대로 "월든"을 펼쳤다. 하루 한쪽씩 원서로 읽기 시작한지 14일째다. 아무래도 시험날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약간은 분주하다. 반쪽만 읽고 덮었다.

커피 한잔 내리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도시락도 싸고, 보온병에 커피도 내려 담았다. 이것 또한 얼마만의 도시락인지 모르겠다. 수능 덕에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82년 겨울이었던가. 35년전, 그때는 아마 12월 초중순경에 학력고사를 본 것 같다. 과외가 금지되고 교육방송을 시작하던 해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 교육방송이 팝송 가사로 배우는 영어 프로그램이었던 듯 싶다. 비틀즈의 She's got a ticket to ride. 를 틀고 있었다. Think I'm gonna to bad... She's got a ticket to ride. "나빠질 것 같아...그녀가 떠나는 차표를 끊었다네" 이 가사를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시험 당일날 충격아닌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모르는 단어는 하나도 없는데 뭔 뜻인지 몰르겠던 거다. 이게 진짜 영어구나 싶었다. 그후 30여년간 머리속에 맴도는 후렴구다. "씽깜~ 고나 투베에드~ 쉬스 가러 티켓 투 라이드~" 이렇게 후렴구가 머리 한구석에서 맴도는 현상을 "귀벌레"라고 하는 모양인데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강박장애로 일종의 정신질환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리 괴롭진 않으니 병 까지는 아니다. 다만 생뚱맞게 학력고사 보러가는 아침에 들은 충격 덕에 그간 영어에 꽤나 많이 시간을 투자 했었고 자신도 생겼다. 이것도 운이라면 행운일 것이다. 2017년 수능 시험날 아침에 들은 교육방송도 영어 프로그램이니까. 오늘 아침에는 티나 킴 선생님의 아침 인용문이 인상적인 "김대균의 토익킹", 서미소랑 선생님의 예쁜 목소리 "이지 라이팅" 그리고 피터 빈트 선생님의 짖굳다 싶은 목소리의 "귀가 트이는 영어"를 들었다. 매일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아침을 먹으며 듣는 방송이다. 그러고 보니 교육방송에 참 고맙기 그지없다. 수능 준비 한다고 거의 공짜로 수업을 들었으니 말이다. 특히 수학과목의 세분 선생님(기하와 벡터의 차현우, 미적분 II의 김명수, 학률과 통계의  심주석)과목을 듣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수학을 다시 이렇게 공부하게된 계기가 되었으니 남은 인생 2막을 열수 있는 계기라고 해도 좋으리라. 너무나 고맙다.

이번 수험장은 집에서 2.5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계남 고등학교다. 30여년전에는 용산 오산중학교 였다. 어머니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갔었다. 꽤 추운 날씨에 교문 밖에서 자식들이 시험을 치루는 내내 떨며 함께 시험을 치루고 계셨다. 아마 점심도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셨을 거다. 그때 부모님들은 다들 그랬던 것 같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택시를 부르려 했으나 곧바로 응답한다는 카카오 택시조차 없다. 아마 수험생 위주로 모두 배차하는 모양이다. 할 수 없이 도시락 가망을 들고 길가로 나서기로 했다. 다행히 크게 날씨가 춥진 않았다.

출근길이 늦춰진 탓인지 6차선 도로에 차들이 많지 않았다. 택시들 몇이 지나가는데 모두 '빈차'등이 꺼진채 쌩쌩 지나간다. 손을 들어도 택시가 서지 않는다. 직장인 출근하려는 것으로 보이는가 보다. 대학입학 시험은 온 국가적 행사다. 심지어 안보도 없다. 군대도 쥐죽은 듣 조용히 해야 하니까. 이날은 모든게 수능시험 위주로 돌아간다. 수능에 비리가 있거나 사고를 내면 정권이 흔들릴 거라는 얘기가 빈말은 아닌가보다. 하기야 전정권의 비리가 밝혀지기 시작한 단초가 어느 여대의 입시부정 항의에서 시작된 것 아니던가. 한낮 직장인 출근정도는 그냥 무시되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지나가는 택시를 쳐다보고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겉으로 보기에 수험생이 아닌것이 분명한데 자발적으로 택시가 서줄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수험표라도 꺼내 흔들어야 하나 하며 머뭇거리는데 횡단보도 건너편에 빈차가 천천히 다가온다. 손을 들었더니 다행히 서준다. 수험장까지는 10여분이 소요됐다.

수험을 치룰 학교 앞이 학생을 모셔온 자가용들로 부산하다. 학교 앞에 차량이 정차하는 것을 정리하느라 교통 경찰의 호각 소리가 요란하다. 역시 수험생이 탄 차는 막무가내로 학교 문앞까지 들어와 정차한다. 교통 경찰도 이날은 별 수 없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그 자식을 둔 부모도 상전대접을 받는다. 내가탄 택시는 학교 정문 앞까지 가지 못하고 북새통을 피해 사거리에서 꺽어 내렸다. 수험장이 눈앞이긴 하지만 신호등을 두개나 건너야 했다. 선배들을 응원나온 후배들의 함성이 쟁쟁 하다. 그사이를 뚫고 들어가려는데 누가 잡는다.

"수험생 이세요?"

정문을 통제하는 분인 모양이다. 늙은 수험생 처음 보시나 보다. "네"하고 쳐다보니 씨익 웃는다. 앞으로 대학에 들어가면 가장 많이 받게될 질문인가 싶어 같이 웃었다. "학생 이세요?" 대학생 할인 혜택은 어떤게 있을지 잠시 상상해 봤다. 일단 대학에 들어가야 할테니 서둘러 교실을 찾아갔다. 고등학교 교실의 인상, 책걸상은 별 차이가 없지만 모두 시스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옛날 조개탄 때던 그때에 비해 따뜻하고 쾌적했다. 역시 많이 바뀌긴 했다. 바뀐게 어디 냉난방 시설 뿐이겠는가.

첫시간은 국어. 45문제를 80분에 걸쳐 풀어야 한다. 시험지를 받아드니 쪽수만 무려 20쪽이다. 국어 시험에 한자와 고전이 많이 빠지고 현대문이 많다. 지문 내용도 상당히 다양하다. 단지 국어 읽기쓰기 시험이 아니라 학습 활동 전반을 다루고 있다. 시소설 문학의 감상, 어휘의 발달같은 전통적인 국어 문제는 오분의 일도 않되는 것 같다. 학습 활동, 발표계획, 토의에 대한 지문이 많다. 더구나 경제 관련된 설명도 있다. 환율과 무역거래에 관한 경제현상을 묻는다. "오버슈트"라는 경제 단어는 처음본다. 게다가 무슨 국어시간에 그래프까지 동원되는가 말이다. 또다른 긴 지문으로 디지털 통신에서 다루는 채널전송, 소스코딩,인트로피 부호화를 설명하는 지문이다. 차라리 영문이었다면 그나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을텐데 국문으로 써놓으니 한참 읽어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문제 예문에 허프만 부호화를 하라는 문제까지 있었다. 그 다음날 어느 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한국은행 직원도 "오버슈트" 문제 못푼다더라는 기사가 실렸다. 내 생각에 IT관련 전문가도 엔트로피 코딩 문제 못 물었을 것이다. 이것을 푼 고등학생은 어떤 공부를 하고 오는 것일까. 가끔 입시지도 방송을 보노라면 고등 학생들에게 신문을 자주 보라는 이야길 하는걸 들었다. 입시 문제가 이렇게 바뀌는 탓인가보다. 근데 신문기자들의 전문성이 의심가던데, 오죽하면 '기레기'라는 말이 나왔으랴. 겨우 삼분의 이쯤 문제를 읽어 봤는데 십분 남았다는 예비령이 울린다. 큰일이다. 부랴부랴 그나마 풀어놓은 문제의 답안을 옮겨 표시하고 나머지 십여 문제는 그냥 찍었다. 진이 빠지기 시작한다.

둘째 시간, 수학이다. 그나마 준비를 좀 해온터라 자신감을 가져보기로 한다. 약 30문항을 100분에 풀어야 한다. 여덟문제는 단답형이라 해서 답이 정수 세자리로 표시하도록 문제가 구성되어 있다. 첫문제를 펼쳤다. 평이하다. 두 벡터의 합을 구하라는 것이다. 객관식 선지를 보니 숫자가 한자리다. 급 당황 했다. 문제에서 이차원 벡터의 합을 구하는데 선지는 한자리 숫자라니? 벡터 더하기 벡터는 벡터 아니던가? 그렇다면 두 벡터를 더한 벡터의 스칼라 크기를 계산 하라는 것인가? 답은 (4,1)인데, 크기는 제곱근으로 나오는데 역시 선지는 한자리 정수다. 고민하다 문제를 다시 읽어 본다. 두 벡터를 더해서 "성분의 합"을 구하란다. 세상에! 벡터를 다루며 성분의 합이라니! 지난 수십년간 그래도 공학도로서 임해왔지만 벡터 성분의 합을 가지고 뭘 해본적이 없다. 객관식 문제를 내려니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도무지 당황 스럽다. 이런저런 고민아닌 고민을 하는 사이에 십분이 흘럿다. 겨우 1번 문제 가지고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니 알 수 없는 화가 났다. 객관식 문제 중간쯤 도달해서 또 막혔다. 사인 제곱과 코사인 제곱이 있는 방정식의 해를 구하라는 문제다. 간단한 삼각함수 제곱 공식을 적용해서 이차 방정식의 인수분해로 풀면 된다. 그 공식은 그자리에서 증명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문제다. 어렵지 않다. 사인 값이 1과 -1/2인 엑스 값을 구하면 된다. 엑스를 구했더니 선지에 답이 없다! 뭘 잘못했나 싶어 방정식부터 다시 풀어본다. 암산으로도 될 만큼 간단한 방정식이지만 꼼꼼하게 써가며 풀어본다. 앞서 푼 것과 똑 같다. 당황 스럽다. 뭘 잘 못했을까? 인수분해를 일일이 써가며 다시 푼다. 답이 없다! 분명히 사인 엑스는 1 과 -1/2 아닌가. 그렇다면 엑스는 2분의 파이와 육분의 칠파이 아니던가? 시험지 한바닥이 온통 이 문제 푼다고 흔적이 한가득이다. 한참을 노려보다가 퍼뜩 생각이 났다. 마이너스 1/2이 되는 사인 엑스는 두 곳이라는 것을. 이차식 인수분해의 해는 둘 이지만, 삼각함수처럼 주기함수의 경우 만족하는 해는 반복 될 수 있다는 것이 이제야 생각난다. 맙소사, 순발력 없음에 스스로 짜증이 난다. 이것 푼다고 10분이 넘게 가고 시험지 한바닥이 까맣다. 머릿속도 까맣다. 겨우 객관식 문제를 풀어가는데 20분도 안남았다. 단답형 풀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문제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뭐 하라는 소린지 문제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냥 풀라고 하면 될 것을 단답형에 맞춘다고 이리저리 서술해 놨는데 이미 헝크러진 머릿속에 들어질 않는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배에서 주책없이 꼬륵 거린다. 배고푸다. 시험종료 예비령이 울린다. 결국 단답형은 6개나 빈공란으로 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객관식 문제도 제대로 푼게 아니다. 아! 어쩌랴. 괜시리 상대 없는 화가 치밀다 기운이 쏙 빠진다. 더블어 의욕도 떨어진다.

오전 시험을 치루고 나니 배고푸다. 시험을 그렇게 치루고도 배고푼걸 보니 대학에 가야 한다는 절박함 없음이 스스로 느껴진다. 일단 싸온 도시락이니 밥을 먹었다. 그와중에 맛있게 잘 먹었다. 학생들 중 도시락을 싸온 학생은 절반도 않된다. 아마 매점에서 사먹는 모양이다. 창밖넘어 교문을 바라본다. 아무도 안보인다. 예전 같으면 추위에 떨며 치성드리는 어머님들의 모습이 뉴스 한꼭지를 장식 했을 텐데 요즘은 그런 걸 본적도 없음이 기억난다. 세월따라 모성의 형식도 변하는 것이리라.

세째시간, 영어. 사실 수능 영어공부를 따로 하진 않았다. 맨날 듣고 보고 읽고 하는게 영어인데. 영어 시험은 70분간 45분제를 푼다. 시험지를 받아드니 묵직하다. 국어 만큼이나 분량이 많다. 처음 17문제는 방송되는 것을 듣고 선지를 고르는 듣기 평가다. 방송 중간에 다른 학생들의 시험지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문제를 풀 단서가 나오면 얼른 답 표기하고 나머지 지문 방송은 듣지도 않고 뒷쪽 문제를 살펴보는 모양이다. 아마 답 찾으면 더 보거나 듣지말고 넘기라는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듣기 문제가 평범하게 끝났다. 나머지 문제들은 주제를 찾거나, 내용 진위를 판별하거나 빈칸을 채우는 형식이다. 이렇게 많은 지문을 제시간에 다 읽고 문제를 푸는게 가능 한가 싶을 정도로 지문이 많고 길다. 얼핏 들은 바로는 문제의 지문을 다 읽을 필요 없이 문제 먼저 보고 답나오면 그만 읽으라더니 그래야 했었나보다. 의심많은 중년의 생각에 혹시나 뒷부분에 무슨 함정이 있지나 않을까 싶어 끝까지 다 읽어가며 푼다. 종료 예비령이 울린다.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10여개나 남았는데. 남은 지문은 2페이지나 된다. 갑자기 의욕이 뚝 떨어진다.

국어든 영어든 실용문 위주다. 빨리 읽어내야 했었다. 감상하고 앉았을 때가 아니다. 멋진 문장이 나왔던 것도 아니였지만 말이다. 수학도 그럴줄은 알았지만 문제의 독해가 지배 했다. 많은 연습과 즉각적인 반응이 중요했다. 시험장에서는 원리와 증명을 해 보이는게 아니니까. 시험 중간 쉬는 시간에 학생들 이야기 하는 소리를 들으니 연계문제에 나왔느니 아니니 하는 소리가 들린다. 같거나 비슷한 문제와 지문을 미리 보고 왔다는 이야기 인가보다. 문제를 보자마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것은 평소 많이 풀어봤기 때문 이겠지. 이렇게 많은 분량과 이리저리 비틀어 놓는 것은 객관식으로 평소 공부한 것을 측정하는 방법의 일환이란 걸까? 변별력을 갖춰야 하는 시험이란 이런 것인가 보다. 아! 중년의 순발력 없음을 한탄해본다.

넷째시간, 국사. 재미있다. 교양 프로그램만 열심히 봐도 될 것 같다. 이어서 과학탐구. 솔직히 할 말이 없다. 문제에서 언급된 수준은 엄청나다. 하지만 내용은 뭘 묻는 건지 모르겠다. 설마 수업중에도 과학을 이렇게 가르치진 않을 것이리라. 오후가 되니 시험을 잘 치룬 것도 아니라 그런지 체력이 금방 바닥났다. 더블어 의욕도 떨어졌다. 그간 모의고사한번 안보고 있었으니 수험 준비를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없으니 할말은 없다. 역시 시험은 경험이 중요하다.

재수를 해야하나, 고교 수학문제 푸는 연습 대신 수리물리를 공부해서 편입을 할까 기로에 있다.


월요일, 11월 20, 2017

수능준비 핑계로 헐렁해진 일과....

수능준비 핑계로 헐렁해진 일과...

지난 수요일 발생한 포항 지역의 지진 탓에 수능이 일주일 연기 되었다. 생활에 약간의 차질이 생기긴 했다. 모처럼 사무실에 들렀더니 일이 밀려 있는 모양이다. 어디 납품건인데 약속 기일이 연기된 수능일 직전이란다. 별수 없이 연기해야지. 그외 자잘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에 양평에 다녀왔다. 기온이 급히 떨어져 새벽에는 영하 5~7도를 찍는다. 수도 얼기전에 물빼고 잠그고 왔다. 겨우내 얼었다가 벽에 숨은 배관이 터지면 보통일이 아닐테니까. 저녁에 벽난로 장작 군불을 땠더니 덥다. 바닥은 전기온돌. 양평 오두막이 허술한 목조물이라 웃풍이 심하고 단열도 형편 없다. 석유 난로와 장작 벽난로를 가지고 어지간한 추위를 견딜 수 있지만 장작값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한여름과 한겨울 한 3~4개월은 가서 있기 어렵겠다.

지난 두어달 동안 수능 준비한다고 생활 시간표가 많이 바뀌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영어공부로 시작해 수학 문제 풀기로 하루가 갔다. 기타 과목들은 들여다 보지도 않은채. 목적은 다시 대학 들어가기지만 수학공부 영어공부를 다시 해보니 만족도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아직 완벽하달 수는 없지만 '공부'가 몸에 배는 듣 하다. 수능 끝나도 이런 하루 일과를 유지할 것이다. 직장은 주로 재택 근무로 전환하려고 한다. 중요한 출장이야 어쩔 수 없지만.

천재지변으로 연기된 수능은 그렇다 치고 요즘은 아침 일찍 일어나면 "월든"을 펼치는게 첫 일과가 되었다. "월든" 원서로 읽기 시작한지 11일째다. 그리고 두어시간 들여다 본다. 아침밥으로 겨란 후라이와 빵 한조각, 물만 부어 먹는 스프로 아침을 때운다. 잠시 라디오 들으며 사회 돌아가는 소식도 접한다. 듣는 프로그램이 한쪽으로 편향 되어 있긴 하다만 내맘이다. 그리고 수학책 을 펼치고 뒤적이다 하루를 보낸다. 공부한 것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리는데 그것 만으로도 한두 시간은 훌쩍 넘어간다. 시험준비는 핑계고 이런 베짱이 생활 시간표를 원한 것이라고 고백 해야 겠다. '공부', 뭐든 용서되는게 우리사회의 유교적 전통 아니었던가. 그러니 평일에도 헐렁하게 지낸다며 누가 물어볼 때 공부한다고 답하면 '한가하시네요' 대신 '대단하시네요'라는 소릴 듣는다. 남들 시선에 조금 신경 쓰지 않겠다곤 하지만 아직 수양이 덜된 탓도 있고, 뭔가 있는 척하고 싶기도 하다. 특히 영어와 수학이라니! 이 얼마나 어울리는 핑계던가. 그런 면에서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적당히 머리도 있게 태어 났고 의식주 걱정은 없으니 말이다. 앞으로 춥고 배고플 일이 전혀 없지 않겠지만 그건 그때 닥치면 따져볼 것이다. 그나저나 <어른의 수학> 강좌에 무보수로 라도 조교 시켜달라고 신청서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개강이 몇일 안남았는데, 떨어졌나? 다음주부터는 베짱이 시간표에 회사업무를 조금 가미해야 할 것이다. 메일 읽고 답변해 주고, 약간의 출장이 있겠지. 한동안 밀린 업무에 치일 것 같기도 하다.

인간은 생활의 기본요건이 충족 되었을 때 즐기도록 만들어 졌단다. 등따숩고 배부를 때 헐렁하게 살라는 말로 해석 했다. 공부가 제일 헐렁한 나는 새삼 행운아인 것을 느낀다. 그러고보니 벌써 점심 때가 다됐다. 뭘 해먹을까?

일요일, 11월 19, 2017

<사람들> 망원경 받아들고 나서기전에...

<사람들> 망원경 받아들고 나서기전에...

망원경이 도착 했다길래 토요일인데 불구하고 사무실에 들러 가지고 왔습니다. 마침 토요일 밤 하늘이 맑다는 예보를 보고 양평에 왔습니다. 어재밤, 오늘 새벽 하늘이 제법 맑았습니다. 저는 양평에서 봤습니다. 저녁 기온 영하 3도, 새벽 영하 7도 였습니다. 겨울 별보기가 고난이긴 하죠. 춥고 뻣뻣해 지다가 쥐가 나기도 하고. 뭔짓인가 싶을 때마다 별빛이 보상이 됩니다. ㅎㅎㅎ

팟 캐스트 방송중 본격 망원경 업체가 되었다는 <과학과 사람들>의 사장님(?) 말씀따라 겉 포장 상자가 인상적입니다. 자체 제작한 상자의 인쇄가 심상치 않습니다. 속 포장도 잘 되어 있군요. 이번 망원경의 구경이 처음 보다 커졌다고 해서 100mm는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80mm입니다. 하긴 그 비용으로 100mm로 하기엔 상당한 무리죠. 다행히 붉은 점 방식 파인더가 장착 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처음 예고 됐던 망원경에는 파인더가 없었거든요.

망원경 설명서가 다 그렇듯 부실한 듯 해 보입니다. 사실 망원경 처럼 구조가 직관 적인건 없죠. 그냥 한눈 감고 들여다 보면 뭔가 보이는 게 망원경 이죠. 굳이 사용법이라 하면 천문학이라는 과학과 엄청난 경험이 될텐데 망원경의 설명서로 첨부하기엔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왕 <과학과 사람들>에서 야심차게 보급 하기로 하셨으니 별보기 모임(Star Party라고 합니다)을 자주 가지고 지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부실한 설명서지만 두가지 점은 명심 해둬야 겠군요.

- 절대 태양을 향하지 말라
- 조립과 조정 낮에 충분히 익혀 둬라

사람들 망원경은 광학계는 "뉴튼식 반사 망원경(Newtonian Reflector Telescope)", 가대(마운트, Mount)는 경위대(Altitude-Azimuth) 계열 "도브소니언(Dobsonian)"식 입니다. 접안경위치와 별을 향하는 방향이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광고 사진에 얼토당토 하지않은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우리 "사람들"은 이런 사진을 보면 비웃어 줍시다. 아마 광학 계통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망원경 앞뒤에 뚜껑이 있습니다. 앞뚜껑만 여시면 됩니다. 추울 때 프라스틱이 수축해서 잘 안열리니까 주의해야 합니다. 확! 힘주다가 망원경이 나동그라지는 사고납니다. 불쬐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다 반복하게 되는데 이때마다 뚜껑 열고 닫고 하기 곤란합니다. 저녁에 한동안 밖에 놔두기도 하는데 이슬 맞고 먼지 앉고 그러면 반사경에 얼룩져서 곤란하니 뚜껑을 닫아합니다. 이럴때 비닐 봉지로 씌워 두세요. 커다란 비닐 봉지(이블싸는 정도로 넉넉한 크기로) 준비하세요. 딱딱하지 않은 얇은 비닐 봉지가 씌우고 벗길때 좋습니다.

파인더와 망원경의 방향 정렬은 낮에 미리 해두세요. 멀리 있는 전봇대나 건물 꼭대기를 조준하며 조정해 줍니다. 밤에 잘 보이지도 않는 별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경험자도 그렇게는 안합니다. 그외 관측을 위한 준비는 미리 해 있을때 해둡니다. 밤에 접안경이라도 땅에 떨어뜨리면 찾기 어렵습니다. 찾는다 해도 렌즈에 먼지 뭍고 기스나면 버려야 합니다.

파인더는 관측 대상을 조준할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파인더를 통해 별을 보는게 아니랍니다. 파인더로 별을 찾을 때 두눈 다 뜨고 찾는 연습을 해두세요. 마치 매직아이 그림 보는 듯한 느낌을 살려보세요. 두눈 다뜨고 넓을 시야를 활용해 목표를 찾을 수 있다는게 이런 빨간점 방식 파인더(Red-Dot-Finder)의 장점입니다. 망원경에 동봉된 파인더의 빨간 점 빛이 두단계 조절이 가능한데 둘다 너무 밝더군요. 밤에는 아주 흐릿해야 하는데 너무 밝아서 별 찾는데 방해됩니다. 돌리는 볼륨 손잡이 처럼 되어 조절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두단계 스위치는 별 관측용으로 맞지 않아보입니다. 게다가 코팅이 너무 진하게 되어 있어서 별빛이 아예 투과되지 못할 정도 더군요. 그렇다고 파인더만 새로 장만 하기는 그렇고, 자작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눈 사용 연습은 평소에도 할 수 있습니다. 팔을 뻗어 손가락을 세웁니다. 두눈을 다 뜨고 손가락 끝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대상을 동시에 보려고 시도해 보세요. 사팔뜨기 되는 느낌일 지도 모르겠군요.

접안경을 한 눈으로 보려면 감은 눈이 뻑뻑하죠. 이상하게 두눈 다 감거나 뜰때는 괜찮은데 한눈 감고 뜨기는 많이 피로해 지더라구요. 눈 감기 대신 손으로 가리고 보는 연습도 해보세요. 처음엔 뭔가 시야에 걸리적 거리는 느낌이지만 이 역시 연습하면 익숙해 집니다. 눈 뿐만 아니라 보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망원경 들여다보는 구부정한 자세는 평상시 우리몸에 익숙치 않죠. 몇분이상 구부정한 자세 취하는건 마치 벌서는 것과 같죠. 자세가 나와야 오래 봅니다. 망원경 들이 댄다고 막 보이고 그렇지 않습니다.

망원경에 동봉된 접안경의 시야각이 너무 좁습니다. 눈의 광축과 맞지 않으면 안보입니다. 이리저리 눈알을 돌려가며 접안경 들여다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별 모임에 갔을 때 누군가의 거대한 망원경을 들여다 볼 때 암것도 안보여 당황 할 수 있습니다. 다른사람은 잘보인다는데 나만 안보여...ㅠㅠ 망원경 주인의 성의를 생각해 멋지다고 말해 줘야하는데...고맙다고 해야하는데...ㅠㅠ 뒷사람은 줄서서 기다리고....ㅠㅠ

별보는데 취미가 붙으면 망원경 접안경을 장만 하세요. 메이커제 접안경 엄청 비쌉니다. 오륙만원 쯤하는 줌 방식 접안경이 꽤 괜찮습니다. 이배휘 여사네 가게에서 "Zoom Eyepiece"라고 검색하면 50~60불 짜리 있습니다. 줌 아이피스가 별로 라고 하는데 그건 기백만원짜리 망원경 사용하는 전문 작가들에게 그렇다는 겁니다.

밝은데 있다가 밤하늘에 적응 하려면 적어도 10분이상은 있어야 별이 보입니다. 겨울에는 춥습니다. 1분 견디기 힘듭니다. 털모자(귀마개 달린것),장갑(한면에 고무코팅된 것,너무 투박한 빨간 목장갑은 피하세요),목폴라(넥 워머, 후드워머), 면 양말과 보온 부츠(헐렁하고 바닥 두꺼운 안전화가 땅바닥 냉기 막아줌)는 필수 입니다. 두꺼운 파카로 중무장 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아! 내복. 스타일 안난다고 그러지 마시고 내복 꼭 챙겨 입으세요. 밤에는 오징어도 티 안납니다. 요즘 내복은 얇고 좋습니다.

별보기 전에 미리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오늘 밤 찾아볼 목표를 미리 정하고 별자리를 익혀 두세요. 추운데 헛고생 하고나면 다시는 나가기 싫어집니다. 맨눈으로 밤하늘의 별자리만 찾아봐도 멋집니다. 망원경은 시야각이 매우 매우 좁습니다. 그대신 별이 많이 보입니다. 여름 은하수를 보면 소금 뿌려놓은 듯 합니다. 그 가운데 행성뿐만 아니라 , 성운이나 성단을 찾아보세요. "SkyWeek"는 매주 볼거리를 알려주는 앱입니다. "Stellarium"은 별지도 무료 소프트웨어 입니다. 별보러 나가기 전에 미리 익혀 두시는 것은 필 수 입니다.

별보러가기 계획에 기상 점검을 해둬야 헛걸음 안합니다. 별보기 취미는 기상현상에 대한 지식을 요합니다. 기상청에서 동네 예보와 그날의 위성 사진을 검토해 보세요. 구름의 모양에 따라 오늘 밤 나갈지말지 결정합니다. 뭉개구름은 바람에 잘 밀려납니다. 낮에 뭉개구름이 보이면 기대해볼 만 하지만 새털구름이 보이면 밤에도 흐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별이 반짝반짝한 이유는 높은 하늘에 바람이 세게 불어 대기가 불안정 하기 때문이죠. 물론 하늘이 뿌옇다면 별볼일 없는 날이죠. 무엇보다도, 날씨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쉬는날 해만 떠있고 파란하늘이 보이면 별보러 나서는 겁니다.

맑은 밤하늘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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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검색:

과학과 사람들, http://sciencepeople.co.kr/
뉴튼식 망원경, https://www.google.co.kr/search?q=newtonian+telescope
도브소니언 가대, https://en.wikipedia.org/wiki/Dobsonian_telescope
조준기(파인더) 자작, https://goodkook.blogspot.kr/search?q=조준기

Zoom Eyepiece, https://www.ebay.com/sch/i.html?_nkw=zoom+eyepiece
넥워머/후드워머, https://www.google.co.kr/search?q=neckwarmer

SkyWeek,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skyandtelescope.skyweek12
Stellarium, http://stellarium.org/

좋은 겨울 별보기 차림새, http://i.imgur.com/XIIamjd.jpg
좋지 않은 차림새,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gixdVtfgbHHSEeI-526MVwkDZpREgO7niiAyaYeegVBJa1hZQu-2D4O95th-844GMBlo_Zt5nGHGHhoFsgt_iYFas3v5zRXT2kRU-6YtNQ2gP3AyLT2vlQPFnlptvRmV8qacEy/s320/middle+years+3.jpg

월요일, 11월 13, 2017

수학, 연습, 연습 또 연습이다.

수학, 연습, 연습 또 연습이다.

"물리 과학에서 수학적 방법론(MATHEMATICAL METHODS IN THE PHYSICAL SCIENCES)".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교육되는 수학 교과서 중 하나일 것이다. 수학과의 전문 교과서라기 보다는 수열, 행렬, 벡터, 미적분, 통계까지 소위 이과(과학과 공학)에서 취급하는 수학을 아우르는 교과서 이다. 수능의 이과 수학과정의 상위 버젼이라고 할 만 하다. 주로 이과 학부 2~3학년 과정에서 수학적 방법론의 입문으로 배우는 것 같다. 이 책의 서문에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 중, 이 책에 연습문제가 많아서 그런지 이런 질문을 자주 듣는다는 것이다.

"너무 계산에 시간을 많이 쓰는 것 아닙니까?"

계산하느라 시간을 보내느니 문제를 푸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들 말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작년에 청강했던 이과 대학 3학년 전공 수업시간에 이와 비슷한 이야길 들었던 기억이 난다. 수학 교과서를 보면 계산 위주의 문제들이 많다. 계산기 없이 손으로 풀 수 있는 "계산문제"를 내려다 보니 지나치게 꼬여있는 듣한 느낌마져 든다. 수학의 본질은 어디가고 계산 "재주"를 키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 위 저자는, 문제를 푼다는 것을 "재주"라거나 "요령"이라고 하는 말을 믿지말라고 한다. 계산은 문제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중 가장 효과적인 풀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수학 교과서(연습 문제들이 대부분 정수나 자연수 형태의 답을 요구한다)와는 다르게, 과학적인 실용 문제들은 손으로 계산 할 수 없는 실수(real number)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계산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까이 하며 이삼십 여년을 보냈더니 구구단도 힘겨운 지경이 되었다. 수학은 "계산재주"가 아니라며 "문제풀기"마져 제쳐 두었더니 되려 "재주꾼"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삼각함수, 지수로그, 미분, 적분, 벡터가 뭔지 안다. 하지만 계산은 못한다. 정말 안되는 것이 계산 뿐일까? 수학의 원리는 이해 했다면서 왜 연습문제는 못 푸는가? 문제가 지나치게 "계산위주"라 하지말자. 게으른 변명일 뿐이다. 정말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해야 한다. 지난 일년간 수능 수학공부를 다시 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면 위의 책 저자가 했던 당부의 말에 극적으로 동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종이와 연필을 손에 들자.

연습, 연습 또 연습이다.

수학을 포기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자들과 동급이 되고 싶지 않다면, 여전히 지적 생명체라고 말하고 싶다면! 그런 점에서 <과학과 사람들>의 "어른의 수학"은 잘 기획된 강좌라는 생각이든다. 연습문제 풀이 시간을 꼬박꼬박 두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어른을 상대로 연습문제 풀이라니, 머리숱이 남아날까 걱정이다만 수포자 탈출이라는데 까짓 터래기 쯤이야.

사족) "연습만이 살길"이다는 명제가 어디 수학에서 만 통하랴.

토요일, 11월 11, 2017

2018년의 원대한(?) 프로젝트!

2018년의 원대한(?) 프로젝트!

아직 2017년이 조금 남았지만 2018년의 원대한(?) 프로젝트 시이~작~!

2017 연속
수능대비 일일공부 https://goodkook-prep-ksat.blogspot.kr/
핀홀 사진찍기 http://goodkook-pinhole-photo.blogspot.kr/

2018 신상
아무나 "수학" http://math-mass-goodkook.blogspot.kr/
"월든" 원본 읽기 https://reading-walden-goodkook.blogspot.kr/

예상, 어쩌면 희망?
- 허브/가드닝
- 자전거/바이크(할리...)
- 비행기조종(초경량이라도?)
- 낚시 (민물이라도..)
- 백패킹
- 천체관측(소형망원경,쌍안경 & 스케치,메시에 마라톤)
- 미술(스케치)
- 악기(피아노,기타)
- 자작 QRP (HF/VHF,위성, DXCC 50?)
- 외국어(일어?)
- 수학/물리학/천문학
- HLS/HPC/FPGA
- 인문독서
- 손글씨
- 글쓰기/번역
- 봉사

"월든"원서로 읽기..를 시작하다.

"월든"원서로 읽기..를 시작하다.

펭귄 북스 판으로 380쪽 분량이다. 하루 한페이지씩 읽으면 일년이면 되겠지.

"월든" 읽기 블로그
https://reading-walden-goodkook.blogspot.kr/

금요일, 11월 10, 2017

"월든" 원서로 읽기

"월든" 원서로 읽기

영문학 원서로 읽을 능력이 못된다고 아쉬워  할게 아니라 더늦기전에 시작해 보기로 한다. 하루에 한페이지씩 보면 일년에 끝낼 수 있겠지.


영문학 원서로 읽을 능력이 못되서 아쉽다.

영문학 원서로 읽을 능력이 못되서 아쉽다.

가을도 지나고 입동. 겨울이란다. 날이 제법 쌀쌀하다 못해 춥다. 창밖에 나무입들이 노랗고 붉게 물들었다. 괜시리 센치 해져서 집어든 "월든". 아름다운 인생을 사신다는 어느 신문배달 할아버지께서 "안읽어 봤으면 대화가 안돼는데.."라던 "월든". 그냥 미국판 귀촌기 정도의 느낌을 받았었다. 얼마전 어느 국내 유수 대학교수이자 은퇴한 지리학자가 썼다는 귀촌기를 읽고 "월든"을 다시 펼쳤다. 역시 평가받는 책이 다르긴 다르구나 하면서 말이다.

어쩌다 보니 집에 "월든" 번역서가 두권이나 있다. 원서로 읽어 보리라 맘먹고 있었기에 영문판도 있다. 어느덧 겨울이다 싶어 난방 편을 펴봤다. 제목, House-Warming 이 "난방과 집들이", "집에 불때기"로 각각 번역되어 있다.


 


첫 페이지를 보니 번역본과 영문 원본의 느낌이 다르다. 작가는 시월이 오면 강가 풀섶에 크랜베리를 따러 가지만 실은 보석 목걸이 처럼 붉고 아름답게 메달린 모습을 보는데 더 끌리는 모양이다. 농부들은 생각 없이 보석 같은 열매들을 푸대자루에 마구 쓸어담아 자연의 맛을 애호한다는 도회지 사람들의 고작 쨈 재료로 몇푼에 넘긴다며 아쉬워 하는 모습이 선하다.

번역본엔 a-graping 을 단어에 충실 했던지 모두 "포도" 따러 간다고 해놨다. "월든"호가 있는 지역이 "포도"나는 곳이 아닐텐데? "베리" 류와 "포도"는 다른거 아닌가? 우리도 이제 "크랜베리"라는 과실을 잘 알고 있다. 굳이 "월귤"이라고 번역해 놓으니 모르겠다. 본적도 없는 "월귤"이 붉은 보석처럼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크랜베리면 몰라도.

마구 풀섶을 베는 모습이 들소가 긴 혀로 거칠게 풀을 뜯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은데 번역은 무척 생경하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들소의 혀 못지않은 진미라니? 소 혓바닥 요리가 별미라고는 한다지만 글쎄, 소박한 자연주의자인 소로우가 소 혓바닥 요리를? 쌩뚱맞다. 대초원의 풀밭에서 들소의 혀를 긁어 모은다고? 아니면 진짜 미국 들판에는 들소의 혀가 잘려서 널렸던가. 원서로 읽고 싶어도 실력이 벅참에 너무 안타 깝다. 이번 겨울에 다시 도전 해볼까?

근데 "영문학자도 두 손 든 '월든'" 이라니... 기자님도 참....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22/2011082200264.html








목요일, 11월 09, 2017

구구단만 알아도 미적분 문제없다... (미분 편)

구구단만 알아도 미적분 문제없다... (미분 편)

"초 노인"

삶도 양과 질의 균형을 따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천수를 다 할 때까지 몸도 마음도 그리고 정신도 건강하고 싶은 바램이 있습니다. 기대수명이 늘긴 했지만 "치매"에 대한 불안은 쉽게 떨칠 수 없나 봅니다. 의학이 발달해도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있는 것 같지 않더군요. 손댈 수 없는 정신의 병이라 그런 걸까요.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왕성한 지적 활동이 치매의 예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합니다. <과학과 사람들>의 팟 캐스트 최신 편(S3E09)에 "초 노인(Super Ager)"이 소개 되었습니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노인들을 의학적으로 관찰(FMRI 촬영) 했더니 뇌 구조가 상당히 달랐다고 합니다. 뇌의 특정 부분이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발달 되어 있더랍니다. 그런 범상치 않은 두뇌 발달은 상당한 수준의 지적, 신체적 활동을 지속해온 결과라네요. 그러고 보니 많이 듣던 이야기 같네요. "고스톱"을 친다거나 "수도구"를 풀며 뇌를 유연하게 풀어주면 치매를 예방한다고 하죠. 그런데, 여든이 넘어서도 학술논문을 쓰거나 현역 카드 게임 선수로 활약하는 "초 노인"들의 두뇌 활동은 이런 헐렁한 머리쓰기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높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이는 마치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 근육이 생기듯이 두뇌도 "치매"를 예방할 목적 이라면 고되게 단련 해야 한답니다. 두뇌도 쓸만 할 때 단련해 둬야 겠습니다. 삼육구나 구구단 외우는 정도 가지고는 치매 예방에 한참 미흡하고 적어도 미적분II 정도는 풀어 줘야 두뇌 좀 쓰는 구나 할 것입니다. 그래서, 모처럼 머리에 땀 좀 흘려 보기로 하고 문제 하나를 풀어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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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과 같은 함수 f(x)와 자연수 n에 대하여,

함수 g(x)는 다음과 같다.
g(x)가 실수 전체 집합에서 미분 가능할 때, 모든 자연수 n의 값의 합을 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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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도 "심리"다.

2015년 수능 문제라고 하는데 언뜻 보기에 좀 심란하긴 합니다. 하지만 요모조모 뜯어보면 모양만 요란 할 뿐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래봐야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인걸요.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지만 사실 수학도 "심리"가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제아무리 문과 출신 이라거나 너무 오래됐더라도 문제에 제시된 수식에 포함된 글자를 모르진 않을 겁니다. 그것들이 합쳐져 있어서 어리둥절 해졌을 뿐입니다. 문제를 헤쳐 나가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상황 판단이죠. 도데체 저 문제에서 풀라는게 뭘까요. 수식을 주긴 했는데 값을 구하라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이번 문제도 사칙연산과 약간의 수학적 배경만 가지고 시작합니다.

함수를 보는 안목

[문제]에서 함수가 두개 주어 졌습니다. 그리고 g(x)나 f(x)나 모두 x의 함수 군요. 게다가 g(x)는 순전히 f(x)만을 활용하여 곱하고 더하고 빼고 있습니다. 두개의 함수가 주어 졌지만 사실은 한개 입니다. 굳이 f(x)를 g(x)에 대입하여 풀어 놓으면 아래처럼 되겠지요.

하지만 수식을 복잡하게 늘어 놓아 봐야 다루기 만 어려워 집니다. 공용 부분은 작은 단위로 치환하여 각개격파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를 풀 때 유리합니다. 함수 g(x)는 함수 f(x)의 절대값 만을 이용하고 있군요. 그렇다면 f(x)를 이해하고 절대값을 씌워 놓으면 뭐가 달라지는지 보기로 합니다. 함수를 표기할 때 수식내에 변하는 것(입력)이 무엇인지 지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변하는 것이 최소한 한개는 있어야 일반적으로 함수라고 할 수 있죠. 변하는 것이 없으면 상수죠. 물론 상수도 큰 범위에서 특별한 함수의 하나이긴 합니다.


f = y^x 라는 수식이 있다고 합시다. y와 x 중 변수가 무었인지 지정되어 있지 않죠. 기호로 써있다고 모두 변수라는 뜻은 아닙니다. x와 y 가 모두 변수일 수도 있습니다. 변하는 것이 한개 씩 늘어나도 엄청나게 복잡해 질 수 있습니다. 함수 표기법에서 변수를 괄호 안에 지정하게 되어 있으므로 f(x,y) = x^y 라고 합니다. 겨우 변수 두개가 곱으로 엮여 있어도 다루기 어렵습니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렇습니다.


[그림] f(x,y) = x^y

변하는 것 2개(x 와 y)가 각각 한개의 축을 차지하고 곱한 결과 f(x,y)는 두 변수에 따라 변화 하므로 또 다른 한 축(z)을 이루는 3차원의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게 됩니다. 만일 변수 세개가 엮여 있다면  x, y, z와 f(x,y,z)까지 4개의 축이 필요 하겠지요. 4차원은 그림으로 그릴 수 없습니다. 그냥 상상 속에서나 그려볼 수 있으려나요? 3차원의 공간에 시간이라는 변수를 추가한 4차원의 상대론 세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실은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을 겁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함수를 모르고 시작 한다는 것이지요. 앞서 그림 그리기는 x와 y의 변수외에 z 축은 알려진 함수의 계산된 값입니다. 말하자면 한 축은 거져 먹은거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3차원 공간에서 제멋대로 인 듯이 움직이는 값(현상)으로부터 함수(규칙)를 추론해 낸다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겠지요. 하물며 상상하기도 힘든 4차원 공간에서 현상을 상상해 내고 그로부터 규칙을 찾아내다니요. 상대론을 만들어낸 이들은 정말 천재입니다!



x가 변수이고 y가 상수 라고 합시다. 함수 표기는 f(x) = x^y 가 됩니다. 일예로 y=2라면 f(x)는 x의 2차 함수 입니다.



y가 변수이고 x가 상수 라고 합시다. 함수 표기는 f(y) = x^y 가 됩니다. 일예로 x=2라면 f(y)는 밑이 2인 y의 지수함수 입니다. 1보다 큰 수를 거듭 제곱 하면 점점 커지겠지요. 지수의 0제곱은 1로 정의 합니다. 가로축을 y라 하고 세로축이 f(y) 입니다. 그래프의 가로축이 항상 x 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림] 2차함수, f(x) = x^y, y=2 와 지수함수, f(y) = x^y, x=2

[문제]에서 f(x)에서 밑이 e 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1보다 큰 수 입니다. 잘 알고 있는 원주율 파이(pi)와 같은 무리수의 하나입니다. 정수의 비로 표기할 수 없는 실수를 "무리수"라고 합니다. "정수의 분수로 표기할 수 없다"는 것은 소숫점 아랫 부분이 반복되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0.75는 3/4로 정수비로 나타낼 수 있는 유리수 입니다. 소수점 이하가 0.3333333......으로 3이 끝이 없이 반복되지만 1/3로 정수의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유리수 입니다. 원주율은 3.141592653589795898..... 로 반복도 없이 주기성도 없이 끝도 없이 이어져 정수의 분수로 나타 낼 수 없는 무리수 입니다. 지수 e 도 2.71828182845904.... 로 이어지는 무리수 입니다. 무리수 e는 수학은 물론 물리학을 비롯하여 모든 자연과학에서 원주율보다 더 많이 쓰입니다. 2^x 라거나 (pi)^x처럼 e^x도 그런 지수함수로 익숙해져 봅시다.

무리수 e의 정의

원주율(pi)보다 더 널리 쓰이는 무리수 e는 어떻게 나온 걸까요. 지수에서 밑이 1보다 크면(x>1) 거듭 곱할 수록 증가합니다. 반대로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수(0<x<1)의 거듭 제곱은 감소하죠. 이런 지수 함수의 특징을 살려 이런 계산을 해보죠.


아직 극한값에 대하여 익숙하지 않으니 일단은 정성적(삶의 경륜으로 수학을 바라보는 겁니다!)으로 이해해 봅시다. 첫번째 정의는 x가 0에 접근 하는 경우 입니다. 어쨌든 (1+x)는 1보다 큽니다. 그리고 1/x는 무한히 커질 겁니다. 1을 무한히 제곱해도 1이지만 1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큰수를 무한 제곱하면 점점 커지겠지요. 1에 접근시키면서(하지만 1보다 크다) 무한히 제곱을 하면 특정한 수에 수렴합니다. 그 값이 무리수 e로 2.71..... 쯤 됩니다. 두번째 정의는 x가 무한히 커지는 경우 입니다. (1+1/x)의 극값은 1에 접근합니다. 1에 접근시키면서 무한히 제곱을 하면 역시 무리수 e에 수렴 합니다.

지수와 로그

지수는 곱셈일 뿐입니다. 자기 자신을 반복적으로 곱하는 것입니다. 1보다 큰 수를 반복적으로 곱하면 증가세는 엄청나게 가파릅니다. 0보다 크고 1보다 작은 수를 반복적으로 곱하면 완만하게 0에 접근 합니다.


만일 0보다 작은 수(음수)를 제곱하면 음수와 양수를 왔다 갔다 합니다. 정수배 하면 그렇다 하지만 음수의 0.5 제곱은 음수의 제곱근으로 실제하는 수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수 함수의 밑은 0보다 커야 합니다.


로그는 지수의 역함수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역함수란 그냥 정의역과 치역을 바꿔 놓은 겁니다. x와 y의 함수 그래프에서 x와 y를 맞바꿔 놓은 겁니다.


지수함수와 로그 함수는 정의역과 치역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래프를 보면 명백한데, 지수 함수의 정의역(x 축)의 범위는 모든 실수, 치역(y 축)은 양의 실수가 됩니다. 로그 함수의 경우 정의역(x축)은 양의 실수, 치역(y축)은 모든 실수 범위 입니다. 두 함수 모두 밑은 음수가 되면 않됩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며 진수와 밑의 조건을 이해해 보십시요.

지수 로그 활용

2의 5제곱은 지수계산, 256이 2의 몇제곱인지 알고 싶으면 로그계산을 해봅니다.


지수와 로그 계산을 할 때는 밑을 꼭 맞춰줘야 합니다. 이진수 1011과 10진수 100을 더한다고 1011 + 100 = 1111 라고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지수와 로그를 활용하면 곱셉과 나눗셈을 덧셈과 뺄셈으로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곱셈보다 덧셈이 수월해 지겠지요. 로그 성질을 보여주는 부등식 문제 한개 풀고 가실께요.


실험 측정치, 관측치를 그래프에 그려 놓을 때 로그 눈금(Log scale)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 현상을 기록해 보면 측정치의 증가나 감소분이 직선적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감각도 로그 단위로 변해야 인지한다고 합니다. 온도 20도에서 1도 올린 21도와 2도올린 22도를 온도 증가분이 두배라고 인지하지 못합니다. 변화를 인지하려면 상당량의 변화가 있어야 한답니다. 소리의 세기를 측정 할 때 데시벨이라는 단위를 사용하는데 크기의 배율을 로그로 계산한 겁니다.



별의 밝기를 표현 할 때도 로그 눈금이 사용됩니다. 별의 밝기 측정은 사진을 찍어 건판에 와 닫는 빛 에너지 량의 합을 계산하면 됩니다. 디지털 시대이니 만큼 에너지 계산하기는 더욱 수월 합니다. 별 상이 찍힌 디지털 사진에서 픽셀마다 밝기를 모두 더하면 되겠지요. 밝은 별에서 어두운 별로 순서를 정해 보면 거의 대부분 어두운 쪽에 몰려 있습니다. 실제로 밤하늘을 보면 밝은 별은 얼마 않되고 어두운 별 투성이 입니다. 밝기로 분류하기 위해 구간을 공평하게 분할 해서는 분류의 의미가 없겠습니다. 어두운 별 쪽을 좀더 세분하고 밝은 별은 성기게 세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수학적으로 차별화된 구획 짓기방법의 하나가 제곱입니다.


가장 밝은 별과 어두운 별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기로 하고 밝기는 100배라고 정합시다. 그리고 등급간 밝기 차를 배율로 정합니다. x를 등급간 차이를 나타낸다고 하면 균등 분할에서는 x = 100/5 모든 구간의 간격이 20이라는 뜻입니다. 배율로 하면 5^x=100 으로 x=2.501... 입니다. 4등급은 5등급보다 2.5배 밝습니다. 3등급은 4등급 보다 2.5배 밝습니다. 0등급은 1등급 보다 2.5배 밝습니다. 0등급은 결국 5등급보다 2.5^5 배 밝습니다. 선형 눈금의 y축의 지수함수 그래프를 로그 눈금 그래프로 그리면 선형성을 발견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연(우주)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선형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측정치를 그림으로 나타낼때 눈금을 로그 단위로 변형 시켜 놓기만 해도 뭔가 발견할 여지가 매우 높습니다. 그래프를 보기만 해도 마구 법칙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물론 영특한 사람들에게 말이죠. H-R도도 밝기를 선형적 눈금으로 봤다면 극단적인 모습이었을 겁니다. 로그 눈금으로 펼쳐 놓으니 뭔가 형태도 보이고 그랬던 거죠.



지수와 로그의 관계를 활용하면 아래와 같은 계산도 가능합니다. 분수식을 적당히 주무르고 무리수 e의 정의를 활용하여 계산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이런 문제를 풀때 척보고 이리저리 치환하고 분수함수를 정리할 요령을 부려 볼 엄두를 내는 것은 훈련과 경험에서 생겨난 "요령" 같은 겁니다. 수학적 재능이라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함수의 평행이동과 절대값

함수의 축(변수)에 상수 값을 더하거나 뺄 경우 평행이동 됐다고 합니다. 빼기는 양의 방향으로 더하기는 음의 방향으로 이동 하는 셈입니다. f(x)를 y축이라고 합시다. f(x) = e^(x+1) - 1은, y+1 = e^(x+1) 과 같지요. 따라서 함수 f(x)는 e^x 를 y 축으로 -1, x 축으로 -1 만큼 평행 이동 한 것 입니다.

[그림] f(x) = e^(x+1) - 1

"절대값"의 세계에서는 음수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어찌하다가 음수가 나오면 -1을 곱해서 양수로 만들어 줘야 합니다. "만일~이면"이라는 서술은 수리적인 표현이 아니라서 항상 양수만 존재하도록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 제곱을 취하기도 합니다. 쌍곡선 방정식을 유도할 때 다뤄본 적이 있습니다. 제곱을 취하기가 여의치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제곱으로 감당하기 어렵게 변해 버리기도 하고 제곱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제곱근을 구하는 것이 지난할 수 있습니다. 이번 [문제]에서 함수 f(x)의 꼴을 보니 제곱해서는 감당이 어렵겠습니다. 게다가,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이 문제는 음수와 양수의 경계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덮어놓고 제곱을 취할 것은 아닙니다. 형편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지 판단하는 것도 경험에서 나오는 수학적 역량입니다. [문제]에서 함수 g(x)는 절대값을 취한 f(x)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래프로 이 함수의 개형을 살펴 보도록 합시다.

[그림] f(x) 와 |f(x)|

절대값 함수 |f(x)|는 f(x)가 음수가 되는 부분(점선으로 표시됨)에 한하여 -1을 곱해 줌으로서 양수로 전환시킨 겁니다. 이렇게 꺽어 놓으니 x=-1인 지점이 특이하군요. 그냥 봐도 뾰족 한게 범상치 않습니다. 수학적으로 "범상치 않음"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문제]로 돌아가 봅시다.

"g(x)가 실수 전체 집합에서 미분 가능할 때, 모든 자연수 n의 값의 합을 구하시오."

기울기, 순간 기울기 그리고 미분

[문제]의 서술에서 뭔가 구하긴 구하라는데 함수 g(x)가 "미분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미분"이란 기울기를 구하는 겁니다. 그것도 순간적인 기울기죠. (x,y) 좌표계에서 기울기는 x의 변화량 분에 y의 변화분을 나타낸 겁니다. 순간적인 기울기란 분모의 x 변화가 매우 작을 때(극단 적으로 0으로 보낼 때) 분자인 y의 변화를 구하는 겁니다.

[그림] 기울기와 순간 기울기

함수 f(x)란 x 축의 값을 받아 y 축의 값을 내놓는 변환기를 뜻합니다.  한 x 값에 대한 함수의 출력 y 값은 유일해야 합니다. 함수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도 합니다. 일대일 함수, 다대일 함수는 가능 하지만 일대다의 대응은 함수가 아닙니다. 유일해야 하는 것이 또 있으니 순간 기울기(또는, 도함수) 입니다. 부드러운 곡선이나 직선의 경우 한 x 값에서 가질 수 있는 기울기가 유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직선의 예를 들어 기울기와 순간 기울기를 이해해 봅시다. 함수 f(x) = 2x+3가 있습니다. x=4일때 y=f(4)로서 y 값은 11로 유일합니다. x=4인 지점에서 기울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변화를 한 0.1이라고 해두죠. x=4를 중심으로 오른쪽 편의 기울기를 구해보면 2입니다. 이번에는 왼편에서 기울기를 구해보죠. 역시 2가 되겠군요. 미세 변화를 점점더 줄여서 0에 가깝게 가면 다면 기울기는 어떻게 될까요. 극한 값을 구해 봅니다.

[그림] 함수 f(x) = 2x+3 의 x=4에서 좌우 극한값

한 점을 기준으로 왼편의 기울기와 오른편의 기울기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편에서 극한으로 간격을 줄여와 한점에서 만나는 지점의 기울기가 같을 때 "미분가능"하다고 하며, f(x)는 연속이라고 합니다. 2차함수 f(x) = x^2 + 1 가 있습니다. x=0을 기준으로 왼편의 기울기(m2<0)와 오른편의 기울기(m1>0)는 부호가 다릅니다. 하지만 양편에서 한없이 0으로 접근하면서 기울기(m0, 좌우 극한값)는 0으로 같아집니다.

[그림] 함수 f(x) = x^2+1 의 x=0에서 도함수

곡선에서 순간 기울기가 0인 점을 극점(극대 혹은 극소)이라고 합니다. 그림으로 보면 위로 볼록한 곡선의 정점 혹은 아래로 오목한 곡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극점의 양측으로 기울기의 부호가 바뀌는 점이기도 합니다. 극점(극대 혹은 극소)의 기울기가 0이라는 사실은 각종 방정식을 풀때 그래프의 개형을 파악 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미분을 이용해 2차 방정식의 판별식을 유도해 봅시다. 극점에서 기울기가 0이라는 점을 이용합니다.


앞서 배웠던 미분법을 외워 두면 매번 이렇게 극한 값을 구하는 수고를 덜수 있습니다.


극점에서 기울기가 0이라는 사실을 이용해서, 극점의 x 좌표를 구하고 이를 f(x)에 대입하여 극점의 y 값을 구합니다.


D를 판별식이라고 합니다. D 에 대해 세가지 경우가 있는데 각각 2차 방정식이 근을 가질 조건을 알려 줍니다.


미분 가능과 불가능

간단한 함수 f(x)=2x+3에 절대값을 적용해 봅시다. x=4에서 함수 f(x)의 절대값은 여전히 연속입니다. 하지만 기울기가 꺽이는 x=-3/2에서도 연속이 될까요? 순간 기울기를 구해 봅니다. x=-3/2의 왼편에서 접근할 때 적용할 함수와 오른편에서 접근할 함수가 다를 뿐만 아니라 극한값도 다릅니다. 결국 x=-3/2에서 두개의 순간 기울기 값이 나왔다는 것이지요. 이는 한 정의역(x 값)에 대응되는 치역은 유일해야 한다는 함수(도함수)의 정의에 위배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절대값 함수 |f(x)|는 x=-3/2에서 "불연속", "해석불가"  또는 "미분불가능"이라고 합니다.

[그림] f(x) = 2x+3 일때 |f(x)|는 미분 불가능

좀더 복잡한 함수를 보죠. [문제]의 f(x)는 모든 실수 x에 대하여 "미분가능" 할까요? 먼저 지수 함수인 f(x)의 도함수를 구해 봅니다. 지수 함수의 미분 공식을 모르고 있다고 가정하고 도함수(미분)의 정의로 부터 시작해 봅니다. 미분은 기울기의 극한값으로 정의됩니다.


함수 f(x)를 미분 정의에 적용해 봅니다.

[그림] 미분의 정의를 이용한 f(x)의 도함수 구하기

함수 f(x)의 도함수를 구하는 과정에서 지수의 연산 법칙이 적용 되었습니다. 밑이 같은 경우 곱셈은 지수끼리 덧셈과 같습니다. 맨 마지막이 생소하죠. 하지만 이미 무리수 e의 정의를 다룰때 시험 삼아 풀어 봤었지요.



이제 [문제]의 함수 f(x)의 절대값을 씌우면 미분 불가능 한 지점이 있는지 봅시다. 특이점 x=-1에서 좌우 극한 값이 일치하면 미분 가능합니다.


[그림] |f(x)|

x=-1에서 |f(x)|의 의 우극한,


x=-1에서 |f(x)|의 의 좌극한,


위와 같이 좌우 극한을 일일이 계산 할 필요 없이 미분 식을 구하여 값을 대입하면 시간을 절약 할 수 있습니다.


좌우 극한 값이 다르므로 x=-1에서 불연속하며 미분 불가능 합니다.


지수 함수의 미분법

앞서 고차항의 미분법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수함수의 미분법을 알아봅시다. 가장 중요한 수학의 발견 다섯가지를 뽑으라면,

1. 덧셈(뺄셈)의 정의와 곱셈법의 발명(구구단 착안)
2. 직각 삼각형의 정의와 피타고라스 정리
3. 원주율 pi 의 발견(모든 원은 반경과 둘레의 비율이 2pi로 항상 일정하다)
4. 무리수 e 의 발견
5. 허수 i 의 정의

원주율 pi와 무리수 e의 발견(발명?)처럼 강력한 것은 또 없을 것입니다. 무리수로서 갖는 의미는 정의된 개념으로부터 파생된 수많은 원리들에 비하면 아주 단편 적이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수학을 다룰 때 pi 값이 얼마인지, e 값이 얼마인지 잘 따지지도 않죠. 원주의 주기성에서 주기함수, 삼각함수의 정의, 파동 방정식에 이르기 까지 시작은 원주율 pi의 정의 였습니다. 무리수 e를 오일러 상수라 하는 것을 보니 16세기 쯤 되는 것 같으니 아르키메데스 상수라 불리는 pi에 비하면 최근이라고 할 겁니다.

원주율: https://ko.wikipedia.org/wiki/%EC%9B%90%EC%A3%BC%EC%9C%A8

e가 없으면 미적분도 없습니다. e가 없으면 방정식 풀이도 없습니다. e 는 온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현상을 해석하는 강력한 도구 입니다. 그 강력함을 보여주는 단서의 하나가 e 를 밑으로 하는 지수함수의 미분 입니다. 지수 함수는 미분 하면 그대로 지수함수가 됩니다. 반대로 적분하면 그대로 지수함수입니다. 뭔가 강력한 "포쓰"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무슨짓을 해도 지수함수는 끄덕 없습니다. 나중에 물리를 배울 때 미분 방정식을 세우고 이를 풀어볼 기회가 있을 겁니다. 미분 방정식을 푼다는 것은 적분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제아무리 연거퍼 미분을 하고 적분을 해도 지수함수는 그대로 입니다.


지수 함수가 이렇게 막강할 수 있었던 것은 무리수 e의 정의 덕분입니다. 이와 비슷한 성질로 삼각 함수가 있습니다. 싸인 함수는 미분하면 코싸인 함수가 됩니다. 코싸인 함수는 미분하면 싸인 함수가 됩니다. 코사인(사인)함수를 두번 연거퍼 미분하면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옵니다. 이 역시 미분 방정식을 푸는데 중요한 도구입니다.

 미분의 연쇄 법칙(Chain Rule)

미분기호 (d/dx)는 그 자체로 연산자 입니다만 분수식 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미분의 연쇄 법칙(Chain Rule)이라 합니다.


미분의 연쇄 법칙을 활용하면 합성 합수의 미분이 쉬워 집니다.


함수 그래프의 개형

함수의 그래프의 개략적 특징을 파악하면 여러가지 문제를 풀때나 결정을 내릴 때 결정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 [문제]의 함수 f(x)의 그래프 개형을 살펴보면서 |f(x)|에 특이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f(x)|처럼 그래프의 개형만으로도 함수가 꺽이는 점이 분명한 경우 굳이 증명하지 않더라도 미분 불가능한 점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래프의 개형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의 g(x)에 사용된 함수 |f(x)| 의 특징은 여러차례 살펴 봤으므로 이번에는 f(x^k)가 어떤 모양을 하는지 개형을 살펴보도록 합니다.

먼저 미분이 그래프의 개형을 살피는데 어떻게 활용 되는지 보겠습니다. 1차 미분으로 함수 그래프의 기울기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2차 미분으로 기울기 변화 함수의 변화를 알 수 있습니다. 3차 다항식이 있다고 합시다. 최대 3개의 해, 2개의 극점 그리고 1개의 변곡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1차 미분으로 얻은 함수(1차 도함수)의 해가 함수의 극점의 x 좌표에 해당합니다. 이를 함수에 대입하면 y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1차 미분으로 얻은 함수(1차 도함수)의 값이 양수인 x 구간에서 원 함수의 기울기는 증가 합니다. 음수인 x 구간에서는 감소합니다.

2차 미분으로 얻은 함수(2차 도함수)의 해가 함수의 변곡점 입니다. 이 점을 기점으로 기울기의 증가(혹은 감소)추세가 변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x0의 왼편은 기울기가 점점 감소 하다가 x0를 지나면서 기울기는 점점 증가합니다.

미분법을 활용하여 그래프 개형을 그려 보는 연습을 해봅시다. [문제]에서 주어진 함수로 약간 복잡해 보입니다. 함수의 입력이 단순히 x 가 아니고 x의 k제곱 이군요. k는 자연수라니 다행입니다. 정수 였다면 음수인 경우 양수인 경우 그리고 0인 경우를 모두 땨져봐야 했습니다.


미분을 하려는데 수식의 꼴이 조금 복잡하죠. 지수함수의 지수부 안에 다시 다항 함수가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미분법은 두가지 였습니다. 고차 다항식과 지수함수의 미분법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f(x)는 이 두가지 양식의 수식이 역여 있습니다. 역인 것을 풀면 되죠. 이럴 때 치환기법이 제역활을 하죠.


치환한 함수를 각각 미분한 후 연쇄 법칙(chain rule)으로 합치면 됩니다.


연쇄 미분법이 이렇게 표시되기도 합니다. 마치 분수식인 것 처럼 보이지만 표기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 실제로 분수식은 아닙니다. 미분 연산자 d/dx 는 어떤 함수를 x 에 대해 미분하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분 될 함수는 x 의 함수라는 것을 암시합니다.


사실 경험이 쌓이면 이정도 미분은 굳이 치환하는 과정 없이 막바로 수행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제 f(x)의 미분 식을 구했으니 특이점과 대략적인 그래프의 모양을 추론해 봅시다. f(x)의 1계 도함수 f'(x)를 다시 봅시다.


도함수도 모양이 조금 심난 하군요. 하지만 도함수를 구한 이유가 함수의 곡선의 개요를 기울기로 파악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즉, 도함수 값이 음의 범위인지 양의 범위인지 만 알아내면 됩니다. 두개의 곱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A)는 지수함수, (B)는 고차함수 입니다. 지수함수 기억나죠. 지수함수는 모든 실수에 대하여 항상 양의 범위에 있습니다. 도함수의 (A)부분에서 지수부가 조금 복잡하긴 해 보이지만 실수인 것은 확실합니다. x가 실수면 실수에 실수를 곱하거나 더한 (x^k+1)도 항상 실수입니다. 따라서 (A)는 항상 양수 입니다. (B)부분은 어떤가요? x의 (k-1)제곱입니다. 제곱의 결과는 음수 혹은 양수가 될 수 있습니다. 만일 음수(x<0)를 짝수번 제곱하면 양수지만 홀수번 제곱하면 음수입니다. 따라서 f'(x)는 (k-1)가 홀수가 되거나 짝수가 되는 경우를 분리하여 기울기를 따져야 되겠습니다.

(1) (k-1)이 짝수 일때 (k는 홀수),
도함수 f'(x)의 (A)부분은 항상 양수이며 (B)도 역시 항상 양수입니다. 따라서 f'(x)는 극점인 x=0 양쪽으로 모두 기울기가 양수입니다. 기울기를 f(x)에 적용한 후 x가 각각 음의 무한대와 양의 무한대일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x 가 양의 무한대 일때 f(x)도 무한대로 증가합니다. x 가 음의 무한대로 갈때 f(x)는 -1에 수렴한다. f(x)는 지수함수 입니다. 함수 f(x)는 y축과 x 축을 지납니다. 각 축에 대한 절편을 구해보면, x=0일때 f(0) = (e-1), f(x)=0일때 x=-1 입니다. k가 홀수 일때 함수 f(x)의 그래프 개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2) (k-1)이 홀수 일때 (k는 짝수),
도함수 f'(x)의 (A)부분은 항상 양수이며 (B)는 x가 음의 구간에서 음수범위에, 양의 구간에서 양수 범위에 있습니다. 따라서 f'(x)는 극점인 x=0 의 음의 구간은 기울기가 음이며, 양의 구간에서 기울기도 양입니다. 기울기를 f(x)에 적용한 후 x가 각각 음의 무한대와 양의 무한대일 경우도 고려하면 x 가 양의 무한대, 음의 무한대 모두 f(x)도 무한대로 증가합니다.


이제 [문제]에서 요구한 대로 함수에 절대 값을 적용해 봅니다. 그래프의 개형을 보면 분명합니다. k가 짝수일때 f(x)는 항상 양수인데 비해 k가 홀수 일때 f(x)는 -1을 지나며 음수가 됩니다. 절대값을 취하면 꺽인점이 되므로 x=-1에서 미분가능하지 않습니다.

드디어 문제를 풀어보자.

문제에서 제시한 "미분가능"의 뜻을 이해하기 위해 먼길을 왔습니다. 함수 f(x)에 대하여 |f(x)|와 |f(x^k)| 의 그래프 개형을 살펴보니 x=-1에서 미분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f(x^k)|의 경우 k가 홀수와 짝수인 경우에 따라 미분가능 할 수도 있고 불가능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다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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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과 같은 함수 f(x)와 자연수 n에 대하여,

함수 g(x)는 다음과 같다.
g(x)가 실수 전체 집합에서 미분 가능할 때, 모든 자연수 n의 값의 합을 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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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질문은 미분가능하지 않는 함수의 연산으로 이루어진 함수 g(x)가 "미분 가능"하게 되도록 n 값을 결정하라는 것이군요. 그럼 g(x)가 연속함수가 되기 위해서, 미분 불가능한 점을 중심으로 좌우 극한식을 세워서 같도록 하면 됩니다. 앞서 기나긴 과정은 결국 함수 g(x)가 미분 불가능하게 만드는 특이점이 있고 x=-1이라는 것을 알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수학에 어느정도 센스가 생기면 저 식만 보고도 금방 특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1) 함수 f(x)는 지수함수다.
2) 함수 f(x)는 x와 y 축으로 각각 -1씩 이동하였다
3) 함수 f(x)의 절대값을 취하면 x=-1에서 미분 불가능 하겠다.

4) 함수 f(x^k)도 지수함수다.
5) x^k인 것을 보면 k가 홀수일 때와 짝수일 때 모양이 다르겠다.
6) 함수 f(x^k)의 절대값을 취하면 k 가 홀수일 때 만 x=-1에서 불연속점이 있다.

7) 함수 g(x)는 x=-1에서 미분 불가능한 함수로 구성되었다.
8) 함수 g(x)가 모든 실수에 대해서 미분가능 하도록 수열합의 범위를 구하라.

좌우 극한값을 같게 하여 g(x)를 미분 가능하게 만듭니다. 미분의 정의로 부터 시작합시다.


좌변은 x=-1을 중심으로 오른쪽에서 극단적으로 접근(우극한), 우변은 왼쪽에서 극단적으로 접근(좌극한)하는 식입니다. 양쪽 극단의 값이 같으면 x=-1에서 연속인 것이고 미분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각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알고 있으니 g(x)에서 절대값 기호를 벗겨 봅시다.


 고려해야할 게 많은 절대값이 들어간 수식은 참 두렵습니다. 하지만 그래프 개형을 알면 귀찮을뿐이지 겁날것은 없습니다. 함수가 음이 되는 구간에서 -1을 곱하면 됩니다. |f(x^k)|에서 절대값 기호를 벗길때 약간의 센스를 발휘 했습니다. 자연수 k가 혹수일 때와 짝수일 때 함수 모양이 달라 부호 처리를 번갈아 해줘야 합니다.


이제 절대값을 벗겨낸 g(x)를 극한에 적용해 봅니다.


수식이 복잡해 보입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겠습니다. 먼저 좌변 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뭔가 느낌이 옵니다. 바로 미분계수의 정의죠.


따라서,


(좌변)을 미분 계수에 맞춰 정리해 봅니다.


이제 f(x)의 미분계수 값을 구해 봅니다.


이 미분 계수들을 정리해둔 좌변에 적용 합니다. 한가지 주의 할 것이 있는데, n이 홀수로 끝나는지 짝수로 끝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는 우변 입니다. 정리하고 미분 계수를 적용 시켰습니다. 좌변의 경우와 다르게 (-1)^(2k-1)제곱이군요. -1을 항상 홀수번 제곱하게 되므로 항상 음수입니다.


이제 좌변과 우변을 같게 놓아 미분가능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구하려는 n은 결국 등차수열의 말항이었습니다. 등차 수열의 합은 사다리꼴 면적 구하는 공식과 같습니다.


등차수열의 합을 적용하면,


n이 짝수의 경우,

100 = (1+3+5+7+...+(n-1))
n=20

드디어 n 을 구했습니다. 19와 20으로 두개가 가능 합니다.

문제를 다시한번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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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다음과 같은 함수 f(x)와 자연수 n에 대하여,

함수 g(x)는 다음과 같다.
g(x)가 실수 전체 집합에서 미분 가능할 때, 모든 자연수 n의 값의 합을 구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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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만 요란했지 별거 아닌 문제였습니다. 구구단과 논리적 삶의 경륜(논리력)만 있다면 이정도 문제는 풀수 있는 겁니다. 해보니까 수학을 포기하긴 이르지요? 분량이 좀 많긴 했지만 이정도는 워밍업이면 <어른의 수학>에서 재미좀 보실 겁니다.

"구구단만 하면 미적분도 문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