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0월 27, 2018

배추밭 위에 뜬 달.. 그리고 성큼 다가온 겨울 별자리

배추밭 위에 뜬 달.. 그리고 성큼 다가온 겨울 별자리

김장을 해보리라는 부푼 꿈에 보답하는 듯이 배추 속이 단단하게 들고 있습니다. 가을 비가 내린 이른 아침. 배추밭 위에 새벽 달이 걸렸네요.



마당에 세워둔 차창 위의 살얼음은 예삿일이 되었습니다. 새벽 밤하늘에 겨울 별자리가 선명 하네요. 휴대전화의 내장 카메라로 찍은 겨울 별자리 입니다. 오리온과 토끼, 그 뒤를 쫒는 큰개자리 입니다.



천정에 마차부(Auriga)자리.



위의 별자리 사진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텃밭 농사 짓느라 땅만 보다가 가끔은 밤하늘을 봅니다. 이 또한 텃밭 농사꾼에게 주어진 특혜일 겁니다.

수요일, 10월 17, 2018

[양평집] 10월 중간 결산, 주워먹고 얻어먹고 일궈먹고

[양평집] 10월 중간 결산, 주워먹고 얻어먹고 일궈먹고

뭐 별로 한것도 없는데 텃밭 마당이 풍요로러워 집니다. 가을이라 그런가 봐요. 덩달아 이번달은 중간 결산도 해봅니다. 무슨 대단한 수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소한 일기 일 뿐 입니다만.

지난달에 이어 열심히 밤을 주웠습니다. 텃밭 옆 오솔길에 밤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올해는 밤이 무척 많이 달렸습니다. 자생인지 아니면 그옛날 어느 현명하신 분께서 심으셨는지 감사할 따름이죠. 주워온 밤은 벌레가 많이 껴서 보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잘해서 까기도 번거롭구요. 반 갈라서 양지바른 곳에 말렸습니다. 마른 밤껍질은 파삭하니 까기 쉽습니다. 말려서 보관해 두었다가 불려 먹을 참입니다.



이웃에서 호박 고구마를 캤다며 나눠 주셨습니다. 고구마 캘 때 도와 드리지도 못했는데. 산에서 주워온 밤과 교환 했네요.



주워온 밤과 얻어온 고무마로 밥을 지었습니다. 밭에서 솎아낸 배추로 된장국을 끓였죠. 꿀맛입니다.



아랫집에 할아버지께서 주말 농사지으러 오십니다. 버스 타고 오시는데 정류장까지 한 이 킬로 쯤 되는 길을 걸어 오시길래 차 태워 드렸더니 고맙다고 대추 한봉지 주셨네요. 또다른 이웃댁에서 사과대추라며 주셨길래 같이 볕에 말리고 있습니다. 햇 대추가 이리 맛날 줄이야!



무가 잘 자란다고 자랑 했더니 고라니란 놈들의 습격을 받았어요. 배추는 건들지 않고 무우 청만 뜯어먹고 갔네요. 부랴부랴 망을 치긴 했는데 남아날지 걱정입니다.





배추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잎이 벌어져 오므라들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것들은 묶어 주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에 서리가 내렸습니다. 서리에 배추속 들기전에 얼 수도 있다길래 묶었는데 잘한 짓인지 모르겠네요.



당근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솎았더니 뿌리가 제법 실하게 박혔네요.



조금씩 수확한 채소를 가지고 겉절이를 담궈 먹었습니다. 김칫 국물에 국수도 말았구요. 담근 맥주도 일잔 곁들입니다.



평화롭게 다가온 가을, 이게 다.....




월요일, 10월 15, 2018

10월의 밤하늘 별보기

10월의 밤하늘 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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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별보기 안내 팟캐스트
[1] Sky and Telescope , 아마추어 천문 전문 잡지 'Sky and Telescope' 발행
    Tour October’s Sky: Juiter, Saturn and Mars
[2] 365 Days of Astronomy , 일년 내내 우주-천문관련 팟-캐스트 송출
    Observing With Webb in October 2018 / Youtube Channel
[참고] 무료 천문 소프트웨어
[3] Stellarium, 무료 천체투영(플란네타리움, planetarium)
[4] WorldWide Telescope, 월드와이드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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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순이 되어서야 이달의 별 볼거리를 살펴 보려니 좀 쑥스럽군요. 지난 9월은 추석과 추분이 있었고 초저녁에 행성의 향연이 펼쳐 졌었습니다. 해진 직후 황적색 배경의 서쪽 지평선위로 찬란한 금성(Venus), 이어서 남서쪽으로 목성(Jupiter), 보기좋은 고도의 토성(Saturn) 그리고 제법 어둑한 남동 하늘을 배경으로 화성(Mars)이 빛났었습니다. 이렇게 초저녁 넓은 하늘에 걸쳐 다수의 행성이 찬란한 경우는 몇년만에 돌아오는 장관인데 뉴스 꺼리가 되지 않더군요. 다음 금성이 초저녁에 빛나려면 2020년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지나간 볼꺼리는 잊기로 하고 이번 가을의 밤하늘을 살펴 봅시다. 추분(Autumnal Equinox)이 지나면서 밤이 길어지고 있지요.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바퀴 도는데 365일쯤 걸리죠. 한바퀴는 360도니까 하루에 약 1도가 조금 안되는 각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천구의 운행이 느린 것 같아도 따지고 보면 아주 빠릅니다. 가을로 접어 들면서 밤벌레들도 주둥이가 물러지고 더이상 태풍도 없을테니 별보기 아주 좋은 날이 연속 되겠습니다.

10월의 저녁(오후 8시) 북쪽하늘



10월의 저녁(오후 8시) 남쪽하늘



달은 지난달 말경에 보름이었다가 져서 10월은 달이 없이 시작 합니다. 지난 봄부터 찬란했던 금성(Venus)은 이미 태양 앞으로 가버려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고 목성(Jupiter)도 월초에 지평선 위에 살짝 걸쳐 있더니 중순경에는 보이지 않네요. 토성(Saturn)이 그나마 낮게 보입니다. 화성(Mars)은 여전히 남쪽 하늘을 밝히고 있겠습니다. 달은 8일경 부터 서편 하늘에 예쁜 속눈썹 모습으로 나타나서 점점 남쪽에 오르다가 24일쯤 보름달이 될 겁니다.


[출처] Sky and Telescope

전갈자리(Scorpius)가 남서쪽 낮게 뜰텐데 워낙 낮아서 안타레스(Antares)만 겨우 보일 겁니다. 아직 토성이 지평선 위에 있다면 그 아래로 궁수자리(Sagittarius)의 찻잔(Tea-pot)을 볼 수 있습니다(10월 초순). 궁수자리는 은하수의 중심부를 배경삼고 있어서 밤하늘 사진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별자리 입니다. 아래 사진에서도 은하수가 남쪽 하늘에 솟아 있군요. 아래 사진은 10월 6일 오후 8시경 양평에서 휴대전화(S9, ISO800/10초, 3장)로 찍은 남쪽 하늘의 모습입니다.



행성이 가장 밝죠. 전봇대 왼쪽에 화성, 중간 아래 전깃줄 사이로 토성입니다. 토성 아래에 궁수자리의 찻잔 문양, 그 위로 방패 자리(Scutum)와 독수리 자리(Aquila)가 선명하죠. 배경으로 은하수가 희미합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각 스텔라리움의 별지도와 비교해 보면서 별자리를 찾아보면 재미 있습니다.



밤하늘 사진에서 예사롭지 않은 얼룩을 보았다면 성운이나 성단일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 봅시다. 찻잔 주변에서 4~6등급 정도로 비교적 밝은 구상성단은 소형 쌍안경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 밤늦게까지 여름 대 삼각형(Summer Triangle)을 천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백조자리(Cygnus)의 데네브(Deneb), 거문고자리(Lyra)의 베가(Vega) 그리고 독수리 자리(Aquila)의 알테어(Altair). 사통팔달 고속도로 덕에 빛공해(light pollution) 없는 지역을 찾기 힘들죠. 이 사진을 찍은 양평도 강원도에 가깝지만 그리 어두운 편이 아니라 맨눈으로 은하수 보기 어렵습니다. 눈을 게슴치레 뜨고 올려다보면 은하수 일듯 말듯 할 겁니다. 천정을 한참 쳐다봐야 하는데 자라목이 되기 전에 그냥 은하수를 봤다고 치기로 하죠.



위의 사진(S9, ISO800/10초노출 3장 겹침)과 아래 별지도와 비교해 보면 꽤 많은 별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별자리, 돌고래(Delphinus)와 말머리(Equuleus), 화살(Sagitta), 여우(Vulpecula)도 보입니다. 돌고래는 별자리 모양도 참 귀엽습니다.



백조 꼬리의 데네브(Deneb)를 따라가다 보면 심상치 않은 얼룩이 발견 되는데 4.6등급의 M39 입니다.





거문고 자리(Lyra)와, 사실 우리 전통 악기 거문고랑 거리가 멉니다만, 천하장사 허큘리스(Hercules), 술 좋아 하는 디오니서스(Dionysus)가 아내가 될 아드리아드네(Adriadne)에게 선사 했다는 왕관(Corona Borealis) 입니다.



M13 허큘리스 대성단이 찍힐까 했지만 어림 없군요. 밝기가 5.8등급이고 거리가 무려 2만2천 광년이 넘습니다. 중급 쌍안경으로 보면 뽀얀 솜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의 북쪽 하늘. 봄비를 뿌려주던 큰국자(Big Dipper)는 여름 장마를 마져 붇고 이제 손잡이만 서쪽 지평선에 걸쳐 놨습니다. 작은곰 자리(UMi)의 꼬리인 북극성(Polaris, 2등급, 거리 430광년)이 명성에 비해 그리 밝은 별은 아닙니다.



사진으로는 작은곰자리가 저리 보이지만 맨눈으로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블어 용자리(Draco)도 확인 해 보세요.



북극성에서 동쪽 시계방향으로 가을 별자리들이 줄지어 나타 납니다. 세페우스(Cepheus), 카시오페아(Cassiopeia), 안드로메다(Andromeda). 고대 에디오피아의 전설적인 왕과 왕비와 그들의 딸이지요. 사위인 페르세우스(Perseus)와 함께 일가족이 별자리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삼각형 자리(Triangulum)도 보이네요.



역시 범상치 않은 얼룩이 보이죠. 이중성단(Double Cluster)와 안드로메다 은하(M31)는 별보기 취미에 입문하여 가장 눈길을 끄는 관찰 대상일 것입니다. 작은 쌍안경으로도 그 모습이 황홀하죠.



하늘을 나는 날개달린 천마, 페가서스 자리는 머리와 앞다리 그리고 몸통까지 입니다. 뒷다리가 있을 자리에 안드로메다 자리가 연이어 있죠. 그 아래로 삼각형 자리(Triangulum)이 보이네요.



심상치 않은 얼룩, 안드로메다 은하가 보이죠?



페가서스 오른쪽으로 물병자리(Aquarius) 입니다.



염소자리(Capricornus)가 화성의 왼쪽에 자리하고 있네요. 아래 별지도와 비교하여 염소자리를 찾아보세요.



가을 밤하늘을 수놓을 별자리들을 소개해 봤습니다. 별자리가 눈에 보인다면 작은 망원경(혹은 쌍안경)을 통해 위에 소개한 성운, 성단, 은하들도 찾아보시구요. 밝은 관측대상 들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들 하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요. 하지만 끈기있게 훑다보면 한개 두개 보일때 마다 색다른 경험이 될 겁니다. 다음달에는 겨울 별자리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겠네요. 가을 밤은 아주 춥습니다. 별보러 나갈때 두툼한 외투 준비하세요.

* 위의 사진들은 모두 휴대전화(S9)의 내장 카메라 앱으로 찍었습니다. '프로' 모드로 ISO800, 10초 노출, 3장 연속 촬영하여 스택한 것입니다(DeepSkyStacker 사용). 촬영 날자는 모두 10월 6일, 오후 7시반에서 8시 사이 입니다. 비교를 위한 별지도는 스텔라리움(Stellarium) 입니다.

* 사진 해상도가 4032x3024로 아주 큽니다. 사진이 선명하지 않으니 다운 받아 원본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데이터에 주의 하십시요.

토요일, 10월 06, 2018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동화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동화




남여 버젼 ...


'랩 걸'을 읽고 나니 누군가의 연구 조수가 되어 주고 싶어 졌다.

'랩 걸'을 읽고 나니 누군가의 연구 조수가 되어 주고 싶어 졌다.

이 책의 평이 아주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식물에 관한 이야기 인줄 알았고 한글 서평에 여성 과학자의 분투기 쯤으로 소개 되어서 선뜻 집어들진 못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랩 걸(Lab Girl)'을 읽고 난 지금 기억에 남은 책이 되었다.

지구 환경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주었고 식물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 까닭은 일주일의 절반을 텃밭 짖기에 시간을 보내는 요즘 나의 생활 탓이리라. 게다가 박사학위를 받고 독자적인 실험실을 꾸리고 연구자로서 자립하는 과정에서 겪은 특히 재정적 어려움을 읽으면서 예전의 연구실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대학원 시절, 공공 연구자금을 받기 위한 제안서와 발표자료 준비하기 위해 밤을 새기도 했다. 기관의 눈에 들도록 억지스럽다 싶을 성과목표도 끼워 넣었다. 우리의 전공에 딱 맞지 않았지만 자금의 목표에 부합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자금의 일부라도 받아야 용돈이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치열 했다. 결과 보고서에 맞추기 위한 작업 틈틈이 내 연구를 하지만 결국 억지스러웠던 목표에 맞춰야 했다. 짜증이 났지만 그 과정에서 이웃 분야를 곁눈질 할 수 있다는 점을 다행으로 삼았다. 과제가 끝나고 나면 안목이 조금 넓혀 졌다고 위안이 되지만 또 엉뚱한 과제를 준비해야 한다.

'랩걸'의 저자도 이런 류의 짜증을 잘 견딘 모양이다. 다행히 어려운 재정적 시기를 견디며 삼십여년간 실험실 조수가 되어준 동료(남성)가 있었고 애정어린 지원을 해준 지도교수가 있었다. 은퇴를 맞이하여 다른 학교에 재직하는 제자 임에도 자신의 낡은 실험실 장비를 모두 물려주고 학계에 이름을 들일 수 있도록 소개해 주었다. 연구 전통이 이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분위기 탓이리라.

이번에 읽은 번역서(알마출판사)의 뒷표지에 서평을 쓴이 (아마도 여성 과학자인 모양이다)는 여성 과학자로서 '불공정한 편견과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았던 모양이다. 글쎄다. 이 책의 저자는 여성으로서 받아야 했던 편견의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결혼과 출산에서 겪는 여성으로서 '불리함'을 용감하게 극복한다. 그녀 곁에 현명한 남편(재능있는 수학자다), 헌신적인 연구 조수 그리고 애정어린 지원을 해준 지도교수가 있었다. 게다가 교수였던 아버지의 과학 실험실을 드나들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큰 행운이 부러웠다. 물론 그녀에게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 했을 행운이다. 이 책은 신진 과학자로서 독자적인 실험실을 꾸리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내는 한 연구자의 감동적인 성장기다.

내 재능 부족 때문이겠지만 이런 행운을 누리지 못했던 것을 속상 해 하며 이제 누군가의 연구 조수가 되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재능은 없지만 손재주는 자신있다. 더구나 먹고 사는 고민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도 싸게 먹힌단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단지 체력과 집중력이 좀 떨어진 나이가 되었지만 더 나빠지기전에 '연구 열정'을 불살라 보고 싶어 졌다.

'재주꾼'의 시선을 끈 기사가 있어서 소개한다.

'라디오 쉑' 부품으로 세계적 수준의 실험실을 꾸밀 수 있을까?
How two determined scientists built a world-class lab out of Radio Shack parts

'랩걸'의 저자는 처음 학계에 나온 무명의 신진 과학자로서 독자적인 실험실을 꾸며야 했다. 제정적 지원이 없어 창고에서 남이 쓰던 기구들을 모은다. 심지어 타 과, 타 학교에서 가져오기도 한다. 식물학 실험실에도 생태환경을 조절 하려면 습도와 온도를 조절을 위한 전자 제어장치가 필요하다. 비록 모양은 안나지만 창의적 손재주만 있다면 충분하다. 돈이 없는 그녀가 창의적 조수와 함께 취미가의 전자 부품점 '라디오 쉑'에서 전자장치를 구해다 첨단 실험실을 꾸몄다. 다행히 취미가들의 전자부품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현대 전자 산업 (특히 반도체)은 취미가를 위해 전자부품을 따로 만들진 않는다. 이 또한 저자가 누린 행운일 것이다.

[참고]
1. 호프 자런의 연구실 홈페이지, http://jahrenlab.com/
2. SXFM 소라소리, '랩걸'
3. 인터뷰,




4. How two determined scientists built a world-class lab out of Radio Shack parts

https://arstechnica.com/science/2016/05/how-two-determined-scientists-built-a-world-class-lab-out-of-radio-shack-parts/

화요일, 10월 02, 2018

[양평집] 2018년 9월 결산

[양평집] 2018년 9월 결산



첫째주, 지난달 태풍이 얼추 비껴 가면서 더위도 물러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놀기 좋은 날씨라 놀기로 합니다. 마당 수도가 지난 겨울 혹독한 추위에 터졌더랬지요. 뭐 급한게 있으랴 싶어 대충 터진 부분만 테잎으로 감아 쓰다가 여름을 넘기고 서야 부동전을 새로 달았습니다. 기왕 다는 김에 모양을 냈습니다. 아직 공구리는 하기 전 입니다.



부동전이 터진 사연:

겨울이 되어 얼기전에 퇴수 밸브 C를 열어 수전에 물이 차지 않게 해야 합니다. 먼저 원수 밸브를 잠그고, 밸브 A는 물론 B도 모두 열어야 물이 모두 퇴수구로 빠지겠지요. 부동전 밸브 B만 열고 깜빡하고 수도 꼭지 A는 잠근채 퇴수 시켰더니 파이프 중간 D 에 고여있던 물이 얼어 터진 겁니다.



둘째주, 지난달 말에 심은 배추 모종이 제법 올라 오기 시작 합니다. 덩달아 벌레들이 꼬이기 시작하면서 배추잎에 구멍이 숭숭 나네요. 배추벌레는 징그럽습니다. 배추 잎 사이에 숨어 집어내기 어렵습니다. 젓가락을 써서 십여마리 집어내다가 결국 이웃에서 하는 대로 살충제를 뿌리기로 합니다. 이웃이랑 잘 사귀어서 밭도 갈아주시더니 살충제 뿌릴 때 같이 뿌려 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이랬던 배추밭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김장의 꿈에 설레이지 않을 수 없어요.

세째주, 데크앞 화단에 잔디가 타고 올라와서 모두 뜯어내고 새로 가꿔 주기로 했습니다. 잔디 뜯어내는 작업은 항상 허리아픔을 동반 하네요. 그래도 해놓고 나면 뿌듯!



이웃에서 아로니아 다섯 주, 구지뽕 다섯 주, 산딸나무 두 주를 나눠 주셔서 심었습니다. 잘 자라야 할텐데.



처음 온실 지을 때가 벌써 삼년전 이네요. 그때 모습과 비교하면 한참 다르지요.

이전글: "온실 짖는중..." , "석달만에 지은 온실"



땅은 가꾸기 나름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렇군요. 가을 사진이라 풍성한 탓도 있습니다.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밤이 익어 길가에 떨어집니다. 반디불이도 나왔구요.

지난글: "배추밭을 보니 김장이 기대 됩니다. 그리고 가을 화단..."

올해는 선녀벌레가 여기저기 나무를 괴롭히고 있네요. 나무 가지에 하얗게 솜털 같은 것이 달라 붙어 있습니다. 선녀벌레 알이 보이는 대로 가지를 꺽어 치웠는데 계속 번질것 같아 급한대로 '팍스유제'를 살포해 줬습니다. 계속 번지면 전용 살충제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참고: 선녀벌레 (출처:산림청)

네째주, 추석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어머니와 함께 양평집으로 내려와 지냈습니다. 마침 텃밭 농사를 많이 보살펴 주신 이웃이 오셔서 같이 모닥불 피워 놓고 달구경 했습니다. 망원경으로 달을 보여 드렸더니 정말 신기해 하시네요.



바닥에 구멍난 무쇠 솥을 화덕으로 쓰고 있습니다. 쌀쌀한 가을날 불쬐며 밤도 구워 먹고 고구마도 구워 먹고. 추석 때 남은 전을 석쇠에 구웠더니 기름이 쫘악 빠지고 파삭 합니다. 남은 전 끓여먹기보다 구워 먹어 보세요.



텃밭옆 오솔길로 산밤이 많이 떨어져 있네요. 어머니께서 밤줍기에 여념이 없군요.



주워온 밤은 밥에도 넣어먹고 조림을 해서 간식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관련글: "밤 조림!"

방울 토마도가 끝물 입니다. 피클을 담궜는데 맛이 어떨지.



관련글: "방울 토마토 사연 둘"

마당에 차를 대는 곳과 화단 사이에 경계도 둘 겸, 텃밭으로 나가는 통로에 잔디도 보호할 겸 해서 포석을 깔았더니 그럴싸 합니다. 자주 밟고 다녀서 잔디가 패여 보기 싫었거든요.



이제 새벽 기온이 십도 이하가 기본이네요. 사나이 가슴에 바람드는 가을 입니다. 오토바이 구입해야 하는데.... 오래된 기종 입니다만 혼다 스티드 600 이 맘에 들던데요. 혹시 굴러가는거 구할데 있으면 알려 주세요. 인터넷 중고거래는 무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