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5월 24, 2022

'일하기 싫다'고 선언 했습니다.

사무실에 나갔다가 '일하기 싫다'고 선언 하고 왔습니다.

아주 조그만 회사입니다. 본격적으로 귀촌 하면서 일주일에 하루정도 일하던 사무실에 나갔더랬습니다. 가끔씩 기술 지원 요청에 대응하기에 급여를 기대하진 않고 사회보험이라도 해주면 고맙다는 생각 이었습니다. 코로나니 뭐니 해서 사정이 좋지 않았던지 저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가 봅니다. 개발에 참여 해달라는 요청과 앞으로 어떻게 할건지 논의해 보자기에 결국 '일하기 싫다'고 선언 하고 왔습니다.

웬지 시원 섭섭한 마음이 들어 맥주한잔 들고 예전에 블로그에 써놨던 글들을 뒤적여 봤습니다. 그땐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지금은 그 생각이 변했을까? 그때 다짐은 실행되고 있을까?

지금 내려와 있는 곳을 장만하기 직전의 글은 "남자들의 은퇴준비[링크]" 였군요.  2015년의 글인데 몇가지 다짐이 있었네요. 그리고는 그해 12월에 지금 귀촌한 자리를 구입 했었습니다. "양평에 주말별장을 구입 했습니다.[링크]" 벌써 7년전 이네요. 몇해동안 '주말농장'으로 지내다 재작년에 귀촌생활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귀촌 후 지내며 매월 써놓은 글들[링크]을 읽어 봅니다. 단순한 듯 해도 여러 장면 들이 스쳐가네요. 잘한 일도 있고 맘먹었던 대로 못한 것도 있고 예기치 못한 일도 그리고 불편한 일도 있군요. "귀촌-귀농, 낳아졌을까? [링크]"

그만 두기전 앞서 벌여둔 일들의 뒷정리 정도는 해놔야 겠다고 생각 했는데 이제 희미하게 나마 붙잡고 있던 '직장인'의 끈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아요. 그간 나름대로 즐겁게 일했던 시간 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온전히 놀아볼 준비를 할까 합니다. 그동안 미뤄둔 '놀이터'를 꾸며 보려구요. 지난 몇년간의 경험과 변화된 생각을 구체화 하기까지 일이년 잡아놓고 있습니다.

놀꺼리로 생각해둔 것들이 있습니다. 별보기, 전자공작품 만들기, 비행 시뮬레이션 즐기기, 종이공작, 목공으로 핀홀 카메라 만들기, 흑백사진 찍고 자가현상 하기, 아마추어 무선과 인공위성 추적하기, 빵 만들기와 커피콩 볶아 브런치 메뉴 개발하기, 쓸데없는 모임 '아무것도 아닌 클럽[링크]' 꾸려보기 그리고 이런걸 취미로 혹은 재미로 한다는게 허영일지 몰라도, 영어소설 읽기, 수학과 물리학 문제풀기, 반도체 설계 시뮬레이션 하기 그리고 신변잡기 글쓰기. 소싯적엔 나름 글쟁이가 꿈이었습니다. 나열하고 보니 너무 많은데 뺄것은 없으니 넓은 놀이터를 물색해 봐야 겠습니다. 앞으로 5년 후에는 어떻게 뒤돌아 보게될지 자못 궁금해 하면서....

그나저나 저걸 다 만족할 만한 놀이터를 꾸밀 장소가 어디 있을지? 지금 사는 곳에서 멀지 않게 찾아봐야 겠습니다. 정 안되면 마당 한켠에 지어야 겠습니다만, 늘 그랬던 것처럼 찾다보면 찾아질 겁니다. 이제부터 생활 주제는 '놀이터로 출퇴근' 입니다. 아! 빠진게 있군요. 텃밭농사와 '가드닝', 고양이와 놀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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