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집] 10월 중간 결산, 주워먹고 얻어먹고 일궈먹고
뭐 별로 한것도 없는데 텃밭 마당이 풍요로러워 집니다. 가을이라 그런가 봐요. 덩달아 이번달은 중간 결산도 해봅니다. 무슨 대단한 수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소한 일기 일 뿐 입니다만.
지난달에 이어 열심히 밤을 주웠습니다. 텃밭 옆 오솔길에 밤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올해는 밤이 무척 많이 달렸습니다. 자생인지 아니면 그옛날 어느 현명하신 분께서 심으셨는지 감사할 따름이죠. 주워온 밤은 벌레가 많이 껴서 보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자잘해서 까기도 번거롭구요. 반 갈라서 양지바른 곳에 말렸습니다. 마른 밤껍질은 파삭하니 까기 쉽습니다. 말려서 보관해 두었다가 불려 먹을 참입니다.
이웃에서 호박 고구마를 캤다며 나눠 주셨습니다. 고구마 캘 때 도와 드리지도 못했는데. 산에서 주워온 밤과 교환 했네요.
주워온 밤과 얻어온 고무마로 밥을 지었습니다. 밭에서 솎아낸 배추로 된장국을 끓였죠. 꿀맛입니다.
아랫집에 할아버지께서 주말 농사지으러 오십니다. 버스 타고 오시는데 정류장까지 한 이 킬로 쯤 되는 길을 걸어 오시길래 차 태워 드렸더니 고맙다고 대추 한봉지 주셨네요. 또다른 이웃댁에서 사과대추라며 주셨길래 같이 볕에 말리고 있습니다. 햇 대추가 이리 맛날 줄이야!
무가 잘 자란다고 자랑 했더니 고라니란 놈들의 습격을 받았어요. 배추는 건들지 않고 무우 청만 뜯어먹고 갔네요. 부랴부랴 망을 치긴 했는데 남아날지 걱정입니다.
배추는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잎이 벌어져 오므라들 생각을 안하고 있는 것들은 묶어 주었습니다. 지난 금요일 아침에 서리가 내렸습니다. 서리에 배추속 들기전에 얼 수도 있다길래 묶었는데 잘한 짓인지 모르겠네요.
당근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솎았더니 뿌리가 제법 실하게 박혔네요.
조금씩 수확한 채소를 가지고 겉절이를 담궈 먹었습니다. 김칫 국물에 국수도 말았구요. 담근 맥주도 일잔 곁들입니다.
평화롭게 다가온 가을, 이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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