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이 도착 했다길래 토요일인데 불구하고 사무실에 들러 가지고 왔습니다. 마침 토요일 밤 하늘이 맑다는 예보를 보고 양평에 왔습니다. 어재밤, 오늘 새벽 하늘이 제법 맑았습니다. 저는 양평에서 봤습니다. 저녁 기온 영하 3도, 새벽 영하 7도 였습니다. 겨울 별보기가 고난이긴 하죠. 춥고 뻣뻣해 지다가 쥐가 나기도 하고. 뭔짓인가 싶을 때마다 별빛이 보상이 됩니다. ㅎㅎㅎ
팟 캐스트 방송중 본격 망원경 업체가 되었다는 <과학과 사람들>의 사장님(?) 말씀따라 겉 포장 상자가 인상적입니다. 자체 제작한 상자의 인쇄가 심상치 않습니다. 속 포장도 잘 되어 있군요. 이번 망원경의 구경이 처음 보다 커졌다고 해서 100mm는 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80mm입니다. 하긴 그 비용으로 100mm로 하기엔 상당한 무리죠. 다행히 붉은 점 방식 파인더가 장착 되어 있어서 다행입니다. 처음 예고 됐던 망원경에는 파인더가 없었거든요.
망원경 설명서가 다 그렇듯 부실한 듯 해 보입니다. 사실 망원경 처럼 구조가 직관 적인건 없죠. 그냥 한눈 감고 들여다 보면 뭔가 보이는 게 망원경 이죠. 굳이 사용법이라 하면 천문학이라는 과학과 엄청난 경험이 될텐데 망원경의 설명서로 첨부하기엔 한도 끝도 없습니다. 이왕 <과학과 사람들>에서 야심차게 보급 하기로 하셨으니 별보기 모임(Star Party라고 합니다)을 자주 가지고 지도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부실한 설명서지만 두가지 점은 명심 해둬야 겠군요.
- 절대 태양을 향하지 말라
- 조립과 조정 낮에 충분히 익혀 둬라
사람들 망원경은 광학계는 "뉴튼식 반사 망원경(Newtonian Reflector Telescope)", 가대(마운트, Mount)는 경위대(Altitude-Azimuth) 계열 "도브소니언(Dobsonian)"식 입니다. 접안경위치와 별을 향하는 방향이 어쩌면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광고 사진에 얼토당토 하지않은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우리 "사람들"은 이런 사진을 보면 비웃어 줍시다. 아마 광학 계통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망원경 앞뒤에 뚜껑이 있습니다. 앞뚜껑만 여시면 됩니다. 추울 때 프라스틱이 수축해서 잘 안열리니까 주의해야 합니다. 확! 힘주다가 망원경이 나동그라지는 사고납니다. 불쬐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나오다 반복하게 되는데 이때마다 뚜껑 열고 닫고 하기 곤란합니다. 저녁에 한동안 밖에 놔두기도 하는데 이슬 맞고 먼지 앉고 그러면 반사경에 얼룩져서 곤란하니 뚜껑을 닫아합니다. 이럴때 비닐 봉지로 씌워 두세요. 커다란 비닐 봉지(이블싸는 정도로 넉넉한 크기로) 준비하세요. 딱딱하지 않은 얇은 비닐 봉지가 씌우고 벗길때 좋습니다.
파인더와 망원경의 방향 정렬은 낮에 미리 해두세요. 멀리 있는 전봇대나 건물 꼭대기를 조준하며 조정해 줍니다. 밤에 잘 보이지도 않는 별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경험자도 그렇게는 안합니다. 그외 관측을 위한 준비는 미리 해 있을때 해둡니다. 밤에 접안경이라도 땅에 떨어뜨리면 찾기 어렵습니다. 찾는다 해도 렌즈에 먼지 뭍고 기스나면 버려야 합니다.
파인더는 관측 대상을 조준할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파인더를 통해 별을 보는게 아니랍니다. 파인더로 별을 찾을 때 두눈 다 뜨고 찾는 연습을 해두세요. 마치 매직아이 그림 보는 듯한 느낌을 살려보세요. 두눈 다뜨고 넓을 시야를 활용해 목표를 찾을 수 있다는게 이런 빨간점 방식 파인더(Red-Dot-Finder)의 장점입니다. 망원경에 동봉된 파인더의 빨간 점 빛이 두단계 조절이 가능한데 둘다 너무 밝더군요. 밤에는 아주 흐릿해야 하는데 너무 밝아서 별 찾는데 방해됩니다. 돌리는 볼륨 손잡이 처럼 되어 조절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두단계 스위치는 별 관측용으로 맞지 않아보입니다. 게다가 코팅이 너무 진하게 되어 있어서 별빛이 아예 투과되지 못할 정도 더군요. 그렇다고 파인더만 새로 장만 하기는 그렇고, 자작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두눈 사용 연습은 평소에도 할 수 있습니다. 팔을 뻗어 손가락을 세웁니다. 두눈을 다 뜨고 손가락 끝과 손가락이 가리키는 대상을 동시에 보려고 시도해 보세요. 사팔뜨기 되는 느낌일 지도 모르겠군요.
접안경을 한 눈으로 보려면 감은 눈이 뻑뻑하죠. 이상하게 두눈 다 감거나 뜰때는 괜찮은데 한눈 감고 뜨기는 많이 피로해 지더라구요. 눈 감기 대신 손으로 가리고 보는 연습도 해보세요. 처음엔 뭔가 시야에 걸리적 거리는 느낌이지만 이 역시 연습하면 익숙해 집니다. 눈 뿐만 아니라 보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망원경 들여다보는 구부정한 자세는 평상시 우리몸에 익숙치 않죠. 몇분이상 구부정한 자세 취하는건 마치 벌서는 것과 같죠. 자세가 나와야 오래 봅니다. 망원경 들이 댄다고 막 보이고 그렇지 않습니다.
망원경에 동봉된 접안경의 시야각이 너무 좁습니다. 눈의 광축과 맞지 않으면 안보입니다. 이리저리 눈알을 돌려가며 접안경 들여다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별 모임에 갔을 때 누군가의 거대한 망원경을 들여다 볼 때 암것도 안보여 당황 할 수 있습니다. 다른사람은 잘보인다는데 나만 안보여...ㅠㅠ 망원경 주인의 성의를 생각해 멋지다고 말해 줘야하는데...고맙다고 해야하는데...ㅠㅠ 뒷사람은 줄서서 기다리고....ㅠㅠ
별보는데 취미가 붙으면 망원경 접안경을 장만 하세요. 메이커제 접안경 엄청 비쌉니다. 오륙만원 쯤하는 줌 방식 접안경이 꽤 괜찮습니다. 이배휘 여사네 가게에서 "Zoom Eyepiece"라고 검색하면 50~60불 짜리 있습니다. 줌 아이피스가 별로 라고 하는데 그건 기백만원짜리 망원경 사용하는 전문 작가들에게 그렇다는 겁니다.
밝은데 있다가 밤하늘에 적응 하려면 적어도 10분이상은 있어야 별이 보입니다. 겨울에는 춥습니다. 1분 견디기 힘듭니다. 털모자(귀마개 달린것),장갑(한면에 고무코팅된 것,너무 투박한 빨간 목장갑은 피하세요),목폴라(넥 워머, 후드워머), 면 양말과 보온 부츠(헐렁하고 바닥 두꺼운 안전화가 땅바닥 냉기 막아줌)는 필수 입니다. 두꺼운 파카로 중무장 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아! 내복. 스타일 안난다고 그러지 마시고 내복 꼭 챙겨 입으세요. 밤에는 오징어도 티 안납니다. 요즘 내복은 얇고 좋습니다.
별보기 전에 미리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오늘 밤 찾아볼 목표를 미리 정하고 별자리를 익혀 두세요. 추운데 헛고생 하고나면 다시는 나가기 싫어집니다. 맨눈으로 밤하늘의 별자리만 찾아봐도 멋집니다. 망원경은 시야각이 매우 매우 좁습니다. 그대신 별이 많이 보입니다. 여름 은하수를 보면 소금 뿌려놓은 듯 합니다. 그 가운데 행성뿐만 아니라 , 성운이나 성단을 찾아보세요. "SkyWeek"는 매주 볼거리를 알려주는 앱입니다. "Stellarium"은 별지도 무료 소프트웨어 입니다. 별보러 나가기 전에 미리 익혀 두시는 것은 필 수 입니다.
별보러가기 계획에 기상 점검을 해둬야 헛걸음 안합니다. 별보기 취미는 기상현상에 대한 지식을 요합니다. 기상청에서 동네 예보와 그날의 위성 사진을 검토해 보세요. 구름의 모양에 따라 오늘 밤 나갈지말지 결정합니다. 뭉개구름은 바람에 잘 밀려납니다. 낮에 뭉개구름이 보이면 기대해볼 만 하지만 새털구름이 보이면 밤에도 흐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별이 반짝반짝한 이유는 높은 하늘에 바람이 세게 불어 대기가 불안정 하기 때문이죠. 물론 하늘이 뿌옇다면 별볼일 없는 날이죠. 무엇보다도, 날씨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쉬는날 해만 떠있고 파란하늘이 보이면 별보러 나서는 겁니다.
맑은 밤하늘 맞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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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검색:
과학과 사람들, http://sciencepeople.co.kr/
뉴튼식 망원경, https://www.google.co.kr/search?q=newtonian+telescope
도브소니언 가대, https://en.wikipedia.org/wiki/Dobsonian_telescope
조준기(파인더) 자작, https://goodkook.blogspot.kr/search?q=조준기
Zoom Eyepiece, https://www.ebay.com/sch/i.html?_nkw=zoom+eyepiece
넥워머/후드워머, https://www.google.co.kr/search?q=neckwarmer
Stellarium, http://stellarium.org/
좋은 겨울 별보기 차림새, http://i.imgur.com/XIIamjd.jpg
좋지 않은 차림새,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gixdVtfgbHHSEeI-526MVwkDZpREgO7niiAyaYeegVBJa1hZQu-2D4O95th-844GMBlo_Zt5nGHGHhoFsgt_iYFas3v5zRXT2kRU-6YtNQ2gP3AyLT2vlQPFnlptvRmV8qacEy/s320/middle+years+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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