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리다....
감기에 걸린다는게 올바른 표현인가? 한글에서는 수동형으로 걸렸다 하고, 영어는 잡았다(catch a cold)하니 이것도 문화의 차이 인가보다.
지난주에 어머니께서 마실 다녀오시다 넘어지셔서 오른쪽 팔목을 다치셨다. 윗 팔과 아래팔 사이 관절이 탈구되고 일부 관절 부위가 부서졌단다. 그러시고는 동네 정형외과에 다녀 오시고 혼자 앓고 계셨던 모양이다. 동네 병원에서는 큰 병원 가보라고 했다는데 옛날에는 조금 다치면 그냥 두면 낳을거라고 생각 하셨단다.
그래도 통증이 있던지 막네 사위에게 전화해서는 친구가 팔을 다쳤다며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셨단다. 물론 병원비 걱정도 함께. 하도 이상해서 가보니 친구가 아니라 어머니께서 부목을 대고 계시길래 응급실로 모셨다. 이런 경우도 "친구이야기는 뭐다?" 법칙이 적용되는 가보다. 엑스선 사진을 찍어보니 수술을 피할 수 없겠다 한다. 여든이 넘은 연세에 전신마취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선다.
일요일에 입원하고 하루 병원에서 묵은 후 담당 정형외과의와 상담했다. 사진상으로는 많이 다친 것라고 한다. 상당한 통증이 있었을 텐데 자식들 걱정 할까봐 혼자 삭이려 하셨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다행이 팔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리나 머리였으면 큰일 날뻔 한 것이다. 의사의 설명이 꽤나 친절하다. 일단 수술로 교정을 하는데 기능은 완전히 돌아오지 못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어짜피 노인인데 크게 노동 할 일이 없으니 기능성 회복보다는 후유증 없기만 바란다고 했다. 특히 전신 마취 후 회복이 걱정 되었다. 어머니 께서도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 하신가보다.
수요일에 수술했다. 예상 시간이 2시간이었으나 약 3시간 정도 경과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됐고 마취에서도 잘 깨어 났고 선망 증세는 없었다. 내과와 정신과 협진으로 당뇨와 우울증 상담을 받으시고는 병원 생활이 수월 하신 모양이다. 정말 다행이다. 병원비 걱정을 하시는 것을 봐선 금방 회복하실 모양이다.
수술날 당일에 병실을 지켰다. 조금 쌀쌀했던지 아침에 목이 칼칼 해졌다. 어머니께서도 미열이 있으시단다. 결국 B형 독감 판정이 났다. 1인실 격리병실에서 사흘 계시다가 다 회복되어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 수술 자리도 정상적으로 잘 아문다고 한다. 다행이다. 그런데 정작 나는 독감이 심하게 걸렸다.
기왕 병원에 간병차 들르는 김에 신경과에 들러 안면 근육 마비증세 진료를 받았다. 머리 혈관 엠알아이도 찍었는데 이상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정형외과에서 어머니 수술한 의사에게 어깨 통증 진료를 받았다. 어깨 힘줄에 석회질화가 진행 됐단다. 일단 녹이는 주사를 맞았다. 엄청 아풀 거라더니 정말 아푸다. 참기 어려울 만큼 아파서 재활의학과에서 초음파 치료를 받았다. 돌을 깨는 치료라는데 엄청 아푸다. 이 치료 받다가 기절하는 사람도 있단다. 정말 아푸다. 몇일 지나니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지난 일년 내내 어깨가 묵직하게 아파오던걸 그냥 담이 들어서 그런줄 알고 스트레칭 만 했었는데 그럴 일이 아니었다. 앞으로 몇번더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어머니 간병한다고 몇번 병원에서 밤을 지키다가 감기에 걸렸다. 이 또한 그냥 나으려니 했더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코가 맵고 가슴이 아프다. 하루 푹 쉬면 되려나 했는데 감기 정도로 병원에 가지 않고 버틸 나이가 지난 모양이다. 약처방 받고 하루가 지나니 편해지긴 했다. 처방 약 중 하나가 졸립게 하는 성분이 있다고 주의하라고 한다. 먹고 나니 약간 몽롱해지는 기분이 든다. 오늘 아침도 빵 한장에 겨란 후라이로 아침을 해먹고 약을 먹었더니 졸립다. 언재 잠들었는지 모르고 깨보니 10시. 멍한 기운에 소파에 앉아 있다가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결국 출근 못했다. 그래도 많이 호전 됐으니 다행이다.
몸도 점점 고장이 늘고 자가치유가 어려워 지나보다. 기대 수명으로 따지면 앞으로 겨울이 25번 남았다. 그때까지 두발로 걷고 두손 놀리고 머리를 굴릴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의식주가 선결 과제라고 하지만 물자가 풍부해진 요즘은 튼튼한 몸과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야 한다는 것이 절실해 진다. 요즘은 돈이면 다 된다고 하지만 몸아푸고 머리 나뿐 것은 돈으로 될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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