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2월 11, 2022

[햄린이의 무선공학] 전류와 전압

[햄린이의 무선공학] 전류와 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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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레발을 너무 떨었지? '햄린이'를 앞세워 눈길을 좀 받아볼라고 잘난척 좀 했다고 여겨주길 바래. 먼저 시작하기 전에 받아들여야 할 것은 그냥 받아들이자는 말을 하고 싶어. 1 더하기 1은 왜 2야? 라면서 덧셈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던데 그러지 말자는 얘기야. 우리가 서로 약속한 것들, 굳이 증명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들(이런것을 '공리'라고 한다네)을 의심하지 않듯이 자연현상을 굳이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체, 부도체 그리고 반도체

알다시피 도체(conductor)는 전기가 흐르는 물질. 부도체(non-conductor)는 전기가 안 흐르는 물질. 그럼 반도체(semi-conductor)는 전기가 반쯤 흐르는 물질인가? 그렇게 말한다고 뭐 어쩌겠냐만 좀 찝찝 하잖아? 그럼 저항체는 뭐야. 반쯤 흐른다니까 마치 저항 같잖아. 반도체는 전기가 안흐르는 물질이야. 실리콘이라며! 실리콘은 모래라던데 전기가 반쯤 통한다고? 원래는 전기 안통하지. 근데 이 물질을 손을 좀 봐줬더니 도체가 됐다가 부도체가 됐다가 하는 성질을 부리지 않겠어! 반도체는 밖에서 어떤 조건이 맞으면 도체가 되는 물질을 말하지. 원래 자연에는 이런 물질이 없었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이야. 핵물질도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인거 알지?

도체는 왜 전기가 흐르는 건데? 금속이라고 불리는 물질들이 대개 도체지. 이 물질은 전자가 풍부해서.....라고 하기엔 좀 찝찝하지? 철보다 더 많은 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전기를 잘 통하지 못하는 물질도 많거든. 그보다는 전자를 붙들고 있는 힘이 느슨한 물질이야.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자고. 집구석 내력이 원래 그런 것처럼 전자들을 느슨하게 거느리고 있는 물질이야. 그러니 지들끼리 뭉쳐도 느슨하지. 말랑말랑 하다고. 잘 휘는 성질이 있지. 유리같은 부도체는 딴딴하게 뭉쳐 있어서 깨져버리잖아.

도체라는 물질에 느슨하게 붙어 있던 전자들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그러진 않아. 망나니 자식도 밖에서 입맛 당기는 유혹을 해야 나가지. 우리집 애는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비뚤어진 거잖아. 밖에서 힘을 가하는데 '전자'라는 녀석을 유혹 하려면 걔가 끌리는 유혹을 해야지. 그 힘이 전압이야.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힘이 있는데 물체를 이동시키는 힘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전자' 라는 애를 유혹해 내는 힘을 '전압' 이라고 하는거야. 느슨하게 묶여 있다가 전압에 의해 집나간 전자를 '자유전자' 라고 하지. 그럼 반도체는 뭐야? 원래 잘 단합된 집안 이었는데 밖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기어들어 온거야. 언재든 튀어나갈 놈이지. 밖에서 자유전자를 주입해서 만든 물질이 반도체야. 실리콘 이라는 물질이 외부에서 전자를 주입하면 순순히 받아들이는 성질이 있다는 걸 알아낸거야. 사실 순순히는 아니고 엄청난 열을 가해야 하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전자를 받아들이거나 내뱉는 성질이 있어. 산소나 수소도 그래. 집안마다 가풍이란게 있듯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 금속에 딸린 전자들은 지들끼리 강력히 결속되어 있다가 조그만한 유혹에도 떨어져 나가기 쉬운 성질이 있는거야. 강력한 결속력으로 인해 고체 형태로 유지하고 있어서 평소에 다루기 쉽지. 기체가 그랬어봐, 이세상이 이런 모습으로 존재하기도 힘들어. 우주가 그렇게 생겨 먹었는데 왜 그런지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철학이 되버려. 우리는 그냥 그렇게 생겨먹은 자연을 잘 활용하는 쪽으로 맘먹자구.

전압과 전류

전압과 전류가 있지. 우리가 회로를 꾸미고 현상을 모형화 해서 분석하고 따지는데 그 최종 목표가 뭐냐면 전압과 전류의 변화를 알아내려는 거야. 여기서 '변화'가 중요해. 일상에서 등속도로 움직이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느끼잖아. 그런데 속도가 '변화'할 때 비로서 무슨일이 생겼구나 하고 무슨일인지 알려고 덤비는 거랑 같아. 전압과 전류가 요동치면 이게 뭔일인가 알아보려고 덤비는게 수신기지. 요동치게 만드는게 송신기이고. 라디오를 켜서 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아무 의미 없는것 같아도 이것의 근원이 궁금해서 알아보니 태초에 우주가 만들어지면서 퍼져나온 신호라고 해서 우주 초단파 배경복사(CMBR, 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라는 이름이 붙었어. 그거 발견한 사람이 나중에 노벨상도 탓고. 사실 발견이라기 보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아냈다고 하는게 맞겠다. 어쨌든....

전자들을 유혹하는 힘이 바로 전압이야. 그런데 따져볼께 있지. 얼마나 쎄게 유혹을 할까? 한 놈이 유혹할까 아니면 여러넘이 유혹할까? '얼마나 쎄게'가 전압이고 '몇놈'이 전류지. 그럼 유혹해낸 전자의 총량을 생각해 보자구. 한 놈이 10 만큼 유혹할 수도 있고 열놈이 1 만큼 유혹할 수도 있잖아. 그럼 총량은 같지 않겠어? 그래서 총량을 전력(Power) 라고 부르기로 한거야. 전류와 전압을 곱하기로 한거지.

P = IV

I 는 전류량을 말하고 V는 전압을 말해. 여기에 한가지 더 생각해 줘야 할게 있지. 바로 '시간'이야. 우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사건을 느끼며 산다는 사실을 잊지마. 앞서 얘기한 '변화' 라는 말에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라는 말이 생략된거야. 시간이 지나면서 전압이 변하고 전류도 변하면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지. 그 '의미'를 우리는 '신호'라고 불러. 그런데 '능력'이 있지만 이 '능력'이 발휘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내게 1킬로와트 짜리 무전기가 있어서 전원을 넣었거든. 근데 어쩌라고? PTT를 눌러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야 비로서 능력이 발휘되잖아. 근데 PTT를 누르는 시간이 1초인 경우와 10초인 경우 발휘되는 효과가 다르겠지. 그래서 시간을 포함 시켜서 '전력량'이라고 하자구. 전력량에 시간을 곱해서 '전력사용량'으로 나타내는거야. 건전지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전력사용량, 다시 말하면 모아놓은 전력량을 표시하지.

햄린이가 야외로 나가서 이동운영을 하는데 필요한건 뭐다? 밧데리지. 밧데리 용량 표시에 이렇게 써있네.

12VDC, 10Ah

이 밧데리는 출력 전압이 12볼트 직류인데 전력용량은 10 암페어 아워(hour) 라는 뜻이야. 주의할 것은 표시된 전압과 전력용량은 조금 다른 의미라는 걸 감안해 줘야해. 10Ah라는 의미는 1V로 1A 씩 뽑아쓰면 10시간 쓸수 있다는 뜻이고 2V로 500mA를 뽑아내면 역시 10 시간 쓸 수 있다는 소리지. 그런데 이 배터리가 출력 전압이 12볼트잖아. 그럼 12볼트 1암패어씩 뽑아쓰면 12v x 1A x (?)h = 10Ah 이니까 (?)는 0.833 시간이잖아. 60분을 한 시간이니까 60 x 0.833 = 49.98, 약 50분 가량 쓰겠네. 밧데리 입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뽑아갈지 모르니까 그렇게 용량으로 써놓은거야.

야외 QRP 운용 배터리

이제 내 무전기가 요구하는 전력량을 계산해 봐야지. 전류계가 단린 전원 공급기를 사용하면 쉽게 알아낼 수 있어. 요즘 이런 전원장치를 값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까 하나씩 사두면 여러모로 쓸모 있을거야. 아래 사진에 있는 것은 2만원가량 하는데 전압조절도 되고 과전류 차단 기능도 있어서 괜찮더라고.

내가 가진 무전기가 송신할 땐 1A를 쓰고 수신할 땐 20mA를 쓴다고 하자고. 수신만 줄기차게 하면 10Ah 용량의 전지로는 10000mAh/20mA 이니까 500시간은 쓸 수 있지. 송신만 줄기차게 한다면 10Ah/1A 이니까 10시간 연속 송신이네. 송신보다는 수신을 많이 하고, 말할 때만 전파가 나가는 SSB 송신기의 경우 훨씬 오래 쓸 수 있지. 5~60Ah 면 엄청난 용량의 밧데리야. 무게도 만만치 않고 말이야. 야외 QRP 운용 이라면 5~10Ah 짜리만 되도 하루 이틀 캠핑운용에 충분하리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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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QRP 전신 무전기는 이렇게 생겼어. 수년전에 전자공작 카페라는 곳에서 공동 제작한거야. 7Mhz 밴드의 전신용인데 전파의 안테나 출력 전력이 3와트짜리지.

얘가 수신할 때는 약 70mA 를 소모하고 송신할때는 620mA를 소모해. 12볼트 입력이니까 소모 전력량은 수신할때 0.07A x 12V = 0.84 W, 송신은 0.620A x 12V=7.44W 지. 안테나로 나가는 송신되는 전파의 출력이 약 3와트니까 입력 대비 절반도 않되네? 무전기 전체 소모 전력량을 표시한 것이긴 한데 전파 방출이 원레 이렇게 비효율적이야. 내가 쓰는 진공관식 무전기가 있는데, 얘는 출력단 플레이트 전압이 800V가 걸리거든. 200와트 전파 출력시 플레이트 전류가 450mA를 표시하니까 소모전력은 0.450A x 800V = 360 와트야.

3와트 전파출력 소출력 무전기를 야외에서 사용하려고 충전 밧데리를 만들었어. 3.7V 짜리 충전용 18650 전지 두개를 직렬 연결했더니 약 8볼트 가량 나오더라고. 무전기에 필요한 12볼트를 꺼낼려고 직류 승압용(스텝-업) 레귤레이터를 썼어. 이것도 1.5만원쯤 하더라고. 가격도 그렇지만 이런게 흔하다니 요즘은 자작하기 참 좋은 세상이아.

전지 하나당 3500mAh 라고 하니까 두개면 7000mAh가 되겠지. 전력용량을 따져보면 7암페어 아워라는 뜻은 7볼트로 1암페어(전력은 7와트)를 소모하는 전자기기라고 하면 한시간은 쓸수 있다는 뜻이 되겠지. 암페어-아워(Ah)나 와트-아워(Wh)나 같은 뜻인데 Wh라고 하면 대개 고정전압 일때 표기하는 것이고 Ah 는 전압이나 전류를 가변할 경우 표시하는 거라고 봐도 되. 예를 들어 가정에 공급되는 전압은 고정 시켜 놨으니까 사용 전류량을 시간으로 계산하지. 두꺼비집을 보면 사용 전력량을 Wh 라고 써있을거야.

내 무전기가 송신시 7.44W 를 소모한다니까 이 7000mAh의 전원장치로는 한시간 조금 않되게 연속 송신을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네. 수신만 한다면 7000mAh / 84mA = 83.3 시간(hour)이야. 그러니 준비할 뱃터리를 계산하는데 송신만 고려하자구. 한번 교신에 5분 걸린다 치고 전건을 누르는 시간은 2분이라고 치자고. 이정도 교신 이라면 적어도 2~30회의 교신은 가능 할텐데 하룻밤 운영은 할 수 있지 않겠어? 자기전에 충전 해 놓으면 되고. 충전은 이미 생활화 됐잖아. 야외에 나가면서 먹을거며 입을거며 짐도 많은데 크고 무거운 배터리는 필요없겠지. 물론 교신이 주목적이라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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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어지간 하면 실용 위주로 말빨 올리기 위주로 풀어볼 참이야. 교신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주길 바래. '무선공학' 이라고 하기엔 남부끄럽진 않지? 다음엔 직류와 교류 얘길 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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