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6월 24, 2014

폼나고 우쭐대는 전신의 대열에 합류하세요...

어재는 아마추어 무선국 정기검사를 받았습니다. 벌써 6년차군요. 주로 전신운용만 한다니까 검사관이 누구랑 교신 하세요? 하더군요. 검사다니면서 화상교신, 컴퓨터를 동원하는 것은 봤지만 전신 위주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전신에 대해 예전에 써놓은 글이 있네요. 전자키어(Electronic Keyer)에 대한 답변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폼나고 우쭐대는 전신의 대열에 합류하세요...
(2011년 4월 29일 전자공작 카페)

전신의 묘미는 기다란 쇄 막대에 연결된 전건(전통적인 접점 하나 짜리 스트레이트 키)를 두드리는 맛일 겁니다. 그런데 이를 두드리다 보면 팔과 어깨도 아프고, 지속적으로 돈(DIT) 과 쓰~(DAH)를 일정한 간격으로 맞춰 타전하기 쉽지 않지요. 그래서 접점 두개 짜리 패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쪽 접점을 누르는 동안 계속 돈 만 나오고, 다른쪽을 누르면 쓰~ 만 계속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한쪽으로 누르고만 있어도 지속적으로 진동하도록 스프링과 추를 달아 만들었는데 굉장히 예민하고 속도 조절하기 까다롭지요. 이런 키를 버그-키(Bug Key)라고 합니다.

전자공학이 발달하여 지속적으로 진동하는 전자회로를 꾸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속도도 마음대로 조절 가능 하게 되었지요. 바로 발진회로라 하는 것입니다. 라디오 전파를 발생 시키기 위한 신호원 입니다. 진동 속도가 무선 전파처럼 초당 수백만번씩 진동 시킬 수도 있고, 아주 느리게 초당 열댓번 진동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응용하여 전자회로로 돈과 쓰~의 신호를 만들어 내는 장치가 나왔는데 이를 전자 회로로 꾸민 자동 전신음 발생기라 해서 간단하게 전자-키어(Electronics Keyer, 줄여서 일렉 키어, Elec-Keyer)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초당 10번 진동하는 회로를 쓰~ 접점에 두고, 초당 30번 진동하는 회로를 돈 접점에 두면 정확히 1:3 짜리 키어가 되는 것이죠. 이미 20세기 초반 진공관이 시절 부터 전자 키어가 있었다고 합니다. 크기도 한덩치 했겠지요. 전자공학이 더욱 발달해서 요즘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전자 키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덕분에 전신 송신은 쉬워 졌지만 수신은 여전히 수동입니다. 사람 귀를 통해 듣고 두뇌 활동으로 이를 해석하지요. 마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가끔 컴퓨터로 전신음 수신을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정확도가 매우 떨어집니다. 송신 상대방이 아주 정확한 속도로 타전해 줘야 하고, 신호도 아주 강력해야 합니다. 혼신 잡음들이 끼면 전혀 소용이 없게 됩니다. 사실 혼신속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마추어 무선의 특징이자 장기 이기도 합니다. 상업 무선국에서 이런일이 생기면 당장 조사들어갑니다. ^^

컴퓨터를 이용해 통신을 하려면 그냥 디지털 모드가 아주 좋습니다. 저전력으로도 원거리 통신이 가능합니다. 디지털 부호화 기술 덕분입니다. 게다가 전문이 문자로 화면에 나오니 듣기에 애먹을 필요도 없고 외국인 앞에서 겁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전신을 하려는 이유는 한마디로 재미 입니다. 아울러 또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추어 무선사로서 자부심이 높아 집니다. 전신을 하면서 얻는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는 무전기 자작 입니다. 아마추어 무선사라면 적어도 작은 무전기 하나쯤은 제손으로 만들어 봐야죠. 전신용 무전기 만들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진짜 송수신이 다 되는 무전기를 손바닥 만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백만원 하는 무전기랑 원리는 비슷합니다. 자작하면서 무전기 원리도 배우고 인두기 잡다가 손도 데고 하다보면 취미로서 할 이야기 거리가 아주 풍부해 집니다. 추억을 쌓는것은 취미의 커다란 즐거움이죠. 오엠님들끼리 모여서 뒷담화로 무전기 자작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면 상상만 해도 멋집니다. 관심이 생긴다면 전자공작 카페로 오십시요.

http://cafe.daum.net/elechomebrew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정기 전신 교신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전신 코드를 외우셨으면 아주 느려도 괜찮으니 C3 정기 교신에 참여해 보십시요. 토요일 아침 9시~10시 사이에 7.013~7.017Mhz 사이에서 CQ C3 라는 신호를 듣게되면 그냥 자기 콜사인 만이라도 쳐보세요. 분명 응답이 있을 겁니다. 전신교신에 데뷰 무대가 될 겁니다.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 무선인데 폼도 나고 우쭐댈 수 있으면 좋지요. 가끔 전신 좀 한다고 거들먹 거린다고 비난하시는 분이 계신데 취미는 원래 남보다 다르면 잘난체 하고 싶은 겁니다. 좋은 차 사면 폼잡는 거고, 좋은 낚시대 사면 우쭐 하는 것이랑 같지요. 아마추어 무선을 무슨 국민계몽 운동 쯤으로 생각하면 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부러우면 지는 겁니다. 자격급수도 높이고 자작으로 실력도 다지고, 전신도 하셔서 우쭐대고 폼나는 대열에 합류 하세요.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