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5월 12, 2019

[양평집] 장가르기

[양평집] 장가르기

지난 3월 22일에 메주를 사다가 담궈 두었더랬습니다. 용문장에 나갔다가 메주를 사려 했으나 썩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진 글들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지만 푸른 곰팡이가 낀 메주가 좋다 하는데 제눈엔 검기만 하더군요. 결국 어머님께 도움을 구해 한말 분량의 띄운 메주를 구했습니다. 시골에서 보내온 것이라는데 검기는 매한가지더군요. 너무 짜도 안되고 싱거워도 안되는 장 담그기의 대원칙인 '겨란을 담궜을 때 오백원짜리 동전 만하게'에 따라 소금을 풀어 메주를 담궜습니다.



메주 담근지 두달여만에 장가르기를 했습니다. 소금물에 불은 메주는 건져 된장을 만들고 삭은 물은 간장이 되도록 가르는 겁니다. 메주를 건져보니 미묘한(?) 색감이지만 구수한 냄새가 나는걸 보니 제대로 된걸까요.



한번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보니 짜네요. 간장, 된장은 원래 짠거니까 짠게 정상이라고 맘먹습니다. 잘 치댄 된장과 거른 간장을 항아리에 잘 담았습니다.



그리고 면포를 씌우고 유리 장뚜껑을 덮어 장독대에 고이 모셨네요. 여름 내 땡볕에 잘 익어 맛난 장맛을 내주길 바래봅니다.



그간 마당 한켠에 관상용(?)으로 존재했던 장독대가 진짜가 되었습니다. 올 가을엔 메주도  띄워 볼까봐요. 지난 겨울 손수 기른 무배추로 김장도 담그고 항아리에 묻어둔 김치를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이제 장 담그기까지 했으니 시골 생활 완전체가 되는데 한걸을 더 나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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