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9월 03, 2018

[양평집] 2018년 8월 결산, 여름 막바지

[양평집] 2018년 8월 결산, 여름 막바지



8월초, 여름 더위가 수그러들 기미가 안보입니다. 낮에 39도까지 올라가서 도서관으로 피신했습니다. 공부하는 틈틈이 김산과 님 웨일즈의 '아리랑'도 마져 다 읽고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가 눈에 띄길래 읽게 되었습니다. '지적 호기심, 깨달음의 기쁨, 나눔의 즐거움'을 가지고 살라 합니다. 읽으면서 나도 그런데... 이번달은 ANUx 의 우주론(Cosmology)을 수강중입니다. 더위 덕분에 호기심을 채우고 깨달음의 기쁨이 넘치고 있어요.

도서관에 다녀와 저녁 때가 되어도 집안 온도가 32도를 웃도네요. 마당 원두막에 모기장 치고 밤하늘 별구경 합니다. 별노래를 누가 들을까 작은 소리로 흥얼거려 봅니다. 주중에는 동네를 혼자 지키고 있으니 음치를 흉볼이 없지만 그래도...

휴대전화 카메라로 별자리가 찍혔습니다. 여느 디지털 카메라 못지 않군요. 북쪽 하늘의 북두칠성



그리고 남쪽 하늘입니다. 왼쪽 밝은 점이 화성, 가운데 중간의 토성 그리고 오른쪽 끝에 목성 입니다. 목성이 좀 초라(?)하네요. 가운데 토성 아래에 궁수자리의 찻잔 모양이 선명하네요. 손에 들고 자동 노출로 찍어도 이정도 인데 장노출 사진을 시도해 봐도 될것 같아요. 은하수가 찍힐지 은근히 기대해봅니다.



중순 들어가면서 새벽 온도가 그래도 약간 내려 갔습니다. 7일이 입추라는데 가을이 온 건지 만 건지 낮에는 37도. 중간에 소나기도 내렸고 가을 하늘이 보이긴 하네요.



봄에 포도나무 세그루를 심었는데 몇알씩 달렸습니다. 월말에 제법 익었길래 한송이, 그래봤자 서너알 달렸습니다만, 따먹었더니 포도맛이 나요. 당연한 것을 마냥 신통해 하는 중이죠
.


텃밭 아재들 사이에서 슬슬 김장 준비 얘기가 나오는군요. 지난 하지 때 감자를 수확하고 묵혀 두었던 밭에 김장 배추를 심을 계획을 했었습니다. 밭을 한번쯤 깊이 갈아 줘야 한다더군요. 겨우 스무평 남짖한 밭이라도 삽질은 힘들죠. 다행히 이웃에서 밭을 갈아주마 하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가끔 막걸리도 한잔하고 수제 맥주 들고가서 같이 마시고 옵니다. 더구나 좋은 배추 모종을 구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관리기로 갈아주신 밭을 정리하고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배추 모종 심기 전후로 태풍이 와서 비를 내려주고 갔네요. 어쩐지 진짜 김장을 담글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어요. 무우 씨를 뿌렸더니 싹이 나오고 파종한 쪽파도 쑥쑥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짜 내손으로 키운 배추와 파로 김장을 담그게 되면 어쩌죠? 마당에 김장독도 두어개 묻어볼까? 겨우 모좀 심어놓고 김칫국부터 거하게 마셔봅니다.



막 딴 빨간 고추와 녹색의 꼭지 색이 정말 예쁘네요. 우리밭에서 딴 빨간 고추는 십여개. 이웃에 고추농사를 크게 짓는 분이 계서서 열다섯근 샀습니다. 물론 김장에 쓰려구요.

지난달 말에 수박이 달려서 맛나게 먹었는데 연이어 달렸네요. 크기가 작은 애플 수박이라는데 잘하면 대여섯개 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세진 이웃에 한개씩 나눠 드리려고 달린 수박마다 주인 정해 놨습니다. 잘 자라라며 아침저녁으로 수박과 대화를 합니다. 그러다 피식 웃죠. 겨우 손톱 만한게 달렸다고 나눠먹을 생각을 먼저 하다니. 텃밭 짓는 재미지요.



토마토와 몸에 좋다는 아로니아도 열렸습니다. 양은 얼마 안되지만 반짝이는 모습이 예쁩니다.



8월 장맛비가 지나간 뒤 마당 화단입니다. 한결 풍요로워 졌습니다.



샤프란, 수련, 허브들도 꽃을 피웠습니다.




일주일 중 나흘을 시골집에서 지냈더니 예기치 않은 이웃의 방문도 받게 되는군요. 아마 저넘어 펜션에서 기르는 모양인데 마당에 와서 꼬리를 흔듭니다. 밥짓는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듣고 안가고 부억 창 아래에서 꼬리를 흔드니 그냥 내보내기 어렵네요. 몇번 밥을 주었더니 때되면 찾아와 저러고 쳐다보네요. '점박이'라고 이름도 붙여 줬습니다.



잉꼬새 입니다. 애완용 새가 날아 다니길래 도망나온 것 같아서 동네 통신망에 수소문 했더니 기르려고 데려왔다가 날려 보냈다고 합니다. 간밤에 비가 왔는데 어느 처마밑을 헤멧을지 불쌍하기도 하고, 모이로 할만한게 없어서 쌀알을 줬더니 머뭇거리다가 다 주워 먹더군요. 아무리 미물이라지만 생명이 있는데 저리 내버려두면 않될 것 같아 온실에서 기르기로 했습니다. '연두'라고 이름도 지워 줬구요.



여름 더위가 그렇게 기승을 부리더니 월말 아침 일찍 마당에서면 입김이 나와요! 밤에는 반딧불이도 한둘 날아 다니는 군요. 이제 올해도 3분의 2가 지났습니다. 가을 맞을 채비를 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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