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사람들> 팟캐스트를 처음 들었을 때 두번 놀랐습니다. 첫번째 놀라움은 과학 팟캐스트라니 가능한 걸까 였고, 두번째는 사업체 였다는 겁니다. 외국의 과학 팟캐스트 몇개 알고 있는데 분량도 작고 대부분 기부를 받아 운영하거나 공공기관의 후원을 받는 곳도 있더군요. 하물며 기초과학이 대접 받지도 못한다는 우리나라에서 자체제작 과학 팟캐스트라니, 그것도 사업체에서 매주 두시간 분량으로 제작하는게 놀라웠습니다. 기부를 받지도 않고 다른 사업을 해서 메꾸는 것 같더라구요. 과연 지속 가능하긴 한 걸까?
종종 방송 중 협찬을 바란다거나 뭔가 다른 사업을 소개할 때 어려움이 비쳐지기도 해서 안타깝기도 했구요. 그러다 최근에 과학 행사(일식 유람단)를 꾸려보고 상당히 고무되었던지 회원제를 시작 했더군요. 이어서 어른들을 위한 수학 유료 강좌를 신설하고 수강생을 모집중인데 좀 우려스럽긴 했습니다. 유수 언론사에서 조차 외국의 황색 신문 기사를 받아적기를 넘어 공상소설로 재생산하는 과학 풍토를 잘 알텐데, 상당한 수강료를 받는 어른의 수학이라니! 기특하기도 하고 실망하게 될까봐 걱정도 됩니다. 수강생 수도 많지 않을 테지만 12주라니 걱정이 드는건 오지랍이 넓은 탓이겠지요.
최근 방송분을 들으면서, 사업체에서 운영하다보니 뭔가 새로운걸 보여 줘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번 방송했던 주제라고 다시 다루기 쑥스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거대 상업 방송에서도 중복해서 다루고 재방송도 서슴치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한 욕심 이라고 생각됩니다. 같은 주제라도 업그레이드 한다거나 지난 방송 재방송 하면서 코멘트 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솔직히 그동안 다뤘던 내용들이 만만한 것이 없는데 한번 듣고 이해 됐다고 생각진 않습니다. 여러번 얘기했으니 옛날꺼 다시 들어보라고 하면 그거 다시 들을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과학계 새소식 나오면 재방송 클립도 끼워 넣기도 하고, 좀 뻔뻔해 져도 좋을 겁니다.
그래도 국외 유수 과학자들이 출연하는 과학 팟캐스트인데 "과학"을 들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 여름 납량특집 파티클이야기, 상대론, SETI 같은 주제는 몇번 했다지만 그걸 이해하는 청취자가 몇이나 될까요? 빅뱅과 우주론은 어떻습니까. 한번에 끝내려 하지말고 세분하고 살을 붙여서 다시 다뤄 주면 좋겠습니다. 물론 재미가 없으면 지루할테니 가십거리나 과학사로 균형을 맞춰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을 한다는 회사의 홈페이지가 너무 웃깁니다. 게시판에 글쓰다 뚜껑열립니다.
끝으로 청취자나 회원들이 너무 "샤이" 한가 봅니다. 숨어서 지지하지 말고 게시판에 글도 올리고 질문도 하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일테면 최근 K 박사님 새책 다들 사보셨습니까? 그 책 내용 다 이해 하셨어요? 정말? 좋은 과학자, 나뿐 과학자, 이상한 과학자 이야기도 있지만 거기 나오는 도표들 이해 못하겠던데요. 질문을 하고 싶어도 지난 몇개월 동안의 게시판을 보면 답변을 받을 수 있을 지 궁금해 지더군요.
어쨌든 이제 시작이라고 하기엔 <과학과 사람들> 팟 캐스트 들어온지 벌써 몇년이 흘럿네요. 크게 출렁임 없이 꾸준한 운영 기대해 봅니다.
<어른의 수학>은 기대되는 만큼 걱정도 많이 됩니다. 잘 돼야 하는데.....
<사람들 망원경>이 조만간 도착할 모양인데 이것도 우려됩니다. 망원경 다루기가 보통일 아닐텐데. 회원들 기대치가 실망이 되면 어쩌나.
걱정도 병입니다.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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