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4월 17, 2023

[HAM] 아마추어 무선 이라는 취미는 한물 갔다고 하는데...

[HAM] 아마추어 무선 이라는 취미는 한물 갔다고 하는데...

내가 아는 취미가들은 이렇더라.

낚시꾼, 물고기 이름, 생태를 줄줄 꿴다. 어류학자도 아니면서...
텃밭 가드닝, 꽃과 나무 이름, 계절별 파종, 개화, 수확시기 줄줄 꿴다. 식물학자도 아니면서...
비행 시뮬레이션 덕후, 탑승한 비행기 조종사 갑자기 기절하기만을 꿈꾼다. 추락따위! 조종사도 아니면서...
사진 덕후, 카메라와 렌즈, 사진의 심도, 튼튼한 팔 근육! 사진작가도 아니면서...
프라모형 덕후, 조립, 사포질, 데칼, 웨더링 도색, 차마 뜯기조차 못하고 프라탑, 포장 상자마져 수집.
별지기, 은하 성단의 나이며 거리며 밝기며 좌표 며 별자리 신화까지 줄줄 꿴다. 천문학자야?

그런데,

아마추어 무선, 50년경력에 교신 횟수만 수만국 자랑. 전자회로? DSP? 아마추어 무선사들 중에 박사도 많고 전문가도 많은데 취미가는 그딴 것 몰라도 된단다. 그리고 니잘내잘. 

내가 아마추어 무선이라는 취미를 알게된 것은 한 40년 전 쯤일거다. 그때 최대소망은 '통신형' 수신기였다. 간단하다는 말에 0-V-1 재생식 수신기라도 만들어 보겠다고 세운상가를 들락거렸다가 우연히 단파 라디오를 구했다. 하지만 SSB 수신은 않됐다. 어찌어찌 하여 BFO 라는 것이  있으면 들을 수 있다기에 뭔지도 모르고 회로도 대로 만들었더니 정말 햄들의 교신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그 감격이라니! 노란색 IFT와 트랜지스터 한개 그리고 폴리 바리콘으로 그려진 BFO 라는 그 회로. 발진 주파수 455khz 라는 그 회로. 그때는 몰랐다. 그저 단파 라디오 옆에 놓기만 했는데 왜 햄 사이의 목소리를 들려주는지 그저 신기했을 뿐. 몇십년이 지나 원리를 알게된 지금 나는 통신회로 전문가가 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궁금증이 되살아났고 그 궁금증을 풀고나니 속이 후련해졌다.

아마추어 무선 이라는 취미는 한물 갔다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나날이 발전하는 전기전자 기술과 통신기술 덕에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아먹는 이 취미가 한물 갔다면 모순 아닐까? 그 통신기술 발달 때문에 이 취미가 한물 갔다는데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마도 취미를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궁금증을 가지지 않는 태도, 그 게으름을 변명하려고 꺼내든 '전가의 보도'랍시고 휴대전화를 들먹이진 말아야 겠다. 궁금증을 가지는 태도,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는 노력도 취미의 발전일 것이다. 그래서 '무선통신 시스템 설계(Radio System Design)' 공부[링크]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마추어 무선가들에게서 좀 기이한 것은 자기가 게으르면 그만이지 다른사람이 궁금해 한다고 말리고 타박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서 마이크 음질이 어떻다느니 무슨 안테나가 좋네 마네 니잘 내잘, 게다가 전신은 쓸모 있네 없네 훈수두길 빠뜨리지 않는다. 내 주변에 있는 아마추어 무선사들 만 그런가?

더 기이한 것은 그 취미를 활성화를 부르짖는 인터넷 커뮤니티는 글읽기 조차 닫아 놨다. 심지어 아마추어 무선의 본산이라는 곳까지 그지경이다. 그러고도 한물간 취미라며 한탄이라니 이런 모순이 또 없다. 가입하고 입회하면 될 것 아니냐며 영업의 기본도 모르는 소리를 해댄다. 아마추어 무선 이라는 취미가 한 물 가길 바라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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