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2월 06, 2023

[HAM] 햄린이의 첫 무선국 꾸미기

[HAM] 햄린이의 첫 무선국 꾸미기

* 이 글은 ARRL의 QST지 '햄린이 연재(First Step in Radio)'의 19편 '첫 무선국 꾸미기(Equipping Your First HAM Station)'의 번역입니다.

Part 19 -- Equipping Your First Ham Station, QST July 1985, pp. 34-36, http://www.arrl.org/files/file/Technology/tis/info/pdf/8507034.pdf

앞서 무선국 운용에 필요한 기본 사항들을 배웠으니 이제 무선통신의 장에 나설 때가 됐습니다. 무선통신 장비(무전기)를 장만하고 첫 교신(QSO)을 준비할 때가 된겁니다.

신품을 구매할까? 중고품은 어떨까? 자작 송신기와 수신기는 괜찮나? 아마추어 무선국을 꾸미려는 당신에게 이는 아주 중요한 질문이 될겁니다. 여러분은 그 누구라도 이 취미에 투자할 비용에서 최대의 가성비를 얻고자 할 것이며 그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랄 겁니다. 잘못된 장비 구입으로 인해 잃게될 비용은 물론 새로운 아마추어 무선사가 되겠다는 설레임을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연재 기사의 마지막회에서는 초보자의 무선통신에 맞는 장비구입에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합니다. 신품을 사든 중고 혹은 자작품을 고르든 구입 방법에 따라 쓰게될 비용과 바로 연결되죠.

스스로 만들어 꾸미기

입문자라도 기술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아마도 전자산업에 종사한다거나 전자회로를 설계할 수도 있을 터고 남의 회로지만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도 있죠. 사실 아마추어 무선사 자격의 중요한 목적이 자신의 송신기를 다루기 위한 허가 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내가 처음으로 자격을 필요로 했던 이유 이기도 했죠[한세기 전에는 송신기를 대부분 만들어 썼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신이 만든 송신기로 전파를 내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때는 무선국 운용이나 무선 대화보다는 기술에 훨씬 관심이 많았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아마추어 무선사가 기술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게되면 여러가지 장점이 많습니다[즐길 수 있는 취미의 폭도 넓어진다.]

그러면 전자 기술의 지식이나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 취미는 어려운가요? 아주 간단한 회로를 꾸민다 하더라도 돈과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게다가 성능은 기대에 못미치거나 아예 작동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직접 꾸미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평판이 좋은 판매자로부터 조립부품이 모두 갖춘 일습을 공급받으시길 바랍니다. 이런 키트 품을 조립하는 일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부품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고 그 부품들이 어떤 역활을 하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제대로된 설명서를 갖춘 키트는 좋은 평판을 받기 마련이다.]

복잡한 무전기를 직접 만들 수는 없더라도 공작에 관심이 있다면 무선국에 필요한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만들기에 어렵지 않고 실패할 염려가 없는 몇가지 소품들 나열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대개 QST지의 기사에 나왔던 것들 입니다.

1) 전송 정합장치(안테나 튜너 또는 안테나 매칭 장치라고도 합니다.)
2) 안테나 측정을 위한 전계강도 측정기 [코일과 콘덴서 결합 공진회로와 다이오드를 이용한 딥 메터 정도의 간단한 측정기]
3) 안테나(아마 가장 흔히 시도하는 것)
4) SWR 표시기 [저항 브릿지 회로와 발광 다이오드]
5) RF 전력 측정기 [정밀하진 않지만 전압계를 이용하여 측정]
6) 전자 전신 키어(메모리 기능이 있는 일렉 키어는 좀더 복잡하다.)
7) 음성 필터 또는 마이크 증폭기
8) 전신음 필터(LC 수동 필터 또는 오피 앰프사용 능동필터)
9) 한두개의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소출력 전신 송신기(QRP)
10) 크리스탈 발진기를 이용한 100Hz, 50Hz 또는 25Hz 단위의 마커[예전의 무전기들은 VFO 라는 LC결합 발진기를 썼는데 주파수 눈금이 정교하지 않았기에 크리스털 발진기를 써서 교정하곤 했다.]

위에 나열한 대부분 자작품 꾸미기는 하룻밤이나 이틀 저녁이면 만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직접 만든 소품이 잘 작동하면 희열을 느끼게 되고 쓸때마다 스스로 아주 흡족하게 될 겁니다. 조금씩 자작품을 늘려가면서 기술과 지식이 늘게 되고 자신감이 상승하게 되지요. 더블어 무선사 자격 급도 높일 수 있습니다. 향후 더욱 복잡한 회로의 자작품에 도전하게 될 겁니다.

중고품 시장

중고품을 고르면서 "전주인이 쓰던"이라는 문구를 좋게 보게 됩니다 [전주인이 잘 쓰다가 내놓은 물건이라는 느낌이 드니까.] 광고에 선호하는 문구가 있던 없던 중고품 시장에 나온 물건에는 어느정도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요. 쓰다가 내놓은 물건에는 하자[또는 미흡한 점]가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전주인이 처분하려고 했을 수 있습니다. 중고를 매입할 때 숙지해야 할 몇가지 사항을 알아봅시다.

중고는 신품보다는 확실히 저렴합니다. 소위 '눈탱이'를 맞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지인이나 소개받은 사람의 물건을 사는 겁니다.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하루나 이틀 정도 빌릴 수 있는지 알아보세요. 혹은 구입후 몇일 이내에 반품 할 수 있다는 확인서를 받아 두는게 좋습니다.

중고품 구입의 두번째 주의사항은 가게를 가지고 있고 평판이 좋은 판매자를 선택 하는겁니다. 물건을 받았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이를 무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몇몇 단체에서 중고품 혹은 수리품을 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QST 지의 광고를 참조하세요.

중고품을 거래 전단광고나 교신상에서 판매(온-라인 중고판매)하는 경우, 게시판을 통한 거래는 아주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대개 모르는 개인간의 일대일 거래가 이뤄지는데 어쩌면 도박일 수도 있죠. 이런 도박에는 매수자가 모든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법이죠.

중고품의 장점

오랬동안 소유됐던 장비들은 대개 관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전주인이 오랜 기간 소유했다면 소중히 썼을 것임.] 일예로 신품을 구입하는데 1천 2백달러를 들이는 대신 8년 혹은 10년 간 소중히 다뤘던 무전기는 3백 달러면 구입 할 수 있습니다. 구형 명기들 중에는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한 무전기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죠.

1) 야이수(Yaesu) FT-101B, EE, E 계열
2) 드레이크(Drake) TR-3, TR-4 송수신기
3) 켄우드(Kenwood) TS-520
4) 텐텍(Ten-Tec) Triton 4와 그 계열
5) 히쓰(Heath) SB-100 또는 SB-101

위에 나열한 무전기들에는 주파수의 숫자 표시부가 없습니다 만 눈금판과 내장된 교정용 크리스털 발진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도 아마추어 무전기에 디지털 숫자판이 없던 기간이 훨씬 길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무전기에 숫자로 주파수를 표시해 주는 장비는 아마추어용 말고는 드믈다. 주파수 대역으로 무선국이 허가되고 그 대역내에서 자유로이 주파수를 변경할 수 있는 무선국은 아마추어 국이 유일하다.] 몇가지 편의 기능들, 일테면 필터의 대역폭 조정, 중간 주파수 편이, 음성 대역 증폭, 주파수 기억, 외장 주파수 가변 발진기 장착가능 등은 실제 무선교신의 필수기능들은 아닙니다.

꼭 송수신기 일체형 이어야 할까?

송신기(transmitter)와 수신기(receiver)가 일체형으로 나온것은 콜린스(Collins)사의 KWM 계열 송수신기(transceiver)가 출시되고서부터 입니다. 일체형 송수신기가 편리하다는 점에 토를 달 생각은 없죠. 송신기와 수신기 그리고 가변주파수 발진기를 따로 구비해야 했던 예전의 무선국의 시설보다는 아주 단촐해 졌습니다. 하지만 송수신기가 '분리된' 명기가 중고시장에 나오거든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번거로움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겁니다. R-390이나 51J1 같은 군용 불하품들은 아주 훌륭한 수신기들 입니다. 오래된 민수용 수신기들, 일테면 75A2, 75A3 또는 75A4 같은 오래된 명품들이 싸게 나오곤 합니다[물론 미국 얘기다.]

전신용 송신기들도 있는데 존슨 바이킹 II, 존슨 밸리언트, 히쓰 SB-400(SSB도 가능) 또는 콜린스 32V 계열 CW/AM 송신기들은 구입할 만 합니다. 송수신기 분리형 장비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 번거롭다는 점인데, 첫째 송신과 수신시 안테나를 전환해 주는 릴레이를 조작해야 하고, 둘째 송신시 [귀청 떨어지지 않도록] 수신음을 차단해 주어야 하며, 셋째 외부 VFO의 주파수를 조절해 줘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전신 운용의 경우 송신 주파수와 수신주파수 사이에 편차를 둬야 한다.] 잘 고르기만 하면 1백와트 규모의 무선국을 중고로 꾸미는 경우 3백달러면 충분합니다. 최신 무전기는 항상 멋지긴 합니다. 좀더 경험을 쌓은 후 다른 햄들에 의해 충분히 검토된 이후에 구입해도 늦지 않을테니 서두르지 마세요. 가격도 저렵해지고 제품이 성숙된 이후에 구입하는게 현명할 겁니다. 다른 무선국을 방문해서 여러 장비들을 경험해 보고 구입하면 제대로 돈을 쓰는 방법이 되겠지요.

새 장비 구입

요즘 아마추어 무선 장비 판매업자들이 광고에 '가격문의'라고 하면서 [마치 말만 잘하면 깍아 주겠다는 듯이] 신참 무선사들을 유혹하곤 합니다. 수신자 부담 전화번호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요. 새 장비를 구입하려고 여러 제품을 두고 가성비를 따져보고 싶을 땐 아주 짜증납니다. 여러번 전화를 돌려야 하니 번거롭습니다. 요즘은 미국내에서 우편주문[온-라인 주문]이 활성화 되어 있어서 이런 판매 방식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합니다[가게에 재고를 확보해 두고 파는 방식이 아니라서 공산품 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이 '싯가'로 정해진다.]

우편주문의 문제점은 원거리에서 배송된다는 점이고 제품 하자에 대한 대응이 까다롭고 배송제어가 어렵습니다[오늘날 온-라인 직구는 국제 무역을 개인이 하는 꼴이다.] 외국 제품의 경우 제조사 정비를 요청하려면 환장할 지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후 보상정비의 조건은 제조사마다 다릅니다. 보증수리에 몇주가 걸릴 수도 있는데 무전기 없이 보내야 하는 동안 안달나지 않을 수가 없죠. 우편주문은 확실히 경제적이고 받아보기까지 유통과정중 문제의 소지가 줄어 듭니다[[재고부담이 없는 직구.] 그런데 자동차라면 직구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무전기 구매는 아주 애매한 제품이라 잘 판단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편주문을 취급하는 판매자의 평판을 중요한 판단근거로 삼습니다. 대부분 판매자들은 배송정보를 제공하고 고객들과 솔직히 응대하죠. ARRL의 QST지에 판매광고를 내려면 일단 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어느정도 믿을만한 판매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판매자가 차타고 가서 방문할 거리에 있다면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대면 상담이 아무래도 신뢰를 쌓을수 있죠.

필수 보조장비는 어떤게 있나?

신참 무선사들은 '있으면 좋은' 장비라는 말을 흔히 듣습니다. 신참에게는 경험이 없는 까닭에 일상적으로 필요한 장치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일테면 안테나 튜너 입니다. 어떤 안테나든 매칭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떤 아마추어 무선사는 SWR 이 모든 주파수에서 반드시 1:1이 되어야 한다고 고집하기도 합니다. 어떤 안테나 튜너는 전 주파수에서 SWR을 1:1로 맟췄다며 여러분을 속일 수도 있어요!

대부분 안테나는 아마추어 무선 주파수 대역의 좁은 범위내에서 SWR을 최소치로 맞춰 줍니다. 하지만 SWR이 2:1이 넘는 주파수 구간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절대 알려주지 않습니다. 진공관식 무전기라면 SWR이 2:1을 넘어서도 문제 없이 운용될 수 있어요. 하지만 반도체 무전기라면 SWR이 높을땐 자동으로 출력을 줄입니다. 높은 SWR로 인해 출력 트랜지스터가 파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SWR이 2:1을 넘으면 반도체 송신기는 출력을 수 와트로 떨어트려 수신측을 당황케 하죠. 하지만 진공관식 무전기는 어지간히 높은 SWR에서도 잘 견딥니다.

만일 소유한 다이폴, 수직 혹은 지향성 안테나가 선호하는 주파수에 잘 매칭되어 있고 동축선으로 급전 된다면 안테나 튜너는 필요 없습니다. [아마추어 무선국은 넓은 대역의 주파수에서 운용가능하다.] 하지만 개방 급전 선로를 사용하는 다 밴드 안테나[예를 들어G5RV 안테나]라면 안테나 튜너가 꼭 필요하고 급전선과 안테나 사이의 임피던스를 맞추기 위해 발룬(balun)이라고 부르는 고주파 변성기(RF transformer)를 써야 할겁니다. 고주파 변성기는 급전선과 안테나 사이의 정합장치이고 안테나 튜너는 무전기와 급전선 사이의 임피던스 정합 장치다.

막대 전건이나 '버그' 키 같은 수동 전건 대신 전자식 전건을 선호 한다면 일렉 키어 혹은 전신용 키보드가 필요할 겁니다. QST의 광고를 살펴보세요. 커티스(Curtis), 오텍(Autek) 또는 MFJ 사에서 나오는 제품들이 있습니다[요즘은 컴퓨터 어플을 많이 사용한다. USB 인터페이스 장치가 필요하다.] 전자 키어를 사용하려면 패들도 필요 합니다. 일렉 키어 제품에는 패들이 함께 제공되니 중복 구매가 되지 않도록 살펴보세요[요즘 무전기는 대부분 일렉 키어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패들만 별도로 구입하던가 자작하기 쉬우니 개성있게 만들어보자.] 키어를 처음 사용하면 다소 생경하거나 오타를 내는 수가 있으니 적응이 필요합니다[패들은 2접점 방식이라 수동 전건의 1접점에 익숙해 있다면 사이드 톤을 들어가며 패들 조작에 연습이 필요하다.] 패들은 기구적 안정성이 요구되는데 기구적 안정성이 높을 수록 전신전송의 품질이 좋아집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군용품으로 공급되는 J-38 수동 막대 전건에 필적할 물건은 없다고들 합니다. 어떤 전건을 사용하든 묵직한 몸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전건을 조작하다 몸체가 움직이면 오타가 자주 발생하여 난감해지죠[무전기가 가벼워진 요즘은 야외 이동운용을 고려해 가벼운 전건을 선호한다. 고정을 위해 자석을 붙여놨다.]

 외장 오디오 필터는 인근 주파수에서 혼신이 들어오는 경우 이를 배제하는데 꼭 필요한 장치입니다. 최신 무전기들은 중간 주파수 단에 CW용 협대역 필터(250Hz 또는 그 이하도 가능)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런 외장 오디오 필터의 필요성을 못느낄 것입니다. 내장 필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구형 무전기에서는 외장 오디오 필터(겨우 통과 대역폭이 600Hz 임에도)가 위력을 발휘 합니다. 오디오 필터 중에는 잡음속에서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특정 신호를 골라낼 수도 있습니다. 무선국을 운용하면서 원거리 교신(DX)이나 잡담위주(래그 츄)교신 등 형태에 따라 필요한 보조장치를 찾게 될 겁니다. 자신이 선호하는 운용 형태와 상황에 맞춰 어떤 보조 장치가 필요할지 따져 보세요[남들이 좋다고 내게 맞는 물건이 아닐 수 있다.] ARRL 핸드북에 보조장치들의 회로도가 나와 있으니 만들어 봐도 좋겠지요.

끝으로,

독자들과 19편에 걸쳐 입문자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회신을 주신 여러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이 처음 아마추어 무선에 입문한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승급을 염두에 두신 분들에게는 이번 연재를 통해 기초를 다질 수 있었길 바랍니다. 아마추어 무선에 입문하신 모두에게 축하를 보내며 자긍심을 가지고 내실있는 무선국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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