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김장 담궜습니다.
지난 8월 말에 모종으로 심었던 배추와 파종한 무가 자라서,
배추는 어른 머리통만 해졌고,
무는 튼실한 장단지만 해졌습니다. 벙어리 장갑낀 놈도 있네요.
무청은 햇볕을 피해 바람 잘 통하는 데크 처마에 널었습니다. 그늘에 말려야 푸른색으로 마른다고 합니다. 시레기 밥, 국, 찌게에 넣어 먹으면 구수할 겁니다.
배추를 다듬어 밤새 절였습니다. 절임의 예술! 초보가 알 턱이 없겠지요. 이웃에 손맛이 '대장금'이신 아주머니('경애언니')가 계십니다. 사실 그분 믿고 김장에 덤벼본 것이긴 합니다. 배추를 다듬고 전화만 해대니 답답하셨던지 열일 제치고 오셔서 도와 주셨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김장 준비. 먼저 재료들 입니다. 무, 쪽파, 청갓, 홍갓은 기른 것이고, 미나리, 생강, 마늘, 양파 그리고 젓갈은 사왔죠. 내년에는 재료들을 좀더 길러야 겠습니다.
드디어 배추 속을 넣고,
백김치와 동치미도 담궜습니다. 한겨울 살얼음 살짝 뜬 국물에 국수 말아 먹으면 시원 하겠지요.
마당 한켠에 항아리도 묻었네요. 한 일년 묵혔다가 등갈비 찜으로!
김장하는 날은 겉절이에 수육이죠. 먹기 바빠서 사진 찍어둘 새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모여 김장 담그는 풍경을 경험한게 아마 국민학교 이후 처음 같아요. 지난 주에 담궜던 총각김치가 제법 익었길래 막걸리 한잔 합니다.
쓸쓸한 초겨울 화단에 용담 꽃이 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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