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텃밭 농사가 시작 되었습니다.
지난 주는 절기상 어느덧 봄을 맞이한다는 "입춘"이었습니다. 텃밭 농사를 준비하기로 하고 농장에서 이틀을 머물렀습니다. 작년에는 텃밭 농사가 처음이라 마구잡이로 심고 제대로 관리하지도 못했었지요. 이제 2년차로 접어드는 만큼 계획을 세워 보기로 했지요. 원래 작년 가을계획 이었지만 2017년도에 시행 되는 셈이 되었군요. 작은 텃밭이지만 의욕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텃밭, 2016 가을 계획)
작년 가을 부터 짓기 시작하여 석달 만에 완성한 온실에 시험삼아 재배했던 상추와 시금치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온실 짓기가 늦어져 12월 말에야 씨를 뿌렸더니 한겨울 내내 싹이 올라오는 둥 마는 둥 했더랬습니다. 가온하지 않은 온실이라 추위를 견딜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지구 온난화 덕분(?)인지 싹이 올라오고 요즘은 제법 뜯어 먹을 만큼 자랐군요.
봄볕이 따듯해서 마당에 자리를 폈습니다. 막내 동생네가 제법 솜씨가 좋아서 푸짐하게 얻어 먹었구요. 온실에서 키워서 잎이 작긴 했지만 제대로 상추맛이 납니다. 마트에서 사온 상추는 물 맛이었습니다. 아울러 시금치와 냉이무침에 봄맛이 제대로 납니다.
맛나게 점심을 먹었으니 이제 밭을 일구기로 합니다. 관리하기 좋다는 말에 테두리 텃밭을 따라 해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온실 짓다 남은 각목으로 텃밭 일부에 테두리를 둘럿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손바닥 만한 밭에 맨 길만 만드냐며 타박 하시네요. 텃밭은 소출을 기대하기 보다는 관리하기 쉬워야 합니다. 막내네 말로는 이른바 <태평농법>이라 합니다. 게으른 농부의 변명이죠.
앞쪽 테두리 친 곳에는 약간의 쌈채소와 토마도, 가지, 고추, 부추, 대파를 심고 뒷쪽 너른 땅에는 감자와 고구마를 심게 될 겁니다. 온실 앞쪽 터에도 테두리 밭을 만들었습니다. 먹을 거리보다 화초를 심어볼까 합니다. 역시 도시 것들의 취향입죠.
작년 봄에 잡초 태운다고 하마터면 집을 홀랑 태울뻔 했었지요. 그때 뒤켠에 심어진 불루베리 나무 몇주도 함께 태웠었는데 살아나는 것 같더라구요. 잔디를 걷어내고 테두리를 처줬습니다. 불루베리가 좀 열려야 할텐데요. 이웃 말로는 여기 불루베리가 맛있게 열렸다고 하더군요.
아울러 꽃밭도 꾸몄습니다. 원래 더덕이 자라던 곳입니다만 과감하게도(?) 꽃밭이 되었습니다. 도시 것들에겐 예쁜 꽃이 최고죠. 작년 가을에 몇가지 다년초와 구근을 심었는데 싹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중입니다. 아마 다음주에는 히야신스에 꽃이 올라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밭일은 동생네에 맡기고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 입니다. 따듯한 봄볕 아래서 열공 하려고 했으나....
공부하는 틈틈이 운동삼아 밭도 일구려고 했지요. 점심으로 막걸리 반주까지 한잔 했더니 힘을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솔직히 공부보다는 삽질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오후 내내 테두리 밭을 만들었더니 저녁 먹고나면 잠이 쏟아지네요. 역시 주경야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다. 새벽에 일어나 조금 보긴 했습니다 만 목표의 절반도 못채우고 말았네요. 3월 목표는 "확률과 통계"라도 마치는 것으로 수정 해야 겠습니다. 수능이 곧 닥칠텐데 이래서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