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공부 2월 결산
못다한 꿈을 이뤄보고자 대학에 다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수능 시험 공부를 본격 시작한지 벌써 한달이 넘었습니다, 요즘 수험 제도가 많이 바뀌어서 어떻게 시작할까 하다가 EBS 교육방송의 수능 프로그램을 믿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과 지망생의 경우 국어, 수학(가), 영어, 국사,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하면 총 6과목에 400점 만점이라고 합니다. 특히 수학(가)의 경우 미적분2, 기하와 벡터 그리고 확률 통계가 시험 범위라 합니다.
처음 수능 준비를 시작할 때 의욕을 내서 여러 과목을 골고루 넣은 공부 계획표를 나름 짜봤더니 계획일 뿐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다니면서 오후 시간을 쪼개 하루에 몇과목을 들여다 본다는 것이 생각처럼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시험 공부를 해본지 너무나 오래전 일이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쉬이 적응이 되지 않았구요. 두주 가량 시간표 대로 해보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기초 개념 과정은 한 과목씩 몰아서 끝내는 것이 좋다는 게 EBS 동영상 강좌 선생님들이 한결 같이 말씀 하시는 것이도 했구요.
그래서 2월 한달 동안은 수학 개념 강좌에 메달려 보기로 했습니다. 계획은 수학 3부분을 모두 마치려 했지만 3월초인 지금 겨우 기하와 벡터, 미적분2를 마쳤습니다. 비록 계획에 미치진 못했지만 나름 일일공부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느껴집니다. 일찌감치 퇴근해서 바로 책을 펴들 수 있게 되었고, 저녁에 습관적으로 마시던 맥주 한잔, 와인 한잔하며 여유를 부리던 것도 까먹게 됐군요.
수능 수학 문제를 풀면서 한편 놀랍고 한편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수리적 생각을 동원해야 하는 문제를 고등학생들이 척척 풀어낸다니 놀라웠 습니다. 미적분이나 벡터의 개념들은 그간 공학도로서 지내온 게 수십년이라 생소하진 않았지요. 인터넷 동영상 공개강좌로 "상대성 이론"을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자부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 풀이는 좌절을 안겨 주더군요. 그동안 세심함이 없었던 거지요. 심지어 구구단도 잘 틀리는데 좌절 할 수 밖에 없었네요. 포기하지 말라며 지금은 좀 헤메더라도 자꾸 연습하면 된다고 하시는 선생님들의 강의중 말씀에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간 벡터와 미적분을 공부 하면서 나 스스로 참 기초가 부족했었다는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간 공학도로서 수학 좀 한다고 내심 뻐겼던 것이 부끄럽기도 했구요. 꼭 수능 시험을 대비한 것이 아니었 더라도 이렇게 수학 공부를 하게 된 기회를 가진 건 행운이고 아직 늙지 않았구나 하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3월에는 슬슬 국어와 역사 과목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물론 못다한 확률과 통계도 병행 해야 겠군요. 그리고 벡터와 미적분도 복습 삼아 하루에 몇 문제 씩이라도 풀어보구요. 3-4월에 전과목 기초편을 다져놓는 것이 목표 입니다. 원래 보다 보름가량 늦어지는 셈이군요. 영어는 그동안 매일 조금씩 이어오던 것이라 나중에 문제 풀이에 집중 하기로 하구요.
이번 학기 대학원 강의 나가는 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부 틀도 잡히고 자신감도 생겼으니 기왕 수능에 도전하기로 나선 김에 제대로 해보려구요. 아직도 주변에서 정말 수험 볼거냐는 소릴 듣고 있습니다. 봐야지요. 여차하면 재수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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