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9월 01, 2014

홍천 귀촌 농가 탐방 갔다가 은하수에 빠진 이야기

홍천 귀촌 농가 탐방 갔다가 은하수에 빠진 이야기

지난 8월 30일에 1박2일 일정으로 귀농교실 현장탐방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홍천군의 귀농한 가구에 머물럿는데 마침 이날 하늘이 맑더군요. 바로 코앞으로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를 볼 정도로 맑은 동네였습니다. 밤새 하늘에는 은하수가... 이런 밤하늘은 기억이 까마득 합니다.


초저녁 귀농가 데크에 앉아 저녁을 먹으며 바라본 서쪽하늘에 상현달이 빛나더군요. 달 옆으로 토성과 화성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행성은 정말 밝은데 크기가 작을 뿐이지 달만큼이나 밝게 보였습니다. 산에 둘러 쌓여 있어서 낮게 뜬 스피카는 볼수 없었습니다. 천칭자리 알파별도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더군요.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은 밤하늘에 은하수가 뜨는데 정말 환상적인 밤하늘 이었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않아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하지만 이날 밤하늘을 보며 감탄했던 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어느 아마추어 천문가가 찍은 이날의 은하수 사진입니다.

http://vimeo.com/104885300

서울 천문 동호회( http://sac-club.co.kr/ )의 어느 회원이 찍은 사진인데 이분도 홍천에 관측 갔었다고 하네요. 맨눈으로 봐도 사진만큼 강동적인 하늘이었습니다.

초저녁에, 상현달과 토성, 화성,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별자리 전갈의 머리를 봤습니다. 어둠이 내린 후, 북쪽으로 큰곰자리가 산아래로 내려가자 동쪽으로 카시오페아가 떳구요, 여름 대 삼각형이 속한 별자리 백조, 거문고, 독수리 자리를 봤네요. 특히 독수리의 온전한 모습을 맨눈으로 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천정에서 서쪽으로 내리는 은하수의 황홀한 광경은 더 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은하수 끝에 찻 주전자가 물을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동쪽으로 산을 기댄 위치라 페가서스는 보질 못했군요.

밤하늘을 구경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목이 꺽어지는 아픔이 있다는 겁니다. 농가 주인께 평상을 만들어 놓으시라고 말씀드렸죠. 스티로폼을 얻어다 마당에 깔고 누워 실컷 은하수 구경 했네요. 밤이 깊어지니 산중이라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게다가 이슬이 내리기 시작해 금방 바닥이 축축하다 못해 물이 줄줄 흐릅니다. 역시 침투성있는 나무 평상이 최곱니다.

새벽 4시반경 일어나 다시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별이 총총하네요. 동쪽하늘에서 오리온이 떠있군요. 역시 오리온 대성운은 맨눈으로 봐도 멋진 거대한 성운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리온의 방패까지 전체 모습을 맨눈으로 보기도 처음이네요.

오리온 옆으로 쌍둥이가 사이좋게 누워 있었구요, 황소 얼굴도 선명합니다. 플레이어데스 성단의 일곱자매 모습은 언재 봐도 아릅답습니다.

이날 특별히 관측장비를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자작 별 추적기를 시험해 볼 좋은 기회였는데 참 아쉽습니다. 이렇게 멋진 밤하늘을 보게될 줄 몰랐던 거죠.

Barn-Door style S-Tracker

다음을 기약해 보기로 합니다.

그나저나 첫 방문에 이런 행운을 안겨 줬으니 귀촌지를 홍천으로 정해야 할까 봅니다. 저의 귀촌의도를 설명하고 왔는데 적당한 곳이 나올지 기다려 봅니다. 시골땅 구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하던데 이날 모인 다른 분들이야기 들어보니 전국 안다닌 곳이 없더라구요. 저같이 게으른 사람은 그냥 첫 느낌으로 정해야 할까봅니다. 그 느낌 아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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