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10월 20일) 저녁 9시 경,
아침에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었더니 대문에 오리온 자리 유성우 예보가 있더라구요. 마침 달도 숨은 데다가 낮에는 하늘도 맑아서 잔뜩 기대 했더니만 저녁 하늘에 높은 안개가 꼈는지 흐릿 합니다. 다행히 구름은 없어 보이네요. 동쪽 하늘에 페가서스, 북동쪽에 카시오페아, 페르세우스, 천정에 여름 대삼각형(백조, 거문고, 독수리)이 보입니다. 오리온은 새벽 두시쯤 뜬다고 하니 기다려 봐야 겠군요. 이번 오리온 자리 유성우는 헬리 혜성이 남기고 간 잔해들이 내리는 거라고 하네요.
참조: https://www.space.com/34373-orionid-meteor-shower-guide.html
토요일(10월 21일) 아침,
초저녁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눈좀 붙인다는게, 눈을 번쩍 떠보니 동창이 훤 합니다. 우주관측의 취미도 그냥 쳐다보면 얻어지는게 아니군요. 아침 하늘이 이리 맑은걸 보니 간밤의 유성우가 볼 만 했었겠습니다. 아쉽...
다행히 혜성이 지나간 흔적이 그리 좁지 않으니 몇일 더 기대해 보기로 합니다. 극대기에 시간단 10개정도 떨어질 거라고 예상한다는 군요. 오늘 밤에는 눈 부릅 뜨던가 낮에 미리 자두던가.. ^^;
참조: http://www.skyandtelescope.com/observing/orionid-meteors-max-out-sunday-zodiacal-light-returns
일요일(10월22일) 새벽,
4시쯤, 오늘도 하늘이 맑음. 큰개의 시리우스가 영롱하네요. 삼십여분 기다려도 유성우 한개 안떨어 집니다. 너무 늦게 일어났나? 아니면 예보가 틀렸나? 아쉬워 하며 성단이라도 보려고 쌍안경을 꺼내 들었습니다. 큰개의 은목걸이라고 부르는 M41와 몇개의 메시에 목록 대상을 보며 위로해 봅니다. 플리어데스는 언재나 아름답네요. 쌀쌀한 날씨에 이제 곧 겨울이다 싶었지요. 쌍안경에서 눈을 떼자마자 번쩍! 커다란 불덩어리가 떨어집니다. 횡재다 싶어 좀더 기다리니 두번째 번쩍. 마침내(?)! 유성 몇개가 떨어지는 걸 보게 됐습니다! 프로시온에서 시리우스로(4시반경), 오리온 어깨에서 시리우스(5시경)로 떨어지는 두개는 덩치가 어마어마 했습니다.
멀리서 새벽기차와 닭울음, 바람에 소나무 가지 흔들리는 소리가 스산한 새벽. 추위에 몸이 달달 떨립니다. 이러면 곤란한데... 방으로 들어와 난로를 켜고 커피한잔 더 내리고, 허기가 나서 카스테라 한개 먹고, 아이고 목이야...별보기의 후유증.
먼동이 터오는 군요. 이제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갈까? 국어책을 펼까? 고민중... 수능이 삼주 앞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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