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7월 25, 2016

텃밭, 2016 여름-가을 계획

텃밭, 2016 여름-가을 계획

텃밭 가꾸기(농사라고 하기엔 낮가지럽다.) 첫해 여름을 맞았다. 봄에 씨앗을 사다 싹을 틔운 것과 모종을 사다 심은 작물도 있다. 농부들(우리 형제들) 모두 경험이 없던터라 봄에 싹이 나오기까지 이사람 저사람 손을 탓다. 싹이 안나온다고 이사람 심은 자리에 저사람이 와서 갈아내고 심고 하다 보니 텃밭 구성이 제멋대로다. 게다가 풀메기도 시원 찮고, 싹나온게 신기하다며 순쳐주기를 아까워 했고 지주대를 제대로 밖지 않았으니 주렁주렁 열린 토마토는 비온 무른 땅위에서 버티지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토마토 옆에 메리골드를 같이 심으면 병충해가 없다는 말을 어디서 얻어 들었다. 마당 여기저기 메리골드 임직한 싹이 있다며 캐다가 토마토 모종 옆에 심었다. 그런데 메리골드 크는 모습이 어째 이상했다. 다른 꽃밭에 난 메리골드와 비교해 보니 많이 달랐다. 심은지 석달만에 이게 메리골드가 아니라 코스모스라는 걸 알게 돼었다. 그런줄도 모르고 열심히 풀메고 퇴비주고 키웠더니 코스모스가 쑥쑥 자라더라. 초보가 그렇지 뭐 하며 뽑아버렸다.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수확을 하긴 했다. 치커리 상추 등 쌈채소들은 그래도 몇번 고기 궈먹는데 제 역활을 다해 주었고 이젠 씨받을 일만 남았나 보다. 가지, 수박, 참외, 토마토는 웃기긴 하지만 몇개씩 따먹었다. 아직 더 열릴 것이다. 고추는 그야말로 풍년이다. 여름 내내 고추볶음만 해먹어도 되겠다.

고추를 너무 많이 심었다. 엄청난 고추와 참외 수확에 신난 둘째.


수확한 참외 모양이 못생겼다. 조카가 그런다. 우리 텃밭에서 나는 건 모두 못생겼다고. 그래도 맛은 제법이다.


3월 초에 옥수수 씨를 발아시켜 4월말에 밭에 옮겨 심은 옥수수에서도 수확이 있었다. 옥수수는 따서 바로 쪄먹어야 제맛 이라던데 두어개 따서 쪄보니 옥수수가 맞더라. 신통하기가 여간 아니다.


초보 농부들이 맘에 안들었던지 심사가 꼬인 오이.


봄에 감자를 사다가 대충 잘라 심었는데 싹이 안나길래 포기했었다. 대신, 그 자리에 수박 모종을 심었다. 수박겆이를 하던중에 싹이 나오고 있는 감자포기를 발견했다. 조금 기다려 줄걸 그랬다. 어쩐지 짠하다.


땡볕아래서 열심히 농사짖는 동생네 부부. 텃밭 모습이 참으로 풍신나다.



어쨌든 이렇게 하다보면 감당할 수 있는 작물 목록이 만들어 지는 가 보다. 이번에는 2016년 여름-가을 시즌 텃밭 계획을 짰다. 초보농부들 넷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한 결과, 가을대비 김칫거리 위주로 심기로 한다.

알타리(무), 김장무,
쪽파, 부추
갓, 가을당근, 생강

배추 종류는 벌래도 잘 끼고 관리하기 어렵다니 사다먹기로 하고 속재료 위주로 심어 보기로 했다. 봄에 이십여 가지에 비하면 많이 단촐하다.

스카이-뷰



마당 끝에 공방(내 무전실, 공작실, 막네네 가죽공예등등)으로 쓰려고 컨테이너를 제작해 갖다놓을 예정이다. 그 앞으로 아담한 꽃정원이다.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다나 뭐라나. 텃밭에 풀뽑기도 못하는 게으름뱅이들이 사시사철 꽃피는 정원이라니 꿈도 야무지다 만 해보자.

둘째네가 종묘상에서 권했다면서 텃밭용 종합비료를 조금 뿌렸는데 화학비료 였던 모양이다. 텃밭에 화학비료를 뿌렸다고 원성을 받았다. 그래도 참외랑 수박을 따멋었으니 그 덕이라며 항변이다.

막네네는 구청 문화교실에서 도시 텃밭 교육을 받았단다. 세달 가량 진행하는 일정인데 제법 내용이 세더란다. 하지만 교육을 듣고 왔어도 별로 인 것 같다. 한마디로 알려주는 것 만 안다(당연한가?).  퇴비를 만들어 써야 한다며 퇴비간을 설치하기로 했다.

밭이랑을 만들었더니 흙이 자꾸 쓸려 내려오기도 하고 고랑 사이로 풀이 자라는 것은 참으로 무섭다. 관리하기 쉬운 "테두리 텃밭"으로 꾸미기로 하였다. 텃밭 테두리로 야자 매트를 깔아잡초들이 못자라게 해야겠다.



참고:
도시텃밭 테두리 만들기
도시농부 동화나라 테두리 텃밭 블로그
- 손쉽게 만드는 퇴비간
- 테부리텃밭 만들기 팁
- 상자 텃밭 완성(1)
- 상자 텃밭 완성(2)


대략 이렇게 계획은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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