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1월 01, 2021

양평집 2021년 10월, 64년만의 가을 한파

 양평집 2021년 10월, 64년만의 가을 한파

아침 이면 이웃분께서 강아지 산책을 나서며 집앞을 지납니다. 인삿말이 바뀌었습니다.

"제법 추워 졌어요"

"그러네요. 시간이 참...."

악독하게 추워서 '악토버'라는 10월 입니다. 일기를 안내하는 방송에서 64년만의 가을 한파라고 하네요. 정확도가 의심되는 마당 온도계 수은주가 새벽에 무려 영하 4도 였다고 알려 줍니다. 맨발로 마당에 나갔다가 머리털 나고 처음 맞는 추위에 화들짝 놀라 집안으로 뛰쳐 들어왔습니다. 올 겨울도 지난해 만큼이나 추우려나 봅니다.

아침에 하얗게 서리가 앉았다가 가을 햇볕에 금방 녹고 가을 색을 보여 줍니다. 추위에 여름 꽃들은 다 시들어 버리고 가을 화단은 주로 국화류가 피었네요.

수분이 많은 다육이들은 미리 데크위로 올렸습니다. 데크를 둘러 쳤는데도 작년 겨울 추위에 얼어버리더군요. 겨울이 오기전에 작은 비닐 온실을 꾸며 주어야 겠습니다.

가을 한파에 동네 이웃들의 텃밭이 누렇게 변했더라구요. 추위에 배추의 겉잎이 얼었다 녹아서 그런 모양입니다. 아마 일찍 심은 배추들의 웃자란 잎들의 피해가 큰가 봅니다. 우리집 텃밭은 그나마 덜한 편이네요. 속이라도 잘 들라고 묶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무우는 손목 굵기만 해졌습니다. 

텃밭 고랑 사이로 냉이들은 잘 자라고 있구요. 잡초는 징글징글 하면서도 신통하네요. 내년봄 냉이 된장국을 기대하며 적당히 남겨 두기로 합니다.

마당 고양이 녀석들도 급작스런 추위에 데크 안으로 들어오려고 애쓰는군요. 더 추워지기 전에 집을 만들어 줄 참입니다. 빼꼼 열린 테라스 창틀 사이로 올라왔다가 한차례 다녀간 녀석의 발자욱이 귀엽습니다.

아침에 짙은 안개가 꼈다가도 낮에는 하늘이 청명해 지네요.

아침해와 저녁 노을

그리고 낙엽이 집니다. 무슨 가을 추억이라도 있는 양 괜시리 쎈치멘털 해지죠.

가을은 수확의 계절 이라는데 농사랄 것도 없는 귀촌인에겐 와 닫지 않습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온실에 이중 비닐을 쳐서 뭐라도 심는 재미가 있다는데 게으른 저는 오히려 날이 추워지면 텃밭에서 뜯어먹을 것도 없어 채소들은 마트에서 사먹습니다. 아침은 샐러드, 오트밀, '직접 구운' 빵에 치즈, 우유에 미숫가루 등으로 간단하게 저녁에는 와인도 한잔 곁들이죠.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과식이 없다는 것, 아무리 간단한 식사라도 칼과 포크로 썰어먹는다는 겁니다. 대충 손으로 집어먹기엔 창밖의 아침 풍경이 아깝잖아요.

점심에는 요리를 해먹는데 동영상 요리 채널이 다양해서 직접 해먹으니 메뉴가 점점 늘었습니다. 짬뽕, 스테이크는 기본입니다. 누가 보면 볼품 없는 솜씨일지 모르지만 메뉴가 다양해서 중식, 양식, 일식을 넘나들고 있습니다. 사실 시중 음식점들도 정통 요리집이 몇이나 있겠어요? 

겨울에 접어들면 밤하늘 별이 더욱 반짝입니다. 날이 추워져서 공기중에 습기가 내려 앉으니 하늘이 맑아진 탓이죠. 다만 추위에 선뜻 마당에 나서기가 주춤 하긴 합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그냥 "별 많네.." 그러면 오분 볼꺼리도 안됩니다. 하지만 별자리 몇개만 알아도 겨울 밤이 즐겁습니다. 요즘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가 워낙 성능이 좋다보니 별자리를 사진으로 담아냈다가 별자리를 그려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재작년 갤럭시 폰으로 찍은 오리온 자리 입니다. 휴대전화에 담은 사진을 꺼내서 인터넷의 별자리 표와 비교해보면 의외로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원본출처: https://www.ddanzi.com/index.php?mid=free&search_target=t_user_id&search_keyword=iih1123&document_srl=707249168

인터넷에서 마차부 자리 사진을 찾아 직접 찍은 사진과 비교해 보면서 신기해 하기도 하고 공부도 합니다. 

참고: "Small-Scope Winter", Sky and Telescope 12월호 22쪽

남들에게 취미라고 말할려면 뭐라도 좀 알아야 하겠지요. 시골 살면서 별보기는 제법 매력적인 취미일 수 있습니다.


목요일, 10월 28, 2021

"별보러 갈까요?" 휴대전화에 담은 밤하늘

"별보러 갈까요?" 휴대전화에 담은 밤하늘

요즘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의 성능이 좋다. 별자리 사진을 한장에 담을 수도 있을 만큼 시야각도 넓다. 다만 2~3초 가량 노출을 줘야 할테니 흔들리지 않도록 삼각대에 거치해야 한다. 굳이 장비를 살것도 없이 내 차 다시방에 뒹구는 휴대폰 거치대를 역시 신발장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법한 삼각대에 재주껏 고정시켜 보자.

기억하기론 재작년쯤 갤럭시 s20으로 찍었던 기억인데 이런 그림이 나온다.

어렵게 찍은 별 사진은 카메라에 담아 두지만 말고 꺼내서 별 자리를 그려 보는 것도 재미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잘 봐두었다가 다음번 밤하늘을 볼 기회가 생기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다.

커뮤니티 게시판에 휴대전화로 밤하늘을 찍은 사진들이 종종 올라온다. 노리고 찍었는지 우연히 찍었는지 알 수 없지만 잘찍은 사진이다. 가을 별자리가 잘 찍혔길래 찾아봤다.

원본출처: https://www.ddanzi.com/index.php?mid=free&search_target=t_user_id&search_keyword=iih1123&document_srl=707249168

애써 담아온 밤하늘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 비교해 보면 뜻 밖의 대상이 찍힌 걸 발견하게 된다. 나름 뿌듣할 것이다.

참고: "Small-Scope Winter", Sky and Telescope 12월호 22쪽

참고: stellarium-web.org

모처럼 들에 나갔다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보며 "야! 별 많네!" 하고 말지, "저건 목동(AURIGA) 자리, 황소자리(TAURUS), 페르세우스(PERSEUS)..." 라고 하면 스타 아빠 소릴 듣게 될지 모른다. 기왕이면 전설 이야기도 곁들이면 금상첨화 이리라. 오리온(ORION) 자리는 다 알아도 큰 개(CANIS Maj.)자리, 시리우스(SIRIUS)가 바로 옆이란 걸 아는 이는 드물지 않을까?

원본출처: https://www.ddanzi.com/index.php?mid=free&page=20&document_srl=707249168

거창하게 "천문학"을 들이대지 않겠다. 별보기는 그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재밋꺼리다. 어쩌면 작업 멘트 일수도 있고.

"별 보러 갈까요?"




화요일, 10월 26, 2021

복귀하지 않는 사람들

복귀하지 않는 사람들

물류 관련 업종 경력자들이 조기은퇴 또는이직으로 복귀하지 않아서 물류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코로나-19로 가족과 지내며 세계관과 가치관이 변한 것도 한 이유라고 한다.

모던 타임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20세기 들어 개인의 삶이 거대한 체제속의 작은 부속품 하나쯤으로 비하됐다. 너 하나쯤 빠져도 세상은 돌아 간다며 협박아닌 협박에 참고 지내왔다. 막상 외적 요인이긴 하지만 강제로 그 체제에서 잠시 떨어져 보니 그말이 맞긴 한데 협박으로 느껴지진 않게 되었나 보다.  비록 부속품 하나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내인생을 자각한게 아닐까 싶다.

관두면 뭐먹고 살래? 라는 협박에 덜먹고 덜쓰면 된다며 막상 대답했다가도 뒤쳐질까봐 두려워 그리 못했었다. 막상 해보니 않될 것도 없더라는 걸 체감했을까? 귀촌 해서 한가롭게 살아보니 예전에 뭘 좀 안다고 잘난척 했던 것들이 다 부질 없더라. 게다가 요즘 십여년 전에 몰두 했던 일들을 재미삼아 다시 꺼내 봤더니 뭐 그리 변한 것도 없었다. 다만 변한거라면 더욱 자극적이라는 것 뿐.


목요일, 9월 30, 2021

양평집 2021년 9월, 대추밤을 돈사야 추석을 지냈다

 양평집 2021년 9월, 대추밤을 돈사야 추석을 지냈다

한낮의 기온은 여름인듯 뜨겁기도 하지만 저녁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걸 봐선 가을에 들어 섰나 봅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몇차례 내리더니 마당 수은주가 12도까지 떨어지네요. 해마다 마당을 나는 반딧불이를 심심치 않게 봤는데 올해는 딱 두마리가 날아오르는 것을 봤을 뿐입니다. 동네에 사람이 많이 늘어난 탓이겠지요. 뭐니뭐니 해도 우리가 터잡고 살고 있으니 서운해도 할말은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인천에 있는 사무실에 나갑니다. 일하러 간다기 보다 예전에 하던 일들이 사후 서비스 할일이 있나 싶어 가보는 거죠. 아주 드물게 출장 가는 일이 있구요. 근무할 때 마지막 팔았던 물건의 A/S 기간이 아직 남아 있었기 때문이지요. 대부분 알아서들 처리 합니다만 기술적인 문제가 있으면 동행합니다. 점심을 먹게 되는데 빕스, 애슐리 같은 뷔페 식당에 가는게 보통 입니다. 그런데 어쩌다 맛집 이라며 보리밥집 이라던가 청국장집, 두부전골집에도 갑니다. 도시 사람들이야 그게 별미 일지도 모르겠지만 모처럼 나들이 나간 촌사람에겐 김빠지는 일이죠. 도시 냄새나는 레스토랑이 좋은데 서울 사람들은 그걸 모르나 봐요. 촌에서 왔다고 고깃집에 데려가 줘도 반갑지 않습니다. 차라리 치킨집, 패스트 푸드 햄버거가 반갑지요. 시골 산다고 고기도 못먹는 줄 아나본데 귀촌하고 가장 향상된 생활 부문이라면 단연 식생활 입니다. 삼시세끼 꼬박 손수 챙겨먹는 탓에 요리 실력도 늘었지요. 달걀 토스트와 신선한 야채로 시작해서 돼지고기 안심 스테이크 쯤은 일도 아니게 됐습니다. 뭘 해먹을까 생각하며 하나로 마트 식품 코너 앞을 서성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어요.

올해는 밤과 대추가 여물기 전에 추석을 맞이해서 밤, 대추를 사다가 추석 차례를 지냈습니다. 차례상 예법은 모르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며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좀 더 사셨더라면 전원 생활을 참 좋아 하셨을 것을 생각하니 아련 했네요.

아침 저녁으로 산책가기 좋을 만큼 선선 합니다. 동네 옆으로 차들이 다니지 않는 막다른 길이 놓여있습니다. 풀이 무성한데 그사이로 가을 꽃들이 예쁘게 줄지어 피었습니다. 가끔 임도로 올라가는 소로가 나있어서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산에 밤나무가 있어서 밤송이가 꽤 떨어져 있는데 부지런한 이웃들이 벌써 다 주워 갔나봅니다. 빈 밤송이만 딩구는 군요. 동네에 빈땅이 점점 줄어들고 방문이웃이 늘어나서 밤 주우러 가는 길을 막으니 밤 줍기도 수월치 않네요. 산에 인접한 땅 주인들은 국유림을 마치 자기네 소유인냥 행세를 하니 얄밉습니다. 주말에 왔다가면서 망부터 치는데 거주자 우선권은 바라지도 않지만 못들어가게 하면 서운 하죠. 여름에 마을입구에 벌초며 겨울엔 제설을 가끔씩이나마 하는 건 거주자들인데요. 재작년엔 꽤 주워다가 밤조림을 했더랬는데 좀더 눈에 불을 켜고 주워볼까 합니다.

선녀벌레가 극성입니다. 보이는대로 가지를 치고 방제도 해보지만 당할 수가 없군요. 살충제를 무작정 쓸 수 없어서 나방이 끈끈이를 붙였습니다. 영국 제품인데 가드닝이 발달한 나라에서 온 제품이라 그런지 성능이 상당히 좋습니다. 비를 맞아도 끈적임이 남아 있어서 좋습니다. 작년에도 붙였었는데 상당한 효과를 봤었습니다. 

 

김장 배추와 무는 무럭무럭 자랍니다. 쪽파와 갓도 제법 싹이 올라왔습니다.

 

이웃에서 고구마를 수확 했다며 나눠 주셨는데 크기가 어마무시 하네요.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시며 경작하시는 모습을 봤기에 나눠주시는 농작물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월말들어 대추가 익어 가네요. 땅에 떨어진 걸 한입 베어 물었더니만 어찌나 단지 깜짝 놀랐습니다. 별로 신경써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달아도 되는걸까요? 요즘 과일들이 무척 단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몇해전 식재한 배나무에서 모처럼 먹음직스러운 배가 두어개 달렸길래 애지중지 하며 살폈더만 맛이 들자마자 새들의 공격을 받았네요. 파먹힌 자리에서 배즙의 단내가 펄펄 나니 더 골이 나더군요. 야무지게 파먹은 것을 봐선 큰 새들이 쪼아 먹나 봅니다. 꽤나 두터운 봉지를 씌우던데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내년에는 튼튼한 봉지를 씌워야 겠습니다. 

화초들도 슬슬 씨앗을 맷기 시작 합니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사초 키가 늘씬 하네요. 보라색으로 예쁜 좀 작살나무의 열매가 맛도 없던데 새들이 좋아하더군요. 

 

길가의 야생화 들도 씨앗을 맷고 있습니다.

 

이 포도같이 생긴 열매의 정체가 궁금해 집니다.  

아스타와 큰 꿩의 비름 그리고 분홍 구절초 꽃이 화려 합니다. 가을 꽃들이 봄꽃보다 화려한것 같아요.

 

이제 화사하게 피어날 국화, 그리고 김장께 피던 용담이 벌써 활짝 피었습니다.

 

올 봄에 어미가 데리고 들어온 아깽이들이 마당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은 못대게 합니다만 지들이 기분 좋으면 아예 개냥이가 된 듯이 바짓 가랭이를 부비부비 하네요. 암수 두마리인데 사이가 얼마나 애틋한지 모릅니다. 그러다가도 싸울땐 냥펀치 휘두르기가 격투기 저리가라 입니다. 겨울을 준비하는지 살이 부쩍 오르고 있군요. 가끔 새 사냥도 하는데 맹수의 풍모가 나옵니다.

EBS 교육 방송을 가끔씩 봅니다. '100세의 쇼크', 장수는 축복일까 불행 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더군요. 노년이라도 '인정욕구'는 여전 하답니다. 겉으로는 아닌척 해도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마음은 여전 하다네요. 노후를 준비 한다면 대개 경제적인 면을 먼저 떠올리는데 늙어도 여전히 사람임을 증명 할 수 있어야 겠습니다. 있으나 마나한 'No인' 이 되면 무척 서운 할 것 같아요. 놓고 싶지 않은 취미로 영문독서, 별보기, 수학문제풀기, 프로그래밍으로 정했습니다. HLS(High-Level Synthesis)를 아는지요? 반도체 설계 기법인데 젊은 청춘을 바쳤던 공학분야 입니다. 그당시 너무 초창기여서 관심을 못받던 분야인데 최근에 상당히 성숙되어 가나 봅니다. 지난달부터 10여년 전에 손을 놓았던 것을 다시 되살리느라 밤샘까지 하는 중입니다. 하나씩 되살릴 때마다 희열이 솟네요. 특히 그때 안되던 것들이나 툴 가격이 너무 비싸서 문서로만 읽던 것들이 지금은 무료로 풀려 나와서 마치 오랜 한을 푸는 기분입니다. 올해 내내 매달려 볼 생각 입니다.

벌써 올해도 8할이 넘어가네요. 앞으로 살 날을 생각하며 이런저런 생각이 가을과 함께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