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01, 2022

아마추어 무선, 귀촌 시골생활에 최적 취미라고 하길래......

아마추어 무선, 귀촌 시골생활에 최적 취미라고 하길래......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 거주자의 취미로 강추 한다는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아마추어 무선통신(HAM Radio), 한때 '취미의 왕!' 이라고 불리던 그 취미. 집에 앉아서 세계인과 함께 한다며 열광하던 그 취미. 자유로워진 해외여행과 함께 인터넷과 휴대 전화의 보급으로 인해 세계화 체험이 일상화된 지금은 많이 퇴색해 버렸다. 게다가 도시 아파트가 주된 거주 형태가 되면서 십수 메터나 되는 안테나 세우기는 불가하게 됐다. 하지만 단독주택이 여전한 외국에서는 이 취미가 여전하다고 한다. 특히 넓은 땅덩이를 가진 나라에서는 비행기와 무전기를 당연히 여겼고 통신망 구축이 어려워 아마추어 무선이 장려 되기도 했단다.

나도 아마추어 무선사라는 것이 퍼뜩 생각이 났다. 무선국 허가장을 보니 만료일이 2023년 12월 말까지라고 하는데 정작 신호 내보기는 몇달만인가. 한때 아마추어 무선사 1급이라고 뽐내기도 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 부끄럽기까지 했다. 심심한 겨우내 뭘하며 지낼까 하다가 새해들어 몇달만에 무전기를 켜봤다.

무전기와 수직으로 세워놓은 안테나가 무사(?) 하길래 40메터 밴드(7Mhz))에서 SSB(음성)으로 몇번 CQ를 내봤으나 응답이 없다. 그럼 그렇지 다들 그만 뒀나보다 했다. 하지만 잘 들어보니 분명 일본 무선국 한국 무선국 신호는 잡히는데 왜 응답이 없을까? 무전기가 고장인지 안테나가 변변찮은 건지 알 수 없다. 이번에는 CW(전신)로 바꿔서 시도해 봤다. 일본, 동유럽 (무려 우크라이나!), 뉴질랜드 등등과 교신됐다. 21세기에 모르스 교신이라니 시간을 거스르는 취미가 되려나 보다. 무전기 고장이 아닌게 분명하니 안테나가 변변치 못한 탓이리라. 아니면 내 목소리가 후진(?) 걸지도 모른다.

몇년만에 해외 QSL 카드를 받았다. 카드 중계 대행 해주는 협회(QSL Card Buro)의 회원이 아니라서 'No QSL Card' 라고 했더니 직접 보내왔다. 한동안 쉬다가 다시 시작 했노라며 손편지와 함께.

요즘은 아마추어 무선통신에도 FT8 이라는 디지털 통신방식(DMR, Digital Mode Radio)이 유행하나 본데 나는 구닥다리(내년 환갑이라니!) 답게 전신 교신만 하고 있다. 컴퓨터 끼리 메시지를 주고 받는 디지털 통신은 뭐랄까... 인간적이지 않아서 매력을 못느끼고 있다. 음성이 저마다 특색이 있듯이 전신에서 모르스 코드 키잉에도 저마다 특색도 있고 감정도 실린다.

전신으로 주고 받는 메시지라고 해봐야 1분에 기껏 십여단어 수준이라 효율이니 뭐니 따진다면 아주 비효율적이고 에너지 낭비라고 흉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속음을 듣고 머릿속에서 문자로 풀어내고 부산히 손가락을 움직여 전달하는 전신 통신방식은 재미있다. 전신 교신을 하려면 우리몸의 감각기관(주로 청각과 촉각)과 두뇌기관(단속음을 문자로 변환)을 유기적으로 동원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머리좀 굴렸다는 자부심 마져 든다.

겨울밤 헤드셋을 끼고 가물거리는 신호를 찾아 교신을 성사시키고 나면 뭔가 해냈다는 뿌듣함이 있다. 옛 영화에 등장할 법한 레지스탕스 요원이나 스파이 기분도 내보고 그런다. 행여라도 그리되면 않되겠지만 조난 사고라도 당했다면 많은 사람을 구할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볼 수도 있다. 지하에 매몰됐는데 외부랑 연결된 수도파이프가 있더라.... 뭐 이런거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런거 말이다. '비행 시뮬레이터' 취미가들이 은근히 이런상황 기대하는 것 처럼...

그러고 보니 취미중에 '비행 시뮬레이션'도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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