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01, 2022

[양평집] 2022년 2월, "취미생활" 농한기 지루함을 현명하게 넘기는 방법

[양평집] 2022년 2월, "취미생활" 농한기 지루함을 현명하게 넘기는 방법

2월 초에 함박눈이 두어차례 내리고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한파 주위보까지 떳더랬습니다. 하지만 입춘을 넘기자 봄을 부르는 비까지 내리는 것을 보면 절기의 변화는 말릴 수 없네요. 달력을 보며 내년이면 환갑이라니 제발로 찾아오는 봄이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외로움'은 찬바람보다 무섭다고 하더군요.

사실 귀촌하면서 취미를 여러개 가졌으니 심심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크게 들진 않았습니다. 워낙 정적인 사람이라 어울려 운동같은 야외 활동을 즐기진 않고 '책상에 오랬동안 앉아있기'라던가 '손발 놀리기' 같은 쪽의 취미를 가지게 됐지요. 책상물림 답게 공부하기, 독서하기, 블로그 글쓰기, 그리고 밤하늘 별보기는 연중 내내 텃밭 가꾸기와 함께하는 시간 보내기 입니다. 겨울들어 마당일이 줄어들어 늘어난 시간을 죽이는 취미로 종이공작(페이퍼 크래프트)과 아마추어 무선(HAM Radio) 입니다.

[취미1: 종이공작-비행기종이공작-건담]

종이 공작은 종이에 인쇄된 전개도를 오리고 붙여서 입체 모형을 만드는 겁니다. 복잡한 도면은 2~30 쪽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10여쪽 가량 됩니다. 백여개에 이르는 종이 부품을 오리고 붙여야 해서 완성을 보려면 두어달쯤 걸립니다. 물론 성질이 급하면 단숨에 해치울 수도 있겠으나 그리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요. 이번 겨울에 만든 작품(?)은 F-4E 전투기 입니다. 동체는 작년 봄에 대략 조립해 뒀었고 농번기인 여름과 가을동안 묵혀 두었다가 다시 꺼내서 올해 1,2월에 완성을 봤습니다. 

[취미2: HAM Radio]

공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아마추어 무선이라는 취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70년대 후반 쯤인데 반공이념이 공고했던 시절이라 무선 통신이라는 취미가 만만치 않았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80년대에 이과계열 대학을 다니면서 무전기라는 것을 다뤄봤고 마침내 자격증도 따고 무선국도 차릴 여유를 가졌지만 인터넷과 휴대전화 탓에 멀리하게 되었었지요. 그래도 선망하던 취미였던 만큼 무선국을 차려놓긴 했습니다. 귀촌하면서 도시에서 꿈꾸지도 못했던 단파대역 안테나도 세워보리라 했지만 마음이 멀어진 터라 겨우 수직 안테나 한개 세워놨을 뿐입니다.

유튜브에서 귀촌 후 최고의 취미라는 이야기를 보고 생각나 간만에 무전기를 켰습니다. 음성 교신보다 모르스 교신을 합니다. 눈코 다 베어갈까 싶이 바쁘게 변하는 21세기에 모르스 교신이라니요! 신기술과 신문물 조금 거리를 두자고 마음먹고 귀촌을 택한 이상 느리게 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교신 증명하는 카드를 받았습니다. 뉴질랜드에 사시는 분인데 햄 한지는 40년 되었고 한동안 안하다가 다시 시작 했다고 하네요. 손편지 엽서를 보내왔는데 비뚜르한 글씨체로 봐서 꽤 연세가 드신 분 같았습니다.

[반려묘]

작년말에 새끼 길고양이 두마리가 거실로 들어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두달이 지난 지금은 아주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중성화 해주었습니다.

열심히 뛰다가 화분을 자빠뜨리는 말썽을 일으키기도 하네요. 햇볕이 좋길래 문을 열어 줬더니 마당으로 냅다 뛰더군요. 봄이 와서 따뜻해 지면 마당냥이로 진출 하게 될 것 같군요.

월말 들어 볕이 따듯하니 슬슬 새싹들이 올라 오려나 봅니다. 작년 월기를 보니 3월 10일쯤 크로커스가 꽃을 피웠더군요.

산책길에 만난 나무에도 연한 녹색빛이 드는걸 보니 곧 눈이 트이겠군요.

월말 들어 두차례 봄을 부르는 비가 내리고 마당이 녹았습니다. 봄기운이 들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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