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수능 원서 접수
오늘 접수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워낙 오래 되었고 지역도 달라서 관할 교육 지원청에 가서 접수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증명서는 교육청 민원실에서 떼 주더군요. 무료랍니다. 민원실 접수 창구의 공익요원이 신분증을 보더니 첫마디가...
"아버님 이리로... 누구꺼..."
병원에 가면 간호사로부터 "아버님..." 이라고 불렸을 때 이후 충격이 크게 다가 옵니다. 앞으로 학교에 들어가면 어떤 충격이 닥칠지. 그리고, 수능 원서 접수 창구에서 처음 들었던 말은,
"대리접수하러 오셨나요?"
이제 신분증을 내밀지 않아도 "학부형"처럼 보이나 보죠. 하기야 일찍 결혼 했으면 손자 봤을 나이가 됐죠.
원서 접수장의 안내 하시는 분들이 현직 고교 교사들인가 봅니다. 대개 지원청에 와서 직접 접수하는 수험생은 검정고시 출신의 학생들 인가 보더군요. 그중 30대로 뵈는 수험생도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아주 친절하게 시험과목 자문도 해주셨습니다. 과학 탐구 선택에 물리2, 지구과학2을 했더니 하필 어려운 걸.. 하시길래 "네 압니다." 했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강단이 있는데 이쯤이야... 하며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만, 시험은 일단 합격이 목표이니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데 너무 자만 떠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짤막한 에피소드...
"학원 하시나...?"
아마 학원 선생님들이 수능 시험의 추세를 보려고 응시하는 경우도 있는가 봅니다. 아침마다 출근길 차안에서 듣는 EBS의 유명 TOEIC 강사도 시험 추세를 볼 겸 가끔 TOEIC 응시한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수능도 게 중에 50대 중반에 시험보러 오는 학원 션생이 종종 있는가 봅니다.
"내년에 회사 관두면 딱히 할일도 없어서 대학이나 다녀 볼까 하구요."
별거 아니라는 투로 답했더니,
"방통대도 있는데?"
"아, 네. 거기도 가봤는데 학교다니는 재미가 없더라구요."
몇년전 방통대 영어과에 등록한 적이 있는데 그때 깨닳았죠. 내가 갔어야 할 곳은 "영어학원" 이구나. 그래서 한 1년 반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었보다도 방통대에는 "천문학"과가 없잖아요.
접수하는 내내 신통하다는 눈길이 뒤를 따라다니는 듯 했습니다. 접수 마치고 후딱 나왔습니다. 50대 중반 아저씨가 수능 시험 보는게 드믈긴 하겠지만 신기한 건 아니잖아요?
요즘들어 부쩍 수학공부 시작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 합니다. 막.막. 머리가 다시 돌아가는게 다시 태어나는 기분이랄까요? 수능준비는 오직 EBS 강의에 의존하고 있는데 선생님들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전에는 왜 이렇게 배우질 못했나 화가 나기도 하구요. 솔직히 말하자면, 예전의 공업고등학교에서 이렇게 입시 공부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렇게 허술한 기초로 대학에 들어가고 과학기술자 소릴 들으며 뻔뻔하게 20여년을 살아 왔다고 생각하니 창피한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여전히 구구단이 자꾸 틀려서 큰일 입니다. 기하학, 미적분 문제를 풀다가 덧셈 곱셈의 큰 함정에 빠지는 악몽을 꾸다 잠을 설치기도 하네요. 그거참... 그나저나 수능 준비가 아니라 예술 활동이 되었습니다.
이제 수능 시험까지 약 80여일 남았네요. 수학과 영어 이외 과목은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영어는 그래도 기본은 한다지만 다른 과목들이 슬슬 걱정됩니다.
저의 수능 일일공부 블로그.
GoodKook's daily study for Korean SAT
매일 공부한 노트를 스캔해서 올려놓고 있습니다. 방문객이 너무나 적어요. 뭐! 그렇다고 방문해 주십사 하는건 아닙니다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