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말 농사 첫해에는 뭣도 모르고 이것 저것 채소 모종과 씨앗을 뿌렸더랬죠. 상추
치커리는 숲을 이뤘고 무지막지하게 딴 꽈리고추는 장조림을 해서 일년째 지금도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참외 수박은 그저 모양을 냈었구요. 그래서 텃밭 농사도 계획을 잡아 보자고 마음먹긴 했지만 여전히 "중구난방" 입니다. 말 그대로 형제들이 돌아가며 이것 저것 심다보니 계획 농사는 저멀리 가버리네요. 그러면 어떻습니까. 텃밭 덕에 형제들도 자주 모이고 맛나는 것도 해먹으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가뭄이 심한 요즘은 매일 조금이나마 물을 줘야 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상주하지 않는 이상 계획 농사는 어렵겠더군요. 작년에 채소만 심었던 것에 더하여 올해에는 꽃밭을 조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더블어 허브(Herb)씨앗 대여섯 종을 뿌렸었습니다. 이 역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풀반 허브반 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바질과 카모마일 그리고 메리골드가 농부의 게으름을 탓하지 않고 풀들과의 경쟁을 이기고 무럭무럭 자라 줬습니다.
특히 바질은 향이 아주 좋습니다. 잎 몇장 따다가 점심 고등어 구이와 함께 얹어 먹었더니 꿀맛 입니다. 생선 비린내를 잡아주고 고소한 고등어 구이의 기름에 어울려 향긋한 맛을 냅니다.
아직 본격적인 불루베리 딸 때가 않됐지만 그래도 몇개 익었길래 따서 텃밭에 자란 상추, 치커리, 그리고 사온 방울 토마토와 바나나를 바질 잎과 함께 버무렸습니다. 반으로 자른 방울 토마토의 육즙과 바나나의 미끈함이 있어 샐러드 드레싱을 넣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향긋 달콤 새콤한 맛이라니! 허브 심길 아주 잘했군요.
점심상차림, 김치와 강된장, 샐러드와 와인을 곁들였습니다. 어쩐지 이질감이 었어 보이는 조합 같습니다 만 아주 맛난 점심 이었습니다.
바질 잎은 말려서 빻아 향신료로 쓴다고 합니다. 꽃이 피기전에 따야 향이 진하답니다. 일단 조금 따서 말려 보기로 합니다.
카모마일 꽃도 몇주 피었길래 따서 말려보기로 합니다. 본격적으로 피길 기대해 봅니다.
나이 먹으면 여성 호르몬이 는다더니 마당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이 참 좋습니다.
좀 이른감이 있지만 감자 한이랑을 캐봤군요. 수확이 시원찮다기 보다는 귀엽습니다.
그외 호박과 약간의 채소를 수확 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채소 철인데 날이 가물어서 어떨런지 모르겠네요.
해 질 무렵 아랫마을 마실에 나섯습니다. 우사 앞을 지나는데 송아지 두마리가 웬 서울촌것들인가 하며 쳐다보네요.
볏잎에 분홍색으로 알 같은게 달렸더군요. 우렁이 알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적습니다. 논 곳곳이 가물어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비가 좀 내려줘야 할텐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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