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4월 26, 2025

AI 반도체...?

AI 반도체...?

AI 세상이다. 상품 판매 제조 유통 상관하지 않고 어디든 자기네 대문에 AI를 붙여 놓는다. 반도체 산업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 어느 블로거의 글이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개발하는 AI, 반도체 산업의 혁신" [바로가기]

위 글의 내용을 보면 제조공정에 AI기술을 활용 하겠다는 소리인데 마치 AI용 반도체를 개발한다는 느낌을 준다. 참고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라는 회사는 반도체 제조장비 전문 대기업이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주식회사(영어: Applied Materials, Inc.)은 미국 굴지의 반도체 제조 장비 및 서비스, 소프트웨어 전문 대기업이다.[위키사전]

반도체와 관련된 회사 치고 AI를 들먹이지 않는 곳이 없다. 제조는 물론 설계 도구(소프트웨어)회사까지 이러다보니 누군가 AI용 반도체가 따로 있다고 믿는 듯하다.

SILVACO 라는 TCAD (반도체 공정 시뮬레이터)로 유명한 회사에서 발행한 소개 문서를 보자.

        Enabling Semiconductor Design and AI Through Software Innovation and Automation [바로가기]

AI 번역기에 넣었더니 "소프트웨어 혁신 및 자동화를 통한 반도체 설계 및 AI 활성화"..... "반도체 설계와 AI를 활성화" 했다는데 도무지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주는 잇점을 살려 자사 제품의 향상을 도모 했다는 뜻이었을까? 자사제품에 인공지능이 잔뜩 묻었으니 고객들은 주목해 달라는 뜻일까? 이 문서를 들여다 보면 어디에 AI가 있다는 것인지 찾아보기 어렵다. 어쨌든 "혁신", "자동화"에 이어 "인공지능"을 들이밀어 이목을 끄는데 성공하긴 했다.

반도체 공정 분야는 비밀 투성이다. 제조 과정 중 물리적 조건과 재료의 배합에 따라 수율에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작은 조건 변화가 낳은 결과에도 매우 민감하다. 공정에 AI기법을 도입한다는 뜻은 그동안 수많은 연구 자료를 긁어모아 공정 조건을 만들어 보겠다는 소리 같은데 이렇게 비밀주의에 휩쌓여 있는 환경에서 간혹 흘러나오는 자료를 기반으로 AI가 생성해낸 공정을 믿을 수 있을까 싶다.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알고리즘이 "신경망"이다. 이 알고리즘이 만능이 된 것은 기존의 컴퓨팅 방법 IF~ELSE~ 을 사용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뭐든" 할 수 있지만 해놓은 짓에 대한 책임은 없다. 혹시 책임 회피용으로 AI를 들이대는 것은 아닐까?

구글의 어느 부서에 자리가 비어서 구인 광고를 냈더니 수천건의 응모가 들어 왔단다. 상당수가 인공지능이 써준 작문이었다고 한다. "대필"("컨트롤-C"와 "컨트롤-V")은 부도덕 하지만 "인공지능"은 용서가 된다고 여기는 것이 요즘 가치관인가보다. 여러 문서를 읽고 베껴와 다듬는 수고조차 하기 싫다는 뜻인가 싶다.

        Improve Your Chances of Landing That Job Interview
        https://spectrum.ieee.org/improving-interview-odds

자기 운명을 인공지능에게 맞기는 판에 연구개발 성과를 어디서 빌어오고 싶지 않겠는가. 문제가 생기면 인공지능 탓하며 위안을 삼으면 될 것이고. "생성(generative)"을 "창의(creative)"와 혼동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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