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9월 18, 2019

[양평집] 2019년 8월, 무더위 그리고 빨간고추

[양평집] 2019년 8월, 무더위 그리고 빨간고추



8월들어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마당 원두막에 달아놓은 온도계에 낮 최고기온이 무려 43도까지 올라갔고 최저기온은 17도로 찍혔습니다. 일교차가 어마무시하네요. 더운날 점심으로 '경애언니'네 얼음 동동 검은콩 국수 입니다. 땀이 쏙 들어가는 맛이죠.



한여름 피서는 뭐니뭐니해도 도서관 입니다. 도서관에 가면 수학 공부를 주로 하는데 이번 여름의 공략 목표는 '벡터와 텐서'입니다. 세월 따라 굳어가는 머리를 어떻게든 막아보자고 애쓰고 있지만 시원한 에어콘 바람 아래서 연신 고개를 떨구니 역부족입니다. 틈틈이 서가에서 책을 꺼내 읽기도 하는데 '어떻게 늙을까'가 눈에 띕니다. 유명한 여성 출판 편집자의 이야기 입니다. 작년에는 '랩걸'을 읽고 기억에 남더니 이번에도 역시 여성 작가의 책이네요. 나이들면 여성화 된다더니 여성 작가의 글이 끌리는 것을 보면 늙긴 늘어가나봐요.

이 책은 너무나 재미 있어서 단번에 읽게 됐습니다. 예전에 사랑을 나눴던 남자들에 대한 추억들이 어쩌면 적나라 하다고 할 만큼 솔직 담백하게 쓰고 있네요. 그리고 나이들어가며 드는 심적 변화와 노년의 시간 보내기 꺼리들을 적고 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아 단숨에 읽게 되었습니다. 이러니 공부 진도가 한없이 늦어집니다.




열매가 익어간다고 여름이라고 했나요? 작은 메론 수박들이 달리고 월말들어 포도도 까맣게 익어가면서 이 무더운 여름도 가겠지요. 포도나무를 심은지 삼년만에 제법 달달한 포도가 달렸습니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햇볕에 말립니다. 고추모 서른 다섯주 가량 심었는데 예닐곱근 쯤 고추가루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김장을 담궈야 하니까요.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니 매일 속옷을 빨아 넙니다. 저녁에 찬물 샤워를 하고 갈아입은 속옷의 감촉은 아주 포근 합니다. 한낮의 햇볕의 따스함과 바짝마른 면 난닝구의 바스락 거리는 감촉은 포근함이 이런 것이구나 합니다.



감자를 캐고 두어달 묵힌 밭을 갈아 엎습니다. 고추가 빨갛게 익었으니 김장 준비를 해야 겠지요. 수북히 자란 풀밭을 삽으로 뒤집기는 여간 고되지 않죠. 그래서 큰돈(?)들여 '쟁쇄'라는 삽을 마련 했습니다. 써보니 풀덮인 밭을 가는데 아주 좋습니다. 삽질을 하면 뜰때마다 허리에 무리가 가는데 '쟁쇄'는 끝을 밖아 넣고 지렛대 구조의 손잡이를 제끼니 허리아품이 전혀 없네요.



풀밭을 뒤집고 퇴비를 덮어 두었다가 일주일 후에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모종은 백여개 심었는데 중간에 좀 뽑아 먹고나면 한 오십포기 가량 수확으로 김장을 담글 수 있겠지요. 배추모종과 무 씨를 뿌려 뒀더니 고라니가 귀신같이 알고서 기웃거리고 있네요. 노루망을 쳐뒀는데 제 역활을 해줘야 할텐데요.



아로니아를 꽤 수확 했습니다. 주로 갈아 먹는데 잘익은 아로니아는 그냥 씹어먹을 만 합니다. 아로니아로 잼을 만들어도 좋네요. 아침에 빵에 발라 먹어도 좋습니다. 아로니아 주스와 아로니라 잼이라니 통풍이 곧 떨어질것 만 같네요. 아로니아 와인도 담궈 먹는다고 합니다. 내년에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태풍 '코로사'가 비만 적절히 뿌리고 얌전히 지나가네요. 두어번 더 태풍이 지나면 이제 가을이 오겠지요. 가을 노래를 앞당겨 불러봅니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섯더니...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함께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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