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특히 1월은 사상 유래없는 강추위의 연속 이었습니다. 겨울 양평에서 보낸 날이 거의 없었지요. 강추위가 하루아침에 물러간 탓인지 올해 봄은 갑작 스럽다고 생각 했는데 예년에 비해 빠른 것도 아닌가 봐요. 감자를 심어야 하네 어쩌내 의견이 분분해서 작년 블로그 일지를 보니 이미 3월말에 야외 식사를 할 정도로 따듯 했었군요!
2017년 4월 2일, 어느 봄날의 소박한 점심상
봄 텃밭 준비는 이미 3월 말에 시작 했었네요? 겨울에 가서 온실에 상추 씨를 뿌려 뒀다가 이른 초봄에 상추쌈 싸먹었다고 자랑글을 올렸었습니다.
올해는 지난 겨울 강추위로 자주 못간 탓에 봄맞이가 부실 합니다. 온실은 방치되어 있었고, 3월은 그냥 넘어가 버렸습니다. 4월을 맞이하여 겨우 텃밭에 퇴비 뿌리고, 작년 그나마 감자를 수확한 추억이 있어서 감자씨를 묻었습니다. 멀칭 비닐이 보기 싫어서 올해는 덮어보지 않기로 했는데 어찍 될런지 모르겠군요. 잡초 씨가 앉는 것과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는데 두고 봐야 겠습니다. 잡초도 뽑고 물도 주려면 자주 들여다봐야 하겠지요. 저 노란 망태기 비슷한 것은 밭에서 뽑은 풀, 채소 다듬은 찌꺼기들을 모아둘 간이 퇴비장 입니다. 그 뒤로 한 고랑은 어머니의 마늘 밭이구요. 지난 가을 마늘씨를 심고 비닐로 덮어 두었더니 파릇하게 올라왔습니다.
온실 앞에 걸어둔 온도계를 보니 낮기온이 최고 27도까지 오르네요.
텃밭 둘레에 쳐놨던 노루망은 거뒀습니다. 노루가 얼마나 뜯어 먹으랴 싶고, 쳐놓은 망을 둘러 밭으로 가는 발이 멀게 느껴집니다. 망 넘어 잘 자란다며 쳐다보기만 하고 풀 뽑으러 가는 발길이 뜸해 지더라구요. 게으른 텃밭 농사꾼이라 그렇죠. 일단 노루망 없애고 비닐 멀칭을 자제해보기로 했는데 결과가 궁금해 지는군요.
마당에 잔디를 심어 놓는 것은 멀쩡한 땅을 놀리는 짓이라는 거죠. 한 여름에 엄청난 복사열이 무섭습니다. 더구나 집이 서향이라 오후 햇볕이 강렬 합니다. 마당을 활용해 보리라고 생각하길 일년만에 뒤짚게 되었군요. 겨우 삽질만 해놓긴 했는데 언재 흙 털어내고 정원을 만들지 걱정입니다.
한겨울을 지낸 시금치는 무치고 쪽파는 파전을 해먹었습니다. 그래도 봄이 왔다고 돈나물 조금, 취나물 새싹이 올라와 부쳐 먹었습니다. 물론 맛은 기가 막힙니다. 작년에 캐낸 더덕으로 담금주를 했더니 향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밥은 솜씨 좋은 막내 동생네의 김치 콩나물밥 입니다. 이북식이라 하네요.
2018년의 새봄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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