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집 2021년 4월, 기타나 배워볼까?
날씨, 4월은 월초와 월말의 차이가 아주 극심한 달 입니다. 봄이 왔나보다 싶더니만 무려 살얼음이 얼었고 마당 화단은 아직 한산 합니다.
중순들어 줄줄이 마당의 꽃들이 개화를 시작하여 월말에는 계절의 여왕 오월을 맞을 준비가 한창 입니다. 3월말부터 피기 시작한 수선화,
무스카리와 매발톱의 보라색,
빨강과 노랑 튤립,
튤립의 종류가 많고 이름도 제각각 있습니다만 외우질 못했네요. 빨강, 노랑 꽃이 먼저 피고 연분홍 꽃이 나중에 피네요. 한 보름 사이로 번갈아 핍니다.
튤립과 차가 플록스, 매발톱이 어우러져 피었습니다.
명자나무, 활짝핀 조팝나무에선 꽃향기가 은은 합니다.
화단 경계에 돌을 쌓아주고 꽃잔디와 백리향을 심어 뒀더니 일년만에 저렇게 번지고 꽃도 피었습니다. 알듯 모를듯 향기가 좋습니다. 딸기 꽃이 예쁜데 열매가 달릴런지...
벚꽃이 피고 집니다. 벗꽃 엔딩을 듣노라면 봄바람에 꽃잎이 흗날립니다.
봄꽃에 이어 여름 가을 꽃들도 피어 나겠지요. 마당 화단을 편하게 감상 하려고 관람의자를 만들어 자리잡아 봅니다. 눈치보며 구입한 전동공구들이 제몫을 했습니다.
한 3주가량 만발하던 튤립이 지면 꽃대를 빨리 잘라 주어야 구근이 튼실해 진다는군요. 튤립을 따다가 꼽아서 식탁을 장식하기도 하죠.
날이 따듯해지니 슬슬 마당으로 나갑니다. 모닥불을 피워 와인 한잔 하는 맛이라니. 식사의 절반은 마당에서 즐기게 됩니다.
내친김에 마당 한켠에 불피울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빨간 구운 벽돌을 쌓았습니다. 누구는 시멘트를 발라 영구적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쌓으면 쉽게 해체하기도 하고 식상해지면 모양을 변형하기도 좋습니다.
봄나물을 뜯어다 데칠것은 데쳐고 무칠것은 무칩니다. 봄에 새조개가 제철이라 가시오가피 순, 방풍나물, 머위, 민들레, 취, 당귀, 미나리를 데쳐 함께 먹어 봅니다. 참나물과 사과 무침은 맛을 표현 할 수 조차 없습니다. 역시 와인과 함께하면 그만이죠.
마당일이 잦아지니 빵 구울 일이 줄어 듭니다만 그래도 틈틈이 구워봅니다.
대문 쪽으로 흙이 드러나 있어서 비가 오면 질척 합니다. 파쇄석으로 메울까 잔디를 깔까 고민하길 몇개월. 잔디로 결정 했습니다. 몇달간 다져진 데다 잔돌이 많아서 삽으로 긁어내려고 했더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이전에 깔렸던 잔디의 관리가 부실하여 보기 흉해서 역시 걷으려 하니 줄기가 여간 질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텃밭도 갈겸 미니 관리기를 장만 했습니다. 대개 엔진형 관리기는 소음도 심하고 매연이 만만치 않더군요. 고심끝에 충전형으로 구입 했습니다.
충전형 관리기의 힘이 떨어진다는 말이 있어서 쓸모없지 않을까 내심 걱정하며 구입 했더랬지요. 그런데 제품마다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에 구입한 충전형 관리기(맨티스사 제품)는 상상 외의 힘을 내주었습니다. 삽질을 했더라면 몇일 몸져 누웠을지도 모르죠. 속모르는 사람은 삽질 쯤이야 하지만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충전 관리기로 묵은 잔디를 손쉽게 걷어냈습니다. 역시 문명의 이기를 잘 활용 해야 함을 실감 했습니다.
잔디와 디딤석을 깔아놓으니 마당이 한결 완성도가 높습니다. 지나는 이웃분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데 한몫하네요.
마당일이 늘어나니 책상에 앉는 시간이 너무 줄었네요. 방통대 중간과제 마감일을 넘겨버렸고 영문 소설 'The Great Gatsby' 읽기도 하루 한쪽 소화하기도 빠듯하고, 물리학과 미적분학 수업도 겨우 따라가고 있습니다. 주경야독 아무나 하는게 아닙니다. 모처럼 비가 오는날 책상에 앉았지만 창밖의 철쭉과 영산홍에 취해 버렸습니다.
지방 자치기관 마다 주민 센터에서 각종 문화 강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대면 강좌가 무산 되었는데 올해 다행히 조금 잦아들어 대면 강좌가 열렸습니다. 마침 기타 강좌가 있어서 등록을 했습니다. 아주아주 옛 학창시절 배워보고 싶었던 통기타 였는데 이제야 소원을 이루게 됐습니다. 여름 때쯤 모닥불에 앉아 유행가 몇곡쯤 쳐보리라 꿈을 꿔보는 중입니다. 한가지 더 희망이 있다면 만화영화 '붉은 돼지'의 엔딩곡을 쳐보는 겁니다. 너무 야무질까요?
노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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