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의 월간 전자잡지 더딴지 21호의 기사로 38살먹은 어느 골드미스가 무작정 사표를 낸 이야기가 실려있다.
-인용-
당장 통장에 잔고 있겠다. 시간 많겠다. 뭘 그리 계획하고 사나 싶고, 졸라 이때까지 내가 계획한 대로 다이루어졌었으면, 나는 지금쯤 리버뷰 고층 아파트에서 “누나 쇼핑하러 가지 말아고 우리랑 있어요." 울고짜는 아이돌 급 외모의 남자 애들을 뿌리치고 지하 주차장을 가 일곱 대의 외제차 중 어떤 것을 타고가야 할지 몰라서 SNS에 포스팅 하는 된장녀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자,
그냥 존나 아무것도, 어떤것도 계획하지 않고 개무시하기로 결정했다.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내가 세상 한심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걱정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빡큐를 날리며, 기왕 이렇게 나이스 타이밍에 얻게 된 이 귀한 백수 기간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미래를 걱정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냥 약쟁이 처럼 존나 백수뽕이나 계속 맞으면서 살다가, 나중에 통장 잔고가 바닥을 보일 때쯤 다시 한 번 치열하게 고민해보지 뭐. 미래에 대한 스트레스는 돈 떨어질 때쯤, 그때가서 한큐에 받지 뭐.
"서른 일곱 살 골드미스의 무모한 퇴사보고서", 소라찜, 더딴지 21호에서
- 인용 끝-
팔다리에 힘빠지기 전에 늘어지게 놀고 싶어 졌다. 몇년 전부터 한갓진 시골에 가서 그냥 늘어지게 지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요즘은 그걸 실행해보려는 궁리를 하는 중이다. 시골에 뭍혀 지내겠다고 설레발 쳤더니 주로 이런 질문을 해온다. 답하다보니 그럭저럭 훌륭한 대답이 마련 됐다.
뭐먹고 살래?
그냥 풀뜯어 먹지. 뭐 지금도 대단히 잘먹고사는 것도 아니잖은가.
나중에 아프기라도 하면 어쩔래? 그때 대비해서 좀더 벌어야하지 않겠어?
죽을병 걸리면 죽어야지.
돈은 좀 벌어놨어?
되짚어 보면 번듣한 회사 한번이라도 다녀본적 없는데 무슨. 체면이고 뭐고 버리고 대충 배 안곯고 한 30년은 지낼만 할 정도.
구차스럽지 않을까?
지금 사는 꼴도 그리 호사스러운 것은 아니잖아. 먹고 입고 싸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면 되지. 하긴 수준차가 있을 테지만 요즘 워낙 물자가 흔한 시절이라 쓸데없는 체면만 버리면 얻어입고 나눠먹을 수 있어.
그렇게 얼마나 살것 같어?
80살이면 살만큼 산거라고 봐. 돈떨어지면 그때가서 결정하지. 더살지 말지. 제발 그때까지 건강했으면 좋겠네.
외롭지 않겠어?
도시 산다고 이웃이랑 알고지내는 것도 아니고. 늘어진다고 이웃이 없는 건 아니잖아. 같이 늘어질 이웃을 모으는 중이야. 없으면 말고. 요즘 심심해지는 연습중인데 주변에서 자꾸 뭘 더 하잔다. 털어내야겠다.
뭐하며 지낼건데?
꼭 뭘 해야하나. 고작 몇십평 짜리 텃밭에 일구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듣 하더군. 죽을 때까지 다섯 수레 책을 읽어야 한다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한 수레 못 읽은 것 같다. 공부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블로그질 하기도 바쁘던데. ㅎㅎㅎ
그래도 미래가 불안해...
이래사나 저래사나 내일 뭔일이 날지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
그래도 사회에 이바지해야지....
사회에 해나 안끼지는 걸로 하지.
무계획하다고 흉보지 마시라. 언재 계획대로 되기는 했더냐?
굳이 계획 한다면 이런것 해보고 싶다니까...
항공 우주 과학기술 체험 교실 혹은 이동 카페를 만들어볼까
http://goodkook.blogspot.kr/2014/04/blog-post_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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