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2월 05, 2024

[양평집] 2024년 11월, 대자연의 반격 "매운 맛 좀 볼래?"

[양평집] 2024년 11월, 대자연의 반격 "매운 맛 좀 볼래?"

지난달 누군가의 "도시로 돌아가는 열가지 이유"를 들으며 나는 끄떡 없다며 비웃어 줬더랬다. 그것을 본 것인지 대자연께서 매운 맛을 보여 주셨다. 백십년 만의 폭설이래나 뭐래나. 무려 하룻밤 사이에 삼십 센티미터나 되는 눈을 내려 주셨던 것이었다.

사실 재작년 늦 여름에는 보름간 비가 내렸었다. 그때도 방송의 기상 캐스터는 백년만의 강우량 이라며 호들갑이었다. 여기저기 홍수 피해를 보도했지만 다행히 우리집은 지대가 다소 높았던 탓에 아무일 없었다. 연일 높은 습도에 에어콘을 종일 켜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왔을 뿐이었다.

작년 연말에도 꽤나 많은 눈이 내려 집앞 내리막 길이 막혀 버렸지만 설경을 즐기며 어묵탕에 막걸리를 마시는 여유를 부리며 새해를 맞았었다. 그런데 올해, 본격적으로 겨울을 시작하기도 전에 큰눈이 내렸다. 대설 경보가 연달아 울렸지만 이까짓 눈좀 내린다고 호들갑을 떠나 싶었다.

첫눈이 소복히 내린다며 눈구경. 이때만 해도 정전을 걱정하진 않았다. 오랜만에 벽난로를 땠다. 미리 장작을 준비하지 못해서 장식으로 만든 소품(?)을 땠다. 이러다 벽채 뜯어 때야 하는거 아니냐며 걱정반 농담반.

 

다소 서늘한 기운에 아침 일찍 잠이 깨서 보니 사방이 너무나 깜깜 했다. 보통 때라면 집안의 여기저기 전자기기의 대기전원을 보여주는 엘이디들의 반짝임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밤새 보일러가 꺼져있어 방바닥이 냉골이다. 정전! 내린 눈의 양이 문제가 아니다. 한전에 신고를 하니 기온이 그리 낮지 않아서 습기를 많이 머급은 습설이 내려 길가의 높은 나무들의 가지가 전력선을 덮쳐 단전이 되었단다.

 

곧 복구 되겠거니 하며 기다려보기로 했다. 웬걸! 양평군 전역에 수십군데 지역에 정전사태라고 했다. 김장을 담궈 쟁여 놓은지 일주일도 안된 김치냉장고가 걱정이다. 하루 반나절이 지나서야 전기가 들어왔다. 얼지 않은 비탈의 키큰 나무가 쓰러지고 가을 끝이라 덜 진 나뭇잎에 습설이 쌓이니 이기지 못한 나뭇가지가 부러져 길을 막아 제설이 어려워 전기복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화목 벽난로가 있어 집안을 데울 수 있었고 사다놓은 생수가 있어 몇일은 문제 없었다. 전기 인덕션 조리기구 대신 '국민 연료' 부탄 가스가 있으니 밥짓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겨울이면 평소에도 세수를 잘 안하니 괜찮았지만 화장실 변기가 문제다. 쌓인 눈을 퍼다가 난로 앞에 두고 녹여서 용변을 봤다. 큰눈을 예상하여 미리 준비해 둔 것은 아니었지만 하루 이틀 정도는 그럭저럭 견뎠다. 이런저런 행사에서 사은품으로 받아 팽개쳐 두었던 충전 배터리를 찾아 급한대로 휴대전화는 충전할 수 있었다. 이동전화 중계기들이 전력관리에 들어 간 탓인지 방안에서는 전화가 터지지 않아 다소 불편했다. 평소에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으니 괜시리 궁금해지는 것은 왜일까. 하룻밤 정도는 촛불을 켜고 지낼만 했다. 모처럼 운치있고 좋았다. 다만 소리가 없는 고요 적막함은 심심하기까지 했다.

즐겨보는 교육방송 EBS의 '건축탐구, 집'의 임형남 건축가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호기롭게 시작한 전원생활을 포기하는 이유"

역시 무료함은 시골 생활의 가장 큰 적이다. 자연 환경을 우습게 보다가는 도시로 돌아갈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대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

올해는 김장 무와 배추가 제법 튼실하다. 대자연은 가끔 맵기는 해도 풍요로움을 잊지 않는다.  가을 걷이를 끝낸 밭에 내년 봄을 기약하며 마늘, 양파, 상추등을 심고 작은 비닐 온실을 만들었다.

 

꼬리와 꼬북이는 날씨가 추워지자 침대와 소파에 올라와 자기 시작했다.  풀숲이며 산속이며 여기저기 쏘다니는 꼬북이의 발바닥은 말랑 젤리는 없어지고 굳은살에 쩍쩍 갈라져 있다.  이런 꼬북이가 이틀이나 꼼짝도 안하고 누워만 있어 동물병원에 데려가니 '애잔한 뒷다리'의 뼈가 부러졌단다. 진통제를 맞고 움직이는 걸 보니 마음이 짠하다.

 

기온이 내려가 마당 수도꼭지에 고드름이 달리기 시작했다. 마당 냥이들 추울까봐 데크에 크고 넓은 온실을 설치했다. 작년 비닐하우스에 비하면 호텔 수준이다.

 

올 해 구입해서 심은 초화류의 절반 이상은 장마에 녹아 없어졌지만 내년 봄소식을 알려줄 원종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설강화, 크로커스 등 구근과 이토작약, 헬레보루스, 미국 아이리스를 심었다. 추위에 약한 남천, 배롱나무, 수국은 물론 1년차 장미들도 왕겨와 나뭇잎으로 1차 월동을 하고 잠복소로 2차 월동을 해줬다.

 

가을의 끝자락에 용담과 국화류가 서리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피어있다.

 

감기며, 김장이며 이런저런 이유로 결석이 잦았던 연필 소묘는 종강 작품전도 하고 서서히 수업도 끝나가고 있다.

 

올해도 한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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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AI 가 보라며 찾아준 어느 귀촌인의 일상이라고 하는 동영상. 어쩌면 이런 동영상을 찾아 보여주는지 신기하다 못해 가끔은 두렵다. 감시당하는 느낌 이랄까..... 이 동영상 속의 주인공과 성별과 나의 늙고 못생긴 외모(나는 60대 남자다!)를 빼면 싱크로율 90% 가량 될듯하다. 귀촌인 생활이 다 거기서 거기 겠지.


한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날뻔/A Coup, Almost, in South Korea

A Coup, Almost, in South Korea

President Yoon Suk-yeol declared martial law, then backed off , in a matter of hours. He now faces impeachment and mass protests.

By

E. Tammy Kim/December 4, 2024, The NEW Y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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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날뻔 [기사링크]

    almost: 거의, 하마터면 (결국은 실패함)
    coup: 쿠데타 (비상계엄 선포를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군사반란으로 표현)

윤석렬 대통령이 계엄(martial law)을 선포(declare) 했다가 몇시간 만에(in a matter of hours) 철회했다(backed off). 그는 이제 탄핵과 국민적 저항에 부디치게 됐다.

    declare; 법력 선포로 decree 가 많이 쓰인다.
    a matter of hours: 단 몇시간 만에 (짧은 시간을 강조하고 있다)
    It's a matter of time. 시간문제다. (time 은 불가산 명사. hour는 가산명사 라서 복수가 붙음)
    back off: 물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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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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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called for a preëmptive strike against North Korea; he used the police and prosecutors to attack political opponents, journalists, and unions. His wife, Kim Keon-hee, appeared to exercise undue control over the executive office, and was credibly accused of graft, bribery,and election interference. (They have denied wrongdoing.)

그는 북한에 맞서 선제적 타격을 주장했다. 그리고 경찰과 검찰을 정적들, 언론인들 그리고 노동조합을 공격하는데 사용했다. 그의 아내 김건희가 대통령실(the executive office) 뒤에서(over) 지나친 통제(undue control)를 행사(exercise)하는 것처럼 여겨졌고 수뢰(graft), 뇌물(bribery) 그리고 선거방해(부정선거)의 명백한(credibly) 혐의를 받고 있다(was accused of). 당사자들은 부인 하고 있다.

    exercise undue control over the executive office: 대통령실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다.
    graft: 뇌물 받기, bribery 뇌물 주기

In September, Yoon reshuffled his cabinet, appointing a new defense minister, which now seems to have been a way of preparing for whatever Tuesday night was.

9월에 내각을 개편 하면서 지금와서 보니(now) 화요일 밤에 벌인 사건(whatever~)을 오랜동안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이는 국방장관을 새로 지명 했었다.

Might his intended coup—and the social and political response that stopped it—also be a preview, or portent, of a second Trump Administration?

I spent most of November in South Korea and happened to fly back on Monday night. (Bad journalistic timing.) The country I saw was decidedly not on the precipice, as Yoon said in his martial-law declaration—but he and his wife were. In Seoul, Gwangju, and Cheonan, there were banners everywhere demanding “Yoon Suk-yeol OUT!” Rallies against him were held frequently. His approval rate was around twenty-five percent. There was a sense of pessimism and strain beneath the smooth layers of daily life.

A journalist friend described feeling constant anxiety as he went out to report. I met with a lawyer involved in opposition politics who cited Yoon and Trump’s reëlection and the wars in Ukraine and Palestine as proof of a morbid historical moment.

Yet he believedYoon’s impeachment and removal from office to be imminent, given just how much misconduct was coming to light.

We will know, very soon, whether his prediction was correct. On Wednesday, law makers in a number of parties brought a motion to impeach, which Yoon’s party later said it would oppose. Several Presidential aides resigned, and international summits were postponed.

Large crowds began gathering to demandthat Yoon step down. The Korean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 the successor to the industrial-labor activists who helped power the democracy movement of the nineteen-eighties, called for a general strike until Yoon is gone, potentially disrupting public transit. (Rail and subway workers were already planning to strike later this week.)

It feels a bit like 2016 and 2017, when the mounting scandals around then-President Park Geun-hye, the daughter of the military dictator Park Chung-hee, were enough to draw tens of millions to peaceful candlelight protests.

In a sad irony, Yoon himself was one of the lead prosecutors in her eventual impeachment and imprisonment. But many of those demonstrators have since hung back, owing to political exhaustion. But Tuesday night was a mass infusion of adrenaline, if nothing else.

슬픈 모순이게도 그녀의 탄핵과 수감하게 만든 지휘 검사중 하나가 윤 그자신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피로 탓에(owing) 수많은 시위자들이 망설이고 있었다. 적어도(if nothing else) 화요일 밤의 사건은 대량의 분노를 불어 넣었다. (아무리 그래도 계엄이라니 못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