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28, 2024

1일 1 뻘짓? Hack-a-Day

1일 1 뻘짓?

Hackaday, https://hackaday.com/

Hack-a-Day 를 이렇게 번역해도 될지 모르겠다. 학생 교육자 기술자 등 미친 메이커들이 매일 '뻘짓'을 하고 있다며 자랑을 해댄다. 매년 모임도 가진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뻘짓'들이 넘쳐난다.

Hackaday Supercon 2019 방문기, 
https://teaandtechtime.com/looking-back-on-hackaday-supercon-2019/

서로 자신이 해온 '뻘짓'을 자랑하고 토론하고 논다.

 

 

매년 열리는 이 대회에 선보이는 뻘짓은 수준을 따지기 전에 너무나 재미있어서 나도 해봐야 겠다는 열망이 솟는다.

'애들 장난' 이라던가 '돈이 되느냐' 라던가 그런 말들 일랑 접어두자. 중년 이후의 취미로 이만한 것이 없다.

대회에 나왔던 각종 프로젝트는 대부분 깃-허브를 통해 오픈-소스로 공개된다.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 응용은 물론 FPGA 까지 가지고 논다.

Timothy Ansell - Xilinx Series 7 FPGAs Now Have a Fully Open Source Toolchain!

내가 모를 뿐 이미 우리도 이런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을까?

나의 취미는 '전자공작'이다. 그 안에 '소출력 아마추어 무전기 자작'과 '반도체 설계'도 포함된다. 뭔가 '뻘짓'을 해놓고도 어디 자랑할 곳이 없어 블로그에 게제하고 있다. 방문객이 적은 것으로 봐선 관심을 끌지 못하는 듯 하지만 스스로 대만족이다.

혹자는 유튜브 시대에 긴 글을 누가 읽겠나며 적은 방문객의 이유를 든다. 동영상은 재미로 볼 뿐 누군가 따라하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소스를 내려 받아 저사람은 되는데 내 컴퓨터에서는 안되서 '오픈-소스'에 실망하고 포기하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저자의 설명이 부족했거나 독자의 문해력 부족 때문은 아닐지 짚어보자. 심지어 '알리'에서 판매하는 물건 중에 '오픈-소스'를 재현한 것들이 상당히 눈에띈다. 별걸 다 만들어 판다면서 빈정 대다가도 매일 들어가 보게되는 이유 이기도 하다. 오늘도 가격에 혹 해서 결재 버튼을 누르고 있다.

작년에 과학기술정통부의 '내 칩 MPW' 사업이 시작되어 벌써 3차에 걸쳐 공정이 수행 되었다. 대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무료로 칩은 물론 패키지(!)까지 제작해주는 이 사업에 꽤나 많은 참여자들이 칩을 제작 했다고 한다. 학술적인 면을 추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재미'를 빼놓지 않길 바란다. 어느 논문 한쪽에 있을 법한 심오한 알고리즘도 좋지만 간단한 게임기, 오묘하게 LED 켜기, 멜로디 제네레이터 같은 재미있는 칩의 설계는 어떨까? 올해 4회에서 내년에는 6회로 공정 차수를 늘려갈 것이라고 한다. 컨퍼런스에서 재미있는 칩을 모아 자랑하고 교류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바래본다.

심각하기만 해서는 세상 살아가기 팍팍하다. 가끔씩 놀며 가자.

-------------------------------------------------------------------

[참고]

https://zerotoasiccourse.com/

https://tinytapeout.com/

https://efabless.com/

https://fossi-foundation.org/








금요일, 7월 12, 2024

[양평집] 2024년 6월,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양평집] 2024년 6월, 백수가 과로사 한다더니....

한가한 삶을 기대하며 자발적 백수가 됐었습니다. 너무 노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들즈음 모교에서 비정규교원 제안을 받고 일년이 지났습니다. 학교에 자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학점 과정도 아니라 정기적으로 출근 할 필요도 없다기에 수락하고 시작한 일이었지요. 

임무가 좀 애매하긴 한데 대학의 '방과후 학습'이라고 하면 맞을 겁니다. 요즘 워낙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니 교과를 보충해 주길 바라는 것 같더군요.

마침 학부생에게도 반도체 제작을 무료로 해주는 사업이 시작된다는 공고를 보고 딱히 교육할 과목이 애매하던 차에 학생들을 독려하여 참여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학회의 한꼭지에서 강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알수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사람 일 인가봅니다. 해당기관의 소식지 한귀퉁이에 실린 모습인데 누군지 잘 모르게 나와서 다행(?) 입니다[ETRI 반도체실험실 뉴스레터 2호].

요즘은 '반도체 설계 취미가'라고 소개합니다[강연발표자료]. 세상에 별의별 취미가 있는데 반도체 설계가 취미로 않될 것은 없죠.

정규학과 수업에서 지친 학생들의 흥미를 붙잡으려고 방과후 수업에서는 예제와 재미 위주로 반도체 설계를 다룹니다. 예제를 만들어 내는 일이 그리 쉽지 않지만 그만큼 재미 있는 작업 입니다. 직장인이었다면 꿈도 못꿀 일이죠. 취미도 즐기고 첨단 기술이라는 자부심도 생기고 교육자라는 존중도 얻고 연구사업에 기여해 줘서 고맙다는 칭찬도 받고 많지는 않지만 월급도 받으니 1석 5조입니다.

다만 1년 계약직이라는건 함정. 내년에는 정말 개인 연구소라도 차려보려고 고려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 취미 연구소' 그럴듯 한가요? 그림을 그렸다 지웠다 하느라 반 백수가 과로사 할 지경입니다. 매달 말이면 쓰던 시골 촌부의 월기가 열흘씩 미뤄지고 있군요.

텃밭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지만 신통하고 고맙게도 가지며 고추며 토마도, 수박이 열매를 맺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머루포도가 많이 달렸구요,

 

작년 가을에 심어 겨우내 자란 양파와 마늘을 수확 했습니다. 마늘은 잘고 양파는 크기가 제각각 입니다. 아침 식사로 파스타를 주로 해먹는데 저민 마늘을 살짝 튀기면 신선한 마늘향과 맛이 그만입니다.

 

하지감자도 수확 했습니다. 쪄낸 감자에 크림 치즈를 얹어 먹으면 한끼로 거뜬하죠. 블루베리는 따서 수확해 얼려둔 딸기와 함께 잼을 만들려고 합니다. 작년에 들은 '최고 삼촌' 칭호를 올해에도 받아야 하니까요.

 

빨갛게 달린 보리수 열매. 달콤하긴 한데 씨가 너무 크네요. 담장 아래 심은 능소화가 삼년만에 꽃을 피웠습니다. 마당에 가꾼 꽃밭이 아까워서 시골집을 부수고 다시 짓지 못한다는 말을 실감 합니다.

내년에 마당 힌켠에 '연구소'를 신축 할까 말까 고민하는 큰 이유중 하나가 마당 꽃밭입니다. 꽃밭을 헤집어 놓았다가 다시 꽃피우려면 몇년 걸릴텐데 차라리 다른 곳에 사무실을 얻어볼까 하다가 돈 나올 구석도 없는 취미를 굳이 그러랴 싶구요.

 

마당냥이 앵두도 '아서라~' 하네요.

 

과로사 직전의 반백수의 여름도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방과후 교원은 여름 방학이 더 바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