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추석을 사흘 앞두고 있네요. 휴일전에 유럽으로 나갈 것들 준비한다고(그래봐야 얼마 안됩니다만....) 주말 연속 출근했습니다. 일하러 나오는 날이면 날씨가 아주 좋다는 것도 무슨 우연의 법칙에 속할까요?
출근한 일요일 저녁 퇴근하고 하늘을 보니 별이 많이 떳네요. 지난 몇주간 계속 서울 하늘이 흐려서 별볼일이 없었는데 별이 반짝입니다. 아직 여름 별자리가 천정에 떠있군요. 추석을 앞둔 달이 조만간 보름달이 되려고 준비하고 있네요. 여름 대삼각형을 잠시 구경하다 일찌감치 잠들었는데 새벽에 깼습니다. 보통 아침까지 잘 깨지 않는데 오늘은 좀 의외로 일찍 깼습니다. 아마 별이 반짝인 탓일 겁니다. 제법 관측 좀 하는 듯한 기셉니다만 아직 별자리 구분도 못하는 초보죠.ㅎㅎㅎ 별보기 전에는 무전기 켜고 DX 껀수 없나 주파수 뒤적였을 텐데 요즘은 쌍안경들고 마당으로 나섭니다. 서울이지만 마당에 나서면 제법 별이 보이거든요.
오늘은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봤습니다. 위치는 TAURUS(황소),AURIGA(목동),PERSEUS(페르세우스) 자리근처에 있습니다. 제법 별자리 아는체를 해봅니다만 저도 이 세개의 별자리가 모여있다는 것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아래 그림은 별자리 소프트웨어 스텔라리움(Stellarium)에서 찾아본 것과 새벽에 직접 찍은 것을 비교해 본 겁니다. 천문 관측도 초보입니다만 촬영은 더할 나위 없는 초보입니다. 하늘 본 것을 그대로 찍어서 천문 소프트웨어와 비교해봅니다. 그래야 제대로 본것인지 알 수 있겠더군요. 작품 사진 찍으려는게 아니고 그냥 제대로 본 것인지 별자리 공부하는 재미로 찍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중 가운데로 지나는 줄은 저의 아마추어 무선국(HAM)의 다이폴 안테나 입니다. 마당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쳐있어서 하늘사진 찍을 때마다 등장합니다.
제세히 보겠다고 줌-렌즈를 사용하고 감도를 높였더니 이 모양으로 나왔네요. 제 카메라는 NEX-5 입니다. 수동 찍기도 가능하고 어댑터를 끼우면 타사 렌즈도 가능합니다. 마침 구형 니콘 줌렌즈가 있어서 끼우고 찍었네요. ISO16000으로 10초 찍었는데 이 모양입니다만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그럭저럭 보입니다. 보정이고 뭐고 없이 별 상이 나왔으면 된겁니다. 쌍안경으로 봤는데 멋지더군요.
맨 오른쪽 그림은 천문 소프트웨어, 가운데는 직접찍은 사진 입니다(원본보기로 봐야 제대로 보일 겁니다). 망원경으로 보면 가장 오른쪽 처럼 보인다고 합니다만 제가 가진 쌍안경으로는 저렇게 보이진 않더라도 보일건 다 보입디다. ㅎㅎㅎ 다음에는 사진만 찍을게 아니라 스케치도 해봐야겠습니다. 그럴려고 요즘 그림 그리기 연습 중이고 천체 스케치 책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천체망원경도 하나 구입하려는데 뭘로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네요. 초보에겐 쌍안경으로도 멋진 하늘을 보는데 그리 불편하진 않군요. 망원경으로 보는 멋진 모습은 당분간 아껴둬도 좋을 것같아 망원경 구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긴 합니다.
동남쪽하늘에 작은 사냥개(CANIS MINOR)가 떠오르고 있어서 찍었네요. 사실은 새벽에 밝은 별이 떠오르면 무조건 금성이라고 생각 했는데 아니더군요. ㅎㅎㅎ 별자리표 보니 그게 금성이 아니고 사냥개 자리랍니다. 사진 보기가 좀 흉해보이지만 그래도 별상이 보이고 별자리표와 맞춰 보는데 충분하면 된겁니다. ㅎㅎㅎ
이번에는 동쪽 하늘에 무지 밝은 별이 있어 찾아보니 목성이라는 군요. 역시 아무 때나 금성은 아닌 겁니다. 더블어 쌍동이 자리 별 두개도 찾았습니다. Castor(카스토)와 Pollux(폴룩스) 입니다. 목성을 저의 20x80짜리 쌍안경으로 보면 4개의 위성이 작게 보입니다. 혹시 카메라로 찍으면 어떨까 싶어 해봤는데 턱도 없네요. ㅠㅠ 사진 찍기 실력이 무리일까요? 아니면 망원렌즈가 필요할까요? 이러다 장비병 들면 큰일인데 은근히 걱정됩니다. 쌍안경으로 목성 띠를 볼 거라는 생각은 안합니다만 그나마 위성이 보이니 언감생심입니다. 위성모습을 스케치로 기록해 둬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목성이 20Mhz 가량의 단파대 전파 발생원이라는데 마침 전파천문관측에도 도전해봐야 겠습니다. 참고로 목성 전파 관측 정보 사이트, http://radiojove.gsfc.nasa.gov/
이제 목성도 보이니 겨울을 대표 별자리 오리온이 생각납니다. 가을 맞이 새벽에 남쪽에서 떠오르더군요. 얼른 찍어봤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별 감흥이 없죠? 사선으로 나란히 있는 별 세개가 오리온의 허리띠, 그아래로 희어멀건 것이 보이는데 이게 유명한 오리온 대성운이라지요?
역시 무리를 해서 줌으로 당기고 감도를 높였더니 요모양입니다. 뭐 그래도 성운 같긴하네요.
어찌 좀 잘 찍어보겠다고 노출 시간을 겨우 30초쯤 줬는데 별이 흐르는 군요. 천체 트래커 만든것을 조만간 시험해봐야 겠습니다.
NEX-5에 니콘 망원렌즈/F3.5/ISO1600/5초로 찍은 사진을 밝기 낮추고 콘트라스트 조금 높여 놓으니 오리온 대성운이 보입니다. 발로 찍은 제 사진이나 전문 DSLR 사진이나 비슷하네요... ^^;
새벽 세시쯤 깨서 두어시간 별보다 출근 했는데 아직 졸립진 않고 괜찮습니다. 뭐... 내일부터 연휴 시작이니 좀 참았다가 퇴근하죠. 내일도 새벽 하늘이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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