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집] 2024년 7월, 점점 좁아지는 집
최근 몇년간 이상기온 이야기가 부쩍 늘었습니다. 올해 여름도 몇십년 만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합니다. 티브이의 뉴스와 다큐멘터리에 현대 대량생산 공장을 신기함을 넘어 최고 가치인것 처럼 보여주곤 합니다. 그러면서 한켠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고 있군요. 이율배반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매일 알리상회를 들여다 보며 대량 생산의 혜택을 누리기 바쁜 나를 반성하기 전에 그 가격이 신기하여 결재 버튼을 누르고 있네요. 연일 택배차가 집앞에 던져놓은 봉지를 열어 보며 기대했던 제품을 발견할 때면 또다른 걱정이 듭니다. 이러다 우리가 팔게 없어지는것은 아닐지...
아주 저렴하게 반도체 설계 실험실을 꾸민 '반도체 설계 취미가'의 책상 샷! FPGA+Arduino DUE+MEGA+Oscilloscope+MultiTester 합쳐서 50만원도 않됩니다. 이게다~ 알리 상회 덕분 입니다.
매년 옥수수를 심었지만 관상용(?)에 지나지 않다가 올해에는 그나마 서너개 땃습니다. 예전엔 몰랐습니다. 옥수수가 이렇게 맛날줄은, 하지에 수확한 감자를 찌다 냄비를 홀랑 태워 먹었군요.
작년 겨울에 보온을 해줬더니 남천이 7년만에 꽃을 피웠습니다. 붉은 열매도 기대해봅니다. 겨울이면 새들에게 주던 해바라기 씨가 땅에 떨어져 꽃이 피다니 신기합니다.
장맛비와 폭염에도 정원에서 꼿꼿하게 자태를 뽐내는 에키네시아, 후록스, 천인국, 목수국, 백합입니다. 아침이면 백합 향기로 가득 채워진 마당에 나서며 기분 좋은 하루를 기대하게 되지요.
집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예상치 않게 식구들도 늘었고(고양이들) 취미용 장비도 들어차네요. 구내염으로 제대로 먹질 못해 바짝 마른 '가비'를 스켈링도 해주고 수액도 놔줬더니 얼굴 표정도 살아나고 먹성 폭발입니다. 걷기 시작하던 때의 아기 가비를 그려 보았습니다.
발정이 나서 한달 정도 집을 나갔던 '고등어' 녀석은 어느날 한쪽 귀가 잘린채 들어 왔습니다. 어디서 쏘다니다 냥아치 '노랭이'한테 물어 뜯긴 줄 알았더니 운좋게 중성화 수술을 당해서 들어왔습니다. 이제 밤마실 안나가네요. 날벌레 쫒느라 더운 여름밤을 마당에서 지샌 '꼬꼬 오누이'는 새벽에 들어와서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잡니다. 집사는 행여 깰세라 까치발을 하고 다니구요.
봄에 시작한 연필 소묘 수업이 끝났습니다. 다음 학기에도 개설 된다고 합니다. 집에서 그림 연습한다고 구입한 '전문가'용 이젤이 안그래도 좁은 거실 중앙에 버티고 서있습니다. 이젤도 샀으니 미완성인 그림들을 천천히 완성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