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관측 추천도서, Stargazing for Dummies
뭔가 그럴싸한 취미를 계속하려면 소위 "공부"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취미는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을 때 계속할 수 있죠. 그러려면 내공이 쌓여야 할텐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서 나만의 이야깃 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마 천체관측 취미도 그중 하나일 겁니다. 별을 보기 위해 망원경도 사고 이런저런 책도 사보게 됩니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워낙 흔하디 흔하니 별 사진도 찍기에 욕심도 내봅니다. 그러다 대략 좌절의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입니다.
천체 관측 입문의 함정
http://goodkook.blogspot.kr/2014/03/blog-post_17.html
천체관측 취미는 아쉽게도 "삽질" 만으로는 내공이 쌓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지침서라고 나와 있는 책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책 두께에서부터 부담이 오고 거기 적혀있는 내용들과 화려한 사진들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최근에 아주 쉬운 별보기 입문 책을 하나 읽게 되었습니다.
Stargazing for Dummies
http://www.amazon.com/Stargazing-For-Dummies-Steve-Owens/dp/1118411560/ref=sr_1_1?ie=UTF8&qid=1415057860&sr=8-1&keywords=stargazing+for+dummies
영문 서적이라고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몇권의 전문서적을 번역 출판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면 이책은 정말 쉽게 쓰였습니다. 전문가들의 책을 읽다보면 글을 너무 어렵게 쓰거나 비문이 많이 포함되어 읽기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영문이든 한글 서적이든 큰 차이가 없더군요. 전문서적을 읽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문장이 너무나 "꼬여"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무리 사전을 찾아봐도 도무지 뭔소리인지 모를 때가 많죠. 소위 전문가들의 글을 읽다보면 많은 것을 담아내려는 욕심이 있는데다 글을 잘쓰는 작가가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이 책은 정말 간결하게 쓰인 영문 서적입니다. "천문학 Astronomy" 대신 "별보기 Stargazing"라고 한 것 부터 마음에 쏙 듭니다. 저자의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 놓지도 않았고 유혹적인 화려한 사진도 없습니다. 지나치게 학구적인 수식이나 도표를 나열하지도 않았습니다. 목차를 보면 천문학 입문서와 비숫해 보입니다만 내용은 아주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망원경으로 봐도 별은 그냥 밝은 점으로 보일거라고 말합니다. 유명한 M31 안드로메다 성운을 어지간한 망원경으로 봐도 나선팔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솔직함(?)이 좋습니다. 약간 생소한 사항은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곳곳에 참조 페이지를 적어 두고 있습니다.
여느 천문학 서적처럼 천체 사진에 대한 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 십여 페이지에 천체사진 찍기를 이야기 합니다. 카메라 고르는 법은 단 두페이지 분량입니다. 소위 "똑딱이" 카메라로 천체사진 찍기가 왜 어려운지 설명합니다. 화려한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초보자에겐 장황할 뿐이며 괜시리 주머니만 털게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책은 참 간결합니다.플래쉬 끄고, 자동 촛점 기능도 끄고, 노출 길게 하고 일단 찍어보랍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요령을 터득하라고 합니다.
이 책의 두께가 300여 페이지에 이릅니다만 처음 100여 페이지만 보면 천체관측 입문으로 알야야 할 것은 다 섭렵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에서는 먼저 맨눈으로 하늘을 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대상을 쌍안경으로 보는 것과 망원경으로 보는 모습을 비교해 줍니다. 그림도 아니고 사진도 아니고 말로, 그것도 영어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어가 엄청 쉽습니다. 양보절이니 복합절이니 하는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인 문장 없이 영문법 서적을 통해 알고 있던 표준 문장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천체관측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 이라면 영어공부하기 딱 좋을 책입니다. 물론 "공부"에서 다소 멀어졌던 "어른"들에게도 외국서적의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만합니다.
게다가 책값이 참 착하게도 단돈 8.85 달러군요!